지문은 왜 생겼을까?

지문은 보통 신원을 확인하거나 범인을 잡을 때 쓰인다. 사람마다 DNA가 달라서 지문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쌍둥이조차 다르고 왼손과 오른손의 지문 또한 다르다. 그렇다고 지문이 범죄학에 이용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 터.
사람에게 지문이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글.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100여 년 내려온 정설 - 물건 단단히 붙들기 위해 생겨
지문은 말 그대로 손가락 안쪽 끝에 있는 살갗의 무늬나 그것을 찍은 흔적을 말한다. 사람마다 유일하게 타고난 지문은 임신 4개월째에 만들어진다. 손가락과 손바닥, 발가락과 발바닥 위의 작은 산과 계곡의 모양으로 배열된 선의 대부분은 유전자적 체계에 따라 만들어진다. 사람의 손가락 지문이 일치할 수 있는 확률을 억지로 계산해도 640억분의 1정도라고 하니, 전 세계에서 지문이 같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평생 모양이 변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지문은 개인 인증에 사용되고, 범죄 수사에서 힘을 발휘한다. 법정 증거로 채택되지는 않지만,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인 대신 도장의 사용이 더 일반적인 한자 문화권에서는 도장이 없을 경우 서명과 같은 의미로 지장을 찍는 관습이 있다. 지문은 손가락에만 한정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손금으로 알려진 ‘장문’, 발바닥에는 ‘족문’이라는 것이 있어서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면 족문을 찍어 아이가 바뀌는 것을 막고, 친자 확인 등의 소송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흥미롭게도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영장류뿐 아니라 유대류인 코알라도 독특한 지문을 가지고 있다. 남미에 사는 원숭이들은 꼬리에 저마다 독특한 무늬를 가지고 있고, 소는 코 근처에 일생 변하지 않는 울퉁불퉁한 무늬의 비문(鼻紋)이 있어 개체 식별에 쓰인다.
물론 지문은 범죄학에 이용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지문은 왜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정설은 지문이 손가락과 물체 표면의 마찰력을 높여 미끄럼을 방지해 무언가를 더 단단히 붙잡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것은 직접적인 실험 결과에 의한 설은 아니지만, 100여 년 동안 과학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설이다. 예를 들어 컵을 잡았을 때, 손가락 사이의 젖은 컵이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문이 타이어의 홈처럼 막아주고, 또 발바닥의 주름 역시 수영장에서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설은 지문이 손가락과 물체 표면의 마찰력을 높여 미끄럼을 방지해 무언가를 더 단단히 붙잡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것은 직접적인 실험 결과에 의한 설은 아니지만, 100여 년 동안 과학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설이다.
새 정설 - 젖은 표면 잘 잡고 물집 잡히지 않게 해줘
그런데 영국 맨체스터 대학 생체역학자 롤랜드 에노스 교수와 피터 워만 교수 팀이 이와 정반대되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에 발표해 기존의 정설을 뒤엎었다. 연구팀이 실제로 실험을 해보니, 오히려 지문이 물체와 손 사이의 마찰력을 3분의 1이나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체와 접촉할 때 마치 지문이 없는 것처럼 나타나게 하는 특수 장치를 개발해 플라스틱 투명판과 손 사이의 마찰력을 알아봤다. 그 결과 지문의 굴곡이 물건과 손이 닿는 면적을 줄임으로써 오히려 마찰력이 낮아졌다. 즉, 지문 사이에 가는 홈이 있기 때문에 물체와의 접촉면이 작아지면서 마찰력도 줄인다는 얘기이다. 이 말은 접촉면이 넓을수록(지문이 없을수록) 마찰력이 커져 물체를 더 꽉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물건을 단단하게 붙들기 위해 지문이 있다는 기존의 주장이 틀렸다는 설명이다. 물건을 단단하게 붙들기 위해서라는 기존의 주장이 틀렸다면, 지문은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려고 생긴 것일까. 연구팀은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그 해답을 ‘지문과 같은 골이 손의 촉각을 예민하게 한다’는 프랑스 학자들의 연구에서 찾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지문이 생긴 이유에 대해, 지문이 손끝의 물기를 잘 빠지게 하는 배수로 역할을 해 젖은 표면을 잡을 때 더 잘 붙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진짜 손만큼 의수 기능 높이기 위해 지문 역할 밝혀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왜 굳이 지문의 역할을 밝히려는 것일까. 보통 사람이라면 물건을 단단하게 붙들기 위해 지문이 있으면 어떻고, 손발에 상처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한들 무슨 큰 차이가 있느냐고 질문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지문의 역할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해야만 의수나 로봇 손의 기능을 진짜 손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사람의 손처럼 물건을 만지고 잡으며 감각을 느끼게 하는 데 지문이 그만큼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얘기이다.
인류가 다른 동물보다 뛰어난 이유 중 하나는 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의 손이 가진 특별한 기능을 이해하려면 지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손이 가진 섬세한 기능을 흉내 내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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