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벽증 남성의 죽음

글. 노영욱(방탈출카페 룸즈에이 대표) / 일러스트. 강수정
노 경감과 안 경위가 피해자의 집 안에 들어서자, 옅은 알코올 냄새가 풍겼다. 술 냄새와는 달랐다. 병원에서 맡을 수 있는 소독용 알코올 냄새였다. 집 안은 어느 곳 하나 흐트러진 데가 없었다. 책장의 책들은 크기와 색깔을 기준으로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찬장의 식기와 옷장의 옷들도 크기와 색깔별로 구분되어 있었다. 지문 하나 없는 유리창, 무엇 하나 무신경하게 놓인 것 없이 모든 게 반듯한 집. 안 경위는 혀를 내둘렀다. 집에서 그나마 이질적인 건 단 한 곳, 주방이었다. 싱크대 안에는 깨끗한 머그잔이 두개 놓여 있고, 식탁 위의 커피머신을 보아서는 커피를 마신 듯했지만, 머그잔은 피해자의 결벽증을 증명하듯 설거지를 한 것처럼 깨끗했다. 4인용 식탁에 의자가 세 개밖에 없다는 것도 수상했으나, 그 의문은 금방 해결되었다. 집주인이 그 의자에 올라가 목을 맸기 때문이었다.
“집주인이 결벽증이라고 하더니, 굉장하네요. 명품 브랜드 쇼룸도 여기보단 지저분할 거예요.”
집주인이 목을 맸다고 하는 장소 역시 의자는 반듯하게 세워져 있었다. 그의 성격처럼, 주변 역시 깨끗했다.
“현장 보존은 철저히 한 거겠지?” 노 경감이 질문했다.
“네, 그렇습니다. 시신만 이송되었고, 현장은 시신이 발견된 당시 그대로입니다.”
노 경감은 시신 사진을 보았다. 피해자의 목에 남은 선명한 줄 자국은 수평으로 반듯했다.
“안 경위, 이 사건을 자살로 단정한 건 아니겠지?”
“네, 경감님. 세 가지 정도 수상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 그럼 안 경위의 추론을 들어볼까?”
안 경위가 생각한 세 가지 수상한 점은 무엇일까?
해설보기
우선 줄 자국이다. 목을 맨 시신의 경우, 줄 자국은 턱에서 머리 위쪽을 향해 사선 방향으로 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수평으로 줄 자국이 났으니, 이는 누군가가 뒤에서 목을 졸랐을 때의 상흔에 가깝다. 두 번째로 수상한 것은 목을 맨 곳 아래에 반듯하게 놓인 의자다. 목을 매는 사람은 줄을 걸고 밑의 의자를 발로 차게 된다. 행여 그렇지 않아도, 목을 졸리는 고통에 발버둥을 치기 때문에 아래쪽 의자가 반듯하게 놓여 있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 수상한 것은 설거지가 되어 있는 듯한 두 개의 머그잔이다. 글 앞머리에 피해자 남성은 혼자 산다고 했다. 그런데 피해자의 성격상 설거지를 하고 나서 잔을 정리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혹, 피해자와 함께 있던 범인이 자신의 증거를 지우려 설거지까지만 해두고 급하게 자리를 뜬 것은 아닐까. 이런 세 가지 이유로 이 사건은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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