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로 나이 들지 않는 비결

꼰대의 육하원칙을 아시나요? ‘내가 누군지 알아?(who), 뭘 안다고?(what), 어딜 감히(where), 내가 왕년에는(when), 어떻게 감히(how),
내가 그걸 왜?(why)’라고 합니다. 제 주변에도 이 원칙에 따라 말하는 꼰대들이 많아요. 이 화법은 전염성이 강해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같은 화법을 쓰면서
함께 나이 들어가더라고요. 중요한 건 자신이 ‘꼰대 화법’을 쓴다는 걸 본인만 모른다는 겁니다.
글. 박상미(마음치유 전문가, <마음아, 넌 누구니> 저자)
많은 사람이 나이 들수록 ‘고집 센’ 사람으로 변합니다. ‘나이의 향기’를 풍길 수 있는 인생을 살지 못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탐하는 것이 ‘나이의 권력’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나이 들수록 자기 생각이 완고해지고, 내 생각의 옳음을 증명하려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훈장질’을 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타인을 배려하고 열린 생각을 하는 훈련을 해온 어른들은 청년 때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노년을 맞습니다.
존경받는 ‘어른’들의 공통점
일간지에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이라는 코너를 연재하면서, 한 분야의 대가가 된 어른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어요. 진정한 어른을 만나기 힘든 시대에 어른을 찾아가서 끊임없이 묻고 지혜를 구하고 싶었죠. 평생 한 우물을 파고, 그 분야의 대가가 되고,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어른들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죠. 그분들의 공통점은 청년들보다 더 참신한 생각을 하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존중해주지요. 말은 짧고 간결했습니다. 짧은 말 속에는 농익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어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수록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지요. ‘저렇게 나이 들 수만 있다면, 늙는 게 두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들은 누구보다 겸손하고 유쾌하고 온화한 표정을 지니고 계셨는데, 그 에너지의 원천은 ‘독서’와 ‘토론’이었습니다. 나이가 든다고 누구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후부터 내가 만난 ‘멋진 어른들’, ‘자주 만나고 싶은 어른들’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고, 그런 책들을 많이 찾아서 읽었죠. 야마다 레이지의 <어른의 의무>도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에요. 저자는 10여 년간 ‘성공한 인생’이라 인정받는 유명인 200여 명을 만난 후 마음으로 존경할 만한 어른들의 공통점을 찾아서 책을 썼어요.
저자는 일본 사회에서도 나이 든 사람들이 존경받지 못하게 된 지는 오래라고 말합니다. 윗사람을 존경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젊은이들도 내심 노인을 귀찮은 존재로 치부하며 상대해주지 않는 게 현실이라는 거죠. 어른들은 왜 존경받으려고만 하고 어른으로서의 의무는 다하지 않느냐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늘 책을 읽고, 경청하는 연습이 필요해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평하는 어른, 잘난 척하는 어른, 항상 무엇엔가 화가 나 있는 어른.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로 어른들이 고쳐야 할 의무 3가지를 제시합니다.
‘불평하지 않기, 잘난 척하지 않기, 언제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쉬운 일 같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어른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어른의 노력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야마다 레이지가 제시하는 ‘어른의 의무’를 완벽하게 실천하며 사는 제가 만난 어른 한 명이 떠올랐습니다. 평론가 황현산 선생. 그는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학자이자 문인입니다.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는 4만 부가 넘게 나갔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죠. 제 주변 사람들만 보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물론,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밤이 선생이다>를 많이 읽은 것 같아요. 훈계하고 가르치려 드는 학자와 지식인들의 화법이 지겨워진 시대에, 지적이면서도 다정한 언어로 다층적 사고를 하도록 유도하는 문체는 그의 글을 곱씹게 만듭니다. 당신처럼 현명한 어른으로 나이 들고 싶노라고, 나이 들수록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여쭈었을 때 선생이 답했습니다. “몸과 정신이 쇠하면 그걸 자각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늘 책을 읽고 다른 사람 말을 듣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결국은 삶의 태도가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나이라는 권력으로 쇠한 것을 메우려고 하면 안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듣는 연습을 해야 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게 바로 노망든 것이겠지요. 늙으면 모든 것이 지겨워지는 법이지요. 이어서 치매가 오고 저 자신이 지겨운 인간이 되게 마련입니다. 좀 다르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배우기를 멈추지 말고 참신하게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게 책을 읽는 것입니다. 내가 금년에 칠십인데, 요즘은 책을 잡으면 그 책의 저자는 거의 나보다 젊은이들입니다. 고전 작가라 하더라도 그가 나보다 젊었을 때 쓴 글이지요. 나보다 어린 애들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래전에 손에서 책을 놓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지식인 행세를 하지요.”
황현산 선생을 만나고 깨달은 게 있습니다. 자기 검열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에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지식인 행세를 하니, 고집이 세어지고 훈장질만 하려 듭니다.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파고들어 공부해야 하는데, 대충 이해하고 자기합리화에 능해져서 자기 검열을 외면하죠. 아무도 못 말리는 ‘꼰대’가 되는 것입니다. 늘 공부하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어른들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꿈꾸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
<논어> 위정(爲政)편에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 可以爲師矣(가이위사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옛것을 배워 익히고 그리하여 새것을 알아내면,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늘 바쁜 여러분은 ‘나중에 시간 나면 꼭 읽겠다’고 결심하며 책 읽기를 애써 외면할지도 모릅니다. 안타깝게도 취업하면 더 바빠지고, 애써 만들지 않으면 늘 없는 게 시간입니다. 책을 읽으면 ‘다르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항상 지금처럼 살면 우리가 제일 싫어하는 ‘꼰대’로 나이 들게 됩니다. 우리는 책과 함께 노닐며 인생의 지도를 자유롭게 그리기보다는 회사에서 경쟁에서 이기라고 그동안 어른들에게 끈질기게 강요당해왔습니다. 책을 많이 읽고 깊은 사유를 하는 사람들은 할 말이 많아서 때로는 침묵합니다. 꼭 할 말만하기 위해서 생산적인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많이 읽고 사유하지 않는 사람들은 할 말이 없어서, 침묵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거나,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고집만 부리는 꼰대가 되고 맙니다.
짐승은 행동으로 자식을 가르칩니다. 그런데 꼰대들은 입으로 아랫사람들을 가르치려 듭니다. 꼰대로 나이 들지 않으려면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합니다.
‘잘난 척하지 않기. 자기보다 어린 사람을 우습게 보지 않기. 많이 듣기’
이걸 못하면 농익은 ‘나이의 향기’를 풍기는 어른이 되지 못하고, ‘나이의 권력’을 탐하는 꼰대가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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