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코트 위에 핀
꿈 한 송이

서연이의 치어리더 일일체험

치어리더는 ‘스포츠의 꽃’으로 불린다. 멋진 안무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객들이 경기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게 다양한 이벤트도 선사한다.
이런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는 꾸준히 실력을 연마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열정으로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는 치어리더들의 세계.
임직원 자녀의 꿈을 지원하는 ‘드림 프로젝트’의 두 번째 주인공 서연이가 울산모비스피버스 치어리더로 변신해 일일 체험에 참여했다.
글. 한율(자유기고가) / 사진. 이서연(아자스튜디오)
치어리더의 꿈을 키우다
울산모비스피버스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농구 경기가 열리는 울산동천체육관.
두 팀의 경기는 오후 3시부터 진행되는 일정이었지만, A/S수입구매팀 부철환 차장 가족은 오전부터 경기장에 도착해 있었다. 새벽에 성남에서 출발한 터라 피곤할 법도 한데, 밝은 표정에 생기 넘치는 가족들이다. 큰딸 서연이가 치어리딩을 체험하는 특별한 날이기 때문이다. 경기장 한쪽에서 홀로 연습에 집중하고 있는 서연이가 안무 순서를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동작 하나하나를 점검하고 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부철환 차장이 신청 사연을 소개한다.
“주말에는 가족이 야구장이나 농구장엘 자주 다녀요. 같은 팀을 응원하면서 하나가 되기도 하고, 또 각자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서연이가 치어리딩에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치어리더를 해보면 멋있겠다’는 말을 하길래 처음에는 그냥 듣고 흘렸는데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던 중 드림 프로젝트 공모를 보게 됐고 신청을 해서 기회를 얻게 됐죠. 서연이가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뻐하더라고요. 사춘기라 감정 기복이 있어 자칫 부녀간의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는 시긴데, 오늘이 저희 부녀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서연이는 밝고 활달한 성격이다. 활동적인 데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해 평소에도 춤 연습을 자주 한단다. 서연이는 “초등학교 졸업식에서도 친구들과 무대를 준비 중”이라며 웃었다. 며칠 전 치어리딩에 필요한 안무 영상을 받고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에 매진했다는 서연이. 아빠가 다니는 회사의 농구단이니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미소 짓는다. 서연이에게는 오늘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줄 ‘실전’인 셈이다. 오늘 경기 중 서연이는 전반전, 후반각 각각 한 번씩 무대에 서게 된다.
관객에게는 즐거움을! 경기에는 활력을!
경기가 시작되기 3시간 전, 최종 리허설이 진행됐다. 치어리더들과 안무를 맞춰볼 시간이 되자 서연이의 얼굴에 살짝 긴장이 감돌았다. 하지만 피버스 박민수 응원단장으로부터 “연습을 정말 잘해왔다”는 칭찬을 들은 터라 자신감은 충만한 상태다. 서연이는 치어리더들 사이에서 연습해온 안무를 선보였다. 눈빛과 손동작 하나에서도 흥겨움이 넘쳐났다. 댄스 음악이 나올 땐 발랄하고 신나게, 응원가가 나올 때 힘이 넘쳤다. 사실 치어리더 없는 농구는 상상하기 힘들다. 경기 못지않게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는 주인공들이 바로 치어리더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에 개설된 치어리더 팬카페만 해도 수십 개. 가는 곳마다 팬들을 몰고 다니며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는 것도 연예인 부럽지 않다. 하지만 화려함의 이면에는 그들의 부단한 노력이 숨어 있다. 1~2분짜리 공연을 완성하는 데 수십 시간의 연습은 기본이고, 음악에 대한 감각과 춤 실력은 물론, 힙합과 재즈, 현대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야 한다. 관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새로운 안무를 구성하는 것도 치어리더들의 몫이다.
무사히 리허설을 마친 서연이가 안도의 숨을 내쉬자, 치어리더들이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리허설을 지켜본 부철환 차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서연이가 더 잘하는 것 같은데요? 이러다 진짜 치어리더를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웃음 속에는 딸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경기 시작 전, 점심을 먹는 동안 서연이는 치어리더들에게 힘들 때는 없는지,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어떻게 갖게 됐는지, 치어리더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박수진 치어리더는 서연이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길거리에서 캐스팅이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무작정 춤이 좋아서 찾아오는 분들도 있어요. 요즘은 SNS를 통해 정보를 얻고 교류하면서 기회를 얻기도 하죠. 치어리더를 하다 보면 연습 시간이 길어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관중들이 함께 응원해주는 걸 보면 없던 힘도 저절로 생겨요. 치어리더들은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치어리더 임무를 멋지게 완수하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관객들이 삼삼오오 경기장으로 들어선다. 홈구장인 만큼 피버스 팬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서연이도 의상을 갈아입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객석을 한번 쭉 훑어보는 눈빛이 어른스럽다. 오후 3시가 되자 드디어 2018-2019 시즌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31차전 경기가 시작됐다. 리그 1위와 2위의 빅경기답게 치열한 각축전이 이어졌다. 치어리더들은 경기장 한쪽에서 언제든 뛰어나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반전에 몇 번의 작전타임이 지나가고 마침내 서연이가 무대에 설 차례. 치어리더들과 함께 아이돌 음악에 맞춰 멋진 동작을 선보인다. 무대 정중앙에서 자신의 역할을 침착하고 멋지게 소화해내는 모습은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의젓하고 결연했다. 치어리더들의 응원에 맞춰 피버스 팬들은 응원 도구인 클래퍼로 멋진 화답을 보냈다.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 서연이의 얼굴이 나오기도 했다.

두 번째로 선 후반전 무대는 더욱 흥이 넘쳤다. 경기는 현대모비스피버스의 승리를 예감하고 있는 상황. 치어리더들과 서연이는 현대모비스피버스 응원가에 맞춰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웠고 관객들은 이에 화답하듯 큰 목소리로 “현대모비스!”를 외쳤다.
경기 결과는 82 대 65로, 현대모비스피버스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서연이는 “관중들과 하나 되어 응원을 하니까 정말 신이 났어요. 제가 응원을 한 팀이 이겨서 정말 기쁘고요. 잠시나마 치어리더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이 더 많이 생긴 것 같아요!”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부철환 차장과 아내는 서연이에게 “무대에서 서연이가 가장 빛났어!”라고 말하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치어리딩으로 얻은 성취감이 서연이의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연이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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