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감정생활!
내 감정과 대화하는 법

글. 박상미(마음치유 전문가, <마음아, 넌 누구니> 저자 )
자신을 병들게 하는 감정, 분노
상담을 하다 보면, 상대에 대한 배신감과 그로 인한 자괴감, 복수하고 싶은 마음, 치밀어 오르는 분노 때문에 심장통이 느껴질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납니다. 마음의 상처로 인한 스트레스가 폐렴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이 분노하는 마음을 그대로 방치하면 육체의 질병으로 옮겨가기 쉽습니다.
오래전에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것을 잃었고 배신감에 치를 떨었죠. 키 161㎝, 52㎏이었던 저는 4개월 만에 43㎏이 되었고, 밤에는 악몽에 시달리며 30분마다 잠에서 깼습니다. 몸이 급격히 쇠약해지자 스스로 비난하기 시작했죠. ‘바보 같은 너는 먹을 자격도 없어’라고 생각하며 분노하기-원망하기-자책하기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 것이죠. 수면제 없이는 한 시간도 잠들지 못했고 생활은 피폐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마르고 어두운 표정의 낯선 여자가 서 있었죠. 행운이 찾아왔다가도 머물고 싶지 않아서 떠나 버릴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분노하며 원한을 품는 것은, 내가 독을 마시고 상대가 죽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미국 작가 말라키 맥코트가 한 말입니다. 제게 상처를 준 사람은 저의 존재조차 잊은 듯 잘 살고 있는데, 저는 스스로 독약을 원샷하고, 상대가 망하거나 죽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지옥에 갇혀서 저승사자 꼴을 하는 건 바로 저였습니다. 나를 배신한 사람의 불행을 바라며 내 시간과 감정을 쏟은 건, 복수가 아니라 나를 죽이는 것이었지요.
참지 말고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분노를 참으면 고통이 더 증폭됩니다. 깨어 있을 땐 호흡 곤란, 혈압 상승, 심장 박동수 증가 등 육체적 고통을 일으킵니다. 잠들면 램수면 상태에서 악몽에 시달리느라 근육이 쉬지 못해서 근육통이 생깁니다.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고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아 기능이 급격히 낮아져서 실수를 연발합니다. 집중력, 판단 능력, 감정 조절 능력, 미래 예측 능력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상대에게 큰 상처를 받았다면, 내 마음속에 일어나는 고통과 분노의 감정을 거부하지 말고 당연히 일어나는 감정이라고 인정하세요. 분노는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감정입니다. 억누른다고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상대가 가까운 관계였다면(특히 가족이라면) 고통은 더 크고 오래갑니다. 관계의 죽음도 죽음입니다.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않고 관계를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단, 자기 비난은 금물입니다. 분노를 없애려는 무모한 노력을 포기하고, 그 분노를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세요.
나의 감정을 글로 써서 객관화하기
하지만 이미 다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분노를 ‘행동’으로 옮겨서는 안 됩니다. 분노가 행동이 되는 순간,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내 인생에 더 큰 상처를 낼지도 모릅니다. 분노는 상대를 죽이는 게 아니라 나를 죽입니다. 나를 고통에 빠트린 상대로 인해서 나는 더 많은 것, 아니 내 전부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오늘을 살며 미래의 문을 열 때, 나는 과거의 방에 갇혀서 산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그렇다면,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분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분노의 감정을 거부하지 말고 당연히 일어나는 감정이라고 인정하세요.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분노’의 감정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무의식’의 감정을, ‘의식’의 영역으로 가만히 끌어와서 침착하게 대화를 해보는 겁니다. 우선 종이에 적어보세요. 나의 솔직한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글씨로 적힌 내 감정을,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① 나는 왜 분노하는가?
② 나는 그에게 어떻게 하고 싶은가? 복수하고 싶은가? 복수하고 싶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
③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④ 그 결과로 인해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⑤ 그 결과로 인해 내가 잃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분노하는 이유를 종이에 적어보면, 분노해야 할 이유보다 더 심하게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분노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내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지 않나요? 저는 이 방법을 자주 씁니다. 제 감정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때,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분노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내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러면 나를 위해서 분노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멈출 수 있었고, 분노의 감정도 서서히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용서의 수혜자는 상대가 아닌 나 자신
나의 ‘의식’이 ‘무의식’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 단계에 이르면, 다음 두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세요.
① 그는 나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② 그는 나에게 어떤 감정일까?
처음 상대로 인해 상처받고 분노가 극에 달해 있을 때는 상대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고, 생각하면 분노가 더 치밀어오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내 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을 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사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는 않았을까 이해하게 됩니다. 내가 어느 정도 원인 제공을 했을 수도 있고, 그 사람 또한 나에게 상처받은 일이 있기 때문에 나에게 그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지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이젠 가장 현명한 복수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내 인생의 하찮은 존재로 잊어버리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한 사람의 기억 속에서 잊힌다는 건, 그를 내 기억 속에서 죽이는 것입니다. 당신 인생에서 가치 없는 인간을 기억의 쓰레기통에 넣고 불태워 없애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복수입니다. 내 기억에서 서서히 잊힐 때 용서도 서서히 이루어집니다. 억지로 분노를 참고 용서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진짜 복수는 신의 영역이고, 신이 대신해주는 날이 옵니다. 신의 시계는 우리가 원할 때 움직이지 않고 늦게 움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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