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마을’의 조건,
존중을 표현하라

카네기 인간관계론

글. 안상헌(Meaning독서경영연구소장)
어진 마을에 머물기 위하여
어진 마을
“마을의 풍속이 어질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어진 마을을 잘 골라 머물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
공자는 <논어>에서 ‘어진 마을’을 잘 골라서 머물러야 한다고 말한다. 어진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어진 마음이 생길 것이고 함께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자가 말하는 어진 마을은 어떤 곳일까? 공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은 인(仁)과 예(禮)가 잘 갖추어진 곳이다. 인은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고, 예는 사랑하는 마음이 규범으로 잘 지켜지는 것이다. 인이 마음이라면 예는 마음이 드러나는 모양, 예절이다. 공자가 말하는 어진 마을이란 서로 아껴주는 마음이 있고 그것이 예절 혹은 규범으로 잘 지켜지는 곳을 말한다.
내가 일하는 직장이 공자가 말하는 어진 마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 아껴주는 마음으로 예를 갖추며 일할 수 있다면 행복한 직장생활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직장을 찾기도 힘들거니와 찾았다 해도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을 어진 마을로 만드는 것.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그 마음을 드러내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로 넘치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어진 마을의 조건, 에티켓
에티켓
흔히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이때 사회적 동물은 혼자일 때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인간답게,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을 확인하고 존재감을 느끼며 삶의 가치를 발견한다. 행복한 삶에는 반드시 타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고, 적은 자원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사르트르가 ‘타인은 지옥’이라고 했을까.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길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함께 있으면 괴롭지만 혼자 있으면 외로운 것이 인간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힘들다고 혼자 즐기다 보면 소외되기 쉽다. 삶이 고립되고 장기적으로 힘겨운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 힘들지만 어진 사람들과 함께 좋은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은 삶을 사는 비결이다. 문제는 어떻게 ‘어진 마을’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서라면 인간관계의 대가인 데일 카네기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고전이다.
“비판이나 비평, 불평하지 마라”
데일 카네기가 어진 마을을 일구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제시하는 메시지는 비판, 비평, 불평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잘못된 것이 있어서 비판하고 불평하는 것인데 왜 그것을 못하게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카네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기를 좋아한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로 시작하는 충고는 대부분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부족한 점을 꼬집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비판이나 충고를 들은 상대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좌절하거나 비판한 사람을 원망한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반대 의견을 주장하게 되고 결국 갈등으로 끝나기 쉽다.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 비판과 충고라 해도 그것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면 좋은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비판과 충고는 어진 마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을 조심하는 것은 일종의 에티켓이다. 에티켓은 다른 사람에게 존중의 뜻을 표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투나 몸가짐을 뜻한다. 아무리 좋은 마음을 가졌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지 못한다. 예절과 에티켓은 상대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형식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상대를 위해서’라는 전제를 붙인다고 해도 비판을 받게 되면 상대는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고, 그런 표현을 한 당신에 대해 감정이 나빠진다. 그래서 비판이나 충고 같은 말을 조심하는 것이 좋은 관계를 위해 필요한 에티켓인 것이다.
어진 사람 되기, 인정과 격려
인정 격려
그렇다면 좋은 관계를 위해 비판과 충고 대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정이다. 카네기는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한다.
“인간성에 있어서 가장 심오한 원칙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갈망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하면 괜찮은 사람이 되고, 비난 받으면 못난 사람이 된다. 다른 사람의 평가는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려주는 척도다. 이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존재감이 상승하고 행복에 젖는다. 그런 점에서 인정과 칭찬은 좋은 관계를 맺는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태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인정을 할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평가하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할 게 있어야 하죠’라는 반응을 보인다.
왜 이렇게 우리는 칭찬에 인색한 것일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나는 상대가 잘한 것을 인정하면 상대적으로 내가 부족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이런 자존심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인정을 꺼린다. 두 번째 이유는 인정하거나 칭찬하는 것이 아부처럼 들린다는 점이다. 아부는 나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방에게 없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아부나 아첨은 ‘간신’ 이미지로 이어진다. 억지로 인정할 점을 찾다 보면 아부한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기에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인정과 격려에 익숙하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순수한 관심, 배움
배움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은 어떤 면에서 나보다 우수한 사람들이며, 그 점에서 나는 누구게서나 배운다.”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였던 에머슨의 말이다. 사람은 각자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 사람이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공자의 말처럼 사람을 잘 살피면 그에게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 그러자면 다른 사람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순수한 관심이 없다면 상대에 대해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점을 발견했다 해도 배우기는커녕 질투심만 생길 것이다.
아이들을 잘 관찰해보면 그 아이의 장점이 눈에 보인다. 동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면 그의 진솔한 모습과 뛰어난 면이 드러난다. 칭찬할 것이 없다는 말은 그동안 상대방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증거다. 옷을 잘 입고, 장난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일에 열중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컴퓨터에 대해 잘 알고, 노래를 잘 부르고….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칭찬거리가 존재한다. 단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눈을 크게 뜨고 상대방을 순수한 관심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상대방을 대하는 순수한 태도는 자연스럽게 ‘배움’으로 연결된다. 상대방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칭찬하게 되면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심이 배움이 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직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점을 발견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는 어진 마을의 공통된 특성이다.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법
어진사람
“2년 동안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당신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것보다,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면 두 달 동안 더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바란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할수록 사람들은 나에게 무관심한 것 같다. 사람은 서로 인정받기를 원하면서도 인정해주는 것은 어려워한다. 이 문제에 대한 카네기의 대안은 단순하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받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관심을 먼저 보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다.”
사람은 누구나 어진 마을에 머물길 원한다. 그러자면 먼저 어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성공한 사람들 곁으로 가라’는 명언처럼 사람은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태도를 닮아가고 인생도 그렇게 변해간다. 어진 사람들과 함께하려면 어진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어진 마을에 머물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라는 영화 <부당거래>의 대사처럼 우리 마음에는 여전히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 상대방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태도가 남아 있다. 그것이 마치 현명한 직장생활인 양 인식되기도 한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상대를 호의로 대하지 않으면 상대 또한 나에게 호의를 보이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관계는 갈등과 싸움만 있을 뿐이라는 점이다. ㅠㄱ 진정한 동료, 친구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어진 마음을 보여야 한다. 생각만 하고 표현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마음도 중요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은 더욱 중요하다. 이것이 마음과 함께 예절, 에티켓이 강조되는 이유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1937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전 세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준 인간 경영의 영원한 고전이다. 데일 카네기는 사람의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을 움직이게 하여 스스로의 의지에 따르게 만드는 인간관계의 영원한 숙제에 대해 명쾌하고 실제적인 해답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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