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 주인의 증언

글. 노영욱(방탈출카페 룸즈에이 대표) / 일러스트. 이준호
서울 동대문구 재래시장 안 A 금은방. 도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 경위는 주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금은방 주인 이호민은 금방 눈물을 쏟을 것 같은 표정이다.
“손님과 이야기하고 있는데 안쪽에서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요즘 이 근처에 건물을 새로 짓는 곳이 많고, 이 건물도 2층부터 리모델링 중이라 공사하는 소리려니 했습니다. 손님이 가고 나서 철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안이 저 모양이더라고요. 천장에 보강 공사를 했어야 하는데, 나무 천장인 채로 내버려둔 게 화근이었죠. 분명 질 나쁜 도둑놈이 분명합니다. 허둥지둥 뒷문으로 도망가는 뒤통수만 겨우 봤어요. 보험 가입을 해뒀기에 망정이지.”
매장 안쪽 창고에는 재고 물건이 있었다고 한다. 시가 1억여 원 정도의 귀금속이 도난 물품으로 신고되었고, 창고 안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유리 진열장은 깨져 있었고 진열장과 바닥에는 톱밥이 한가득이다. 천장에는 거칠게 톱질한 흔적이 있다. 체구가 크지 않다는 전제로 성인 한 명 정도는 충분히 드나들 수 있는 크기였다.
“아, 한 가지 더 생각났습니다. 도망가는 범인의 인상 착의를 본 것 같습니다. 정장 차림에 빨간 사선 패턴이 있는 넥타이를 하고 있었어요. 꼭 범인을 잡아주셨으면 해요.”
“근처 CCTV 영상을 확보 중입니다. 공교롭게도 가게 입구와 안에 있는 CCTV는 모두 고장이 나 있어서요.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건물 주변을 오간 인부들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이 경위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관할 파출소 소속 순경이 말했다. 그러자 이 경위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전에 저기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피해자 겸 용의자와 더 얘기를 나누고 싶네요. 완전 범죄는 아무나 저지를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이 경위는 왜 금은방 주인을 용의자로 지목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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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진열장 파편 위에 톱밥이 한가득 쌓여 있다는 게 단서다. 만약 범인이 나무 천장을 뚫고 내려와 진열장을 깨고 보석을 훔쳤다면 톱밥이 진열장 파편 위에 가지런히 쌓인 게 아니라 아래에 흩어져 있어야 한다. 이 경위는 이 사건을 가게 주인 이호민이 보험금을 노린고 벌인 자작극으로 본 것이다. 이호민이 좀 더 치밀했다면 천장에 구멍을 뚫고 나서 진열장을 깼어야 한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진열장을 깬 후 천장을 뚫었어, 그로 인해 금세 들통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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