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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계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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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와 오로라,
동심의 세계로 초대 핀란드 라플란드

Lapland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지만 때로는 중요한 것도 많이 잃게 된다. 그중 가장 소중하지만 찾기 힘든 것이 바로 동심이다.
동심의 대표적 이미지로는 산타클로스가 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새며 산타를 기다리던 우리의 모습과 아이가 잠들길 기다리며 몰래 선물을 두고 가던
아버지의 모습은 이제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어릴 적 순수함이 그리운 여행자라면 산타클로스를 만나는 여행을 즐겨보길 추천한다.
산타가 없다는 우리의 상식과 달리 산타는 실제로 존재한다. 핀란드 라플란드주가 바로 그곳이다. 뿐만 아니라 대자연이 만들어낸
장엄한 풍경은 그야말로 동화 속 겨울왕국을 방불케 한다.
글. 양광수(트래블바이크뉴스 기자) / 사진. 셔터스톡, 핀란드 관광청
핀란드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여행지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유럽과는 다른 문화와 기후로 핀란드를 ‘휘바휘바, 사우나의 나라, 수도 헬싱키’ 정도로만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유럽의 겨울 여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핀란드, 특히 라플란드만큼 완벽한 여행지는 없다. 한낮의 라플란드는 겨울 액티비티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 광활한 설원에 펼쳐지는 오로라는 북유럽의 감성을 선사한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산타마을, 로바니에미
몇 년 전 10년 차 선배 기자가 핀란드 여행을 준비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1년에도 몇십 번씩 해외 출장을 다니던 선배인데, 유독 천진무구한 아이처럼 여행을 준비하길래 그 목적지가 궁금했다. 당시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로바니에미를 기자가 여행하고 그 풍경에 감탄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여행자마다 핀란드를 찾는 이유가 있지만 12월 핀란드를 방문했다면 로바니에미를 빼놓을 수 없다. 라플란드의 주도인 로바니에미는 북부 핀란드의 중심지로 인구는 적지만 북부 유럽의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핀란드 북부를 여행한다면 꼭 한 번쯤 방문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악티쿰 박물관은 라플란드와 북극권의 자연, 문화, 식물, 사람들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자연사 박물관이다. ‘낯선 이국땅까지 가서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핀란드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반나절의 시간도 빠르게 흘러간다. 박물관은 도슨트를 따라 현대적인 감각의 중앙 통로를 지날 수 있는데, 이 통로는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도록 천장을 유리로 마감해 눈길을 끈다. 통로를 지나 만나는 4개의 전시관은 박제한 동물들을 통해 핀란드와 북극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악티쿰은 흐린 날에도 오로라를 볼 수 있도록 실내 오로라 체험관을 마련하고 있다.
로바니에미 시내에서 약 10분 정도 차를 타고 달리면 침엽수림을 지나 산타마을을 만날 수 있다. 로바니에미는 산타클로스의 고향이자 산타마을로 유명세를 떨치며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했다. 산타마을은 어엿한 실제 마을로 산타 집무실, 산타 우체국, 기념품 가게 등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국제 공인 산타클로스를 만나 직접 이야기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산타를 보면 놀라움보다도 반가움이 앞선다. 비록 인사 정도만 가능하지만 무려 20여 개의 언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덕담과 함께 산타가 궁금한 점을 물어본다. 기자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왔는지, 북한에서 왔는지’를 물어봤는데 북한이라고 말하자 당황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하늘에 그려지는 신들의 장난, 오로라
핀란드 북부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미족은 오로라를 ‘거대한 불의 여우가 숲을 질주할 때 꼬리를 휘저은 흔적’이라고 믿는다. 물론 현대과학에 의해 오로라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밝혀졌지만 신화 속 북극여우를 따라, 혹은 낭만을 따라 오로라 헌팅에 나서보는 것도 핀란드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핀란드는 지구상에서 오로라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라플란드는 1년에 200일 넘게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어 오로라 헌팅에 최고의 장소이다. 오로라 헌팅은 크게 세 가지 요소에 따라 성공을 점칠 수 있다. 우선, 중요한 것은 날씨이다. 핀란드는 겨울철에는 영하 30℃까지 내려간다. 다만 바람이 불지 않아 적당한 열원만 있다면 야외 활동도 무리 없이 가능할 정도이다. 게다가 겨울철 청명한 날씨로 오로라 관측에 제격이다.
둘째는 태양풍의 세기이다. 태양풍은 태양 활동을 관측해 0~9단계까지 나뉜다. 보통 3단계면 흔히 볼 수 있는 초록빛 오로라를, 운이 좋다면 5~6단계의 붉은색, 녹색, 자주색으로 빛나는 환상적인 오로라를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로라 전문 가이드의 선택도 중요하다. 오로라 가이드마다 노하우가 다르며 관측 장소도 다르다. 오로라를 기다리는 동안 제공되는 서비스도 천차만별이다. 보통의 가이드는 오로라를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코코아와 모닥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를 제공한다. 따뜻한 차 한잔과 달콤한 간식을 먹으며 모닥불에 옹기종기 모여 옛이야기와 전설을 듣다 보면, 어느샌가 하늘 위로 오로라가 펼쳐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나는 추운 건 싫어. 하지만 오로라는 보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독자를 위한 오로라 헌팅도 있다. 사실 헌팅은 아니고 오로라 호텔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핀란드 라플란드 지역에는 이글루를 본떠 만든 호텔, ‘글라스 이글루’가 하나둘씩 개장하기 시작한다. 글라스 이글루는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핀란드의 겨울밤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숙소이다. 오로라 관측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리모컨으로 침대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기분에 따라 앉아서도 누워서도 내 마음대로 밤하늘을 구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객실마다 오로라 알람 타이머가 있다. 오로라가 시작되거나 관측하기 쉬운 시간에 작동해 편안하게 잠을 청해도 좋다. 설령 날씨가 맑지 않은 날에도 천장에 소복하게 쌓이는 눈을 보며 잠들 수 있어 색다른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겨울 액티비티로 핀란드에서 한 달 살기
겨울 라플란드를 방문했다면 그리고 오로라와 산타마을 모두 둘러봤다면 이미 핀란드 여행의 거의 모든 것을 체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쉽게도 라플란드에서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는 매우 한정되어 있고, 또한 여행 콘텐츠의 볼륨도 두터운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 여행자는 여행 명소가 적은 라플란드로 향하는 발길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여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라플란드를 찾는다. 끝없이 펼쳐진 침엽수림과 설원, 얼어붙은 호수 위를 뛰노는 야생동물 그리고 다른 여행지와 비교를 불허하는 겨울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여름보다도 겨울에 더욱 많은 야외 활동을 하는데, 핀란드에서는 스키장이 10월부터 개장해 최대 6월까지 운영될 정도로 겨울이 길다. 이런 까닭에 겨울 액티비티는 핀란드에선 스포츠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인식된다. 겨울 속 생활의 일부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라플란드에는 무려 80여 곳의 스키 리조트가 마련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레비는 핀란드에서도 가장 큰 스키 리조트이다. 연간 40만 명 이상 찾고 있는 레비는 스키뿐만 아니라 각종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겨울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스키 슬로프도 50여 개에 달하며 설질 역시 파우더 스노(분설)라고 불리는 최상급을 유지한다. 더불어 스노모빌, 허스키 썰매, 순록 사파리는 레비의 독특한 테마 여행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허스키 썰매는 이곳을 찾았다면 꼭 한 번 즐겨봐야 할 여행 콘텐츠로 인포메이션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허스키 견종이 이끄는 데로 따라 가면 울창한 숲을 지나 푸른빛 하늘과 하얀빛 대지가 가득한 핀란드의 자연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라플란드 여행의 시작과 끝, 사우나
짜릿한 액티비티를 즐겼다면 낭만을 찾아 동화 속 마을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사우나를 즐기지 않았다면 당신은 핀란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같다. 사우나(Sauna)라는 어원 자체가 핀란드에서 왔을 정도로 핀란드와 사우나는 떼려야 뗄 수 없다. 핀란드 사람들은 오랫동안 사우나를 통해 육체는 물론 정신을 정화하기 위한 장소로 사용해왔다.
특히 벌거벗고 자신의 모든 진심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우나를 즐기며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런 이유로 핀란드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회의실이 아닌 사우나를 먼저 찾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사우나에 대한 애착이 크다.
핀란드에는 동시에 540만 명이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사우나가 많다. 실제로 핀란드 전역에는 사우나가 200~300만 곳이 있다고 추산된다. 아파트 건물, 여름 휴가용 오두막, 공공 수영장, 헬스클럽, 보트, 버스, 식당 등 우리가 상상하기도 힘든 장소에 사우나를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 사우나는 북극의 추위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된다. 뜨거운 사우나에서 증기를 한껏 쏘인 후 꽁꽁 얼어붙은 호수에 들어가 몸을 담그거나 눈 속에서 몸을 굴리는 것은 핀란드 사우나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핀란드 전통 사우나 방법이다.
핀란드에서 사우나를 즐기는 것은 단순히 피로 해소를 위한 방법이 아니라, 핀란드의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핀란드 라플란드를 여행한다면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지역 곳곳의 사우나를 맨몸으로 즐겨보자. 그리고 “saunanjälkeinen(사우나지앙케이넨)”이라고 외쳐보자. 이는 ‘사우나 후’라는 뜻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완벽해 행복을 최대한 오래 느끼고 싶은 감정으로, 완벽한 핀란드 여행을 위한 마법의 주문이 될 것이다.
가는 법
한국에서 라플란드로 가는 직항은 없지만 인천과 헬싱키까지 직항 노선이 매일 운항한다. 올해 동계 시즌에는 라플란드로 가는 노선이 증편되어 더욱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동계 시즌은 눈이 많고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렌터카는 추천하지 않는다.
방문 시기
12월부터 3월까지. 오로라는 백야가 사라지는 9월부터 만날 수 있으나 호수가 많은 핀란드의 가을은 날이 흐리다. 라플란드의 주요 스키장 설질이 가장 좋은 때도 바로 이 시기이다. 12월에는 유럽 전역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산타마을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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