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솜씨보다 중요한 소통의 기술

표현력(表現力)

표현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유명인이나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표현력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능력,
즉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직장과 가정을 비롯해 모든 인간관계에서 꼭 필요한 표현력,
과연 어떻게 하면 표현력을 향상할 수 있을까?
글. 강경희(휴가닉컨설팅코리아 대표, <조직을 춤추게 하는 존중의 대화법> 저자)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상품을 샀는데 맘에 들지 않을 때도 표현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갈등을 겪거나 오해가 생겼을 때도 표현하지 않으면 거리가 더 멀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강하게 표현하면 공격적인 사람이 되고, 반대로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면 줏대 없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할 말을 다 하고 살기에는 용기가 부족하지만 언제까지나 남에게 맞춰주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표현력을 키워야 한다.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것은 표현력의 첫 번째 스킬이다. 단,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누구한테 무엇을 말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말한다. 나는 상대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내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미리 떠올려보는 것이다. 가령, 후배에게 요구할 때 ‘업무 진행에 대해 보고하라’고 할 것인지 아니면 ‘그 일을 다음 주 언제까지 보여달라고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정한 뒤 이야기하는 식이다. 보고 받기를 원하면서도 ‘잘 되고 있어?’, ‘어려운 점은 없어?’와 같이 상대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돌려 말하면 상대는 당신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다.
다음은 어떤 분위기에서 말할 것인지 결정한다. 특히 대화의 주제가 쉽게 꺼내기 어려운 내용이라면 더욱 필요하다. 말할 사람이 가족이라면 저녁 식사를 끝내고 소파에 앉아 얘기할 것인지, 직장 후배에게 얘기하고자 한다면 회의실에서 할지, 휴게실에서 할지 생각해본다. 상대가 집중해서 들어줄 수 있는 시기나 장소를 정해 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므로, 서로가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로 정한다. 이때 상대도 듣거나 말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시간과 장소를 물어 택하는 게 좋다. 잘못된 점을 얘기해야 한다면 연습을 하거나 머릿속으로 상황을 그려보고 실전에 임하는 것이 좋다. 또 회의나 토론을 할 때 먼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를 명확히 밝히는 것도 표현을 잘하는 방법이다. “오늘은 00건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라고 대화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상대가 제대로 이해하고 스스로도 주제에서 벗어난 말을 하지 않게 된다. 이는 시간을 절약하는 표현법이기도 하다.
비언어적 표현을 풍부하게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메러비안(Albert Mehrabian)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 표현력에 있어서 입에서 나온 말, 목소리 톤, 태도나 표정이 일치하지 않으면 메시지의 전달력은 말의 내용은 10% 미만이고, 목소리는 40%, 표정이나 태도가 50%라고 한다. 고맙다는 말을 할 때 입으로 말해도 상대를 보지 않고 말로만 하면 감사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말에는 들리는 말이 있고 보이는 말이 있으며 표정, 몸짓, 자세와 같이 보이는 말을 풍부하게 표현하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그런데 비언어적 표현은 언어적 표현을 보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말의 효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대가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다음 네 가지에 주목하자.
첫째,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한다.
말이 빠르면 듣는 사람에게 의미가 전달되기 어렵고 설득력이 반감된다. 게다가 불안하고 초조해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 강한 자신감과 신뢰성을 어필해야 한다.
이때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톤을 높여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말하는 속도 역시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비슷한 속도로 말하다가 중요한 대목에서는 속도를 늦춰 또박또박 말하면 더 전달이 잘 된다.
둘째,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인간적인 따뜻함이나 친근감을 연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미소 짓기다. 미소는 경직된 마음을 완화하고 긴장감을 풀어준다. 상대와 대화하면서 어금니를 깨물거나 입술을 모아서 직선으로 만드는 것은 긴장감이나 적대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셋째, 대화 중 자세나 표정을 넣는다. 자세가 나쁘면 힘이 없어 보이고 좋지 않은 인상을 주므로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들이자. 상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팔짱을 끼는 것은 공격적으로 보이는 자세이며, 손동작이 산만하고 손으로 자신의 머리나 얼굴을 만지거나 입을 가리는 등의 행동은 수동적이고 불안해 보인다. 진지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면 당신이 하는 말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니,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나 나쁜 자세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넷째, 상대와 눈을 맞추며 대화한다. 시선은 대화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은 상대의 감정을 눈을 보면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눈은 뇌의 움직임을 가장 잘 나타내고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화할 때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태도는 뭔가 불편하다는 의미다. 이런 태도는 상대로부터 도망가려는 무의식에서 나온다. 상대와 눈을 맞추되,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말고 대화하면서 70%는 시선을 맞추고 30%는 시선을 거두도록 한다. 시선을 옮길 때는 눈동자만 굴리지 말고 얼굴도 같이 움직여야 하며 상대의 말이 끊겼을 때 시선을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표현의 기술을 숙지했더라도 실전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곤란한 일에 처하거나 갈등 상황에 놓였을 때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효과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표현하는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남을 위한 배려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도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고민하며 표현하기를 주저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상대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유리할까 불리할까를 따져본 다음 자신이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저자세로 지나간다. 반대로 자신이 유리할 경우에는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상대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고자세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 표현도 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표현하는 기술도 점점 약화된다.
해답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다. 흔히 자기주장이라고 하면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거나 공격적, 이기적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이는 어서티브(Assertive: 자기주장이 강한)와 어그레시브(Aggressive: 공격적인)를 혼동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사람들이 자신을 공격적이거나 건방지게 볼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 자기주장을 했을 때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도리어 웃음거리가 될 것 같은 불안함부터 버려야 한다. 자신감이 먼저인가 실행이 먼저인가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행동함으로써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주장은 누구를 지배하거나 지배받지 않으면서도 대등한 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표현하는 훈련을 통해 자기주장을 할 수 있고 자신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아무리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그 마음은 전해지지 않는 법이다. 그렇다고 입에서 나오는 모든 것이 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전해져야만 비로소 소통하기 위한 말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기술을 익혀 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자신감까지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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