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강 내가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

잡화점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혈당과 혈압을 체크하는 일이 더 이상 영화 속 미래 풍경이 아닐 듯하다. 자신의 건강과 질병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은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평소 몸 상태를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일반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로 질병을
치료하는 개념까지 포괄한다. 건강관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이제는 시대정신이 된 ‘가성비’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글. 윤진아(자유기고가)
식후 커피 대신 ‘건강기능스틱’ 한 모금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로 점철된 현대인들이 최근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곳이 있다. 내 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섭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3조 8,155억 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출 분석 결과 유산균, 오메가3, 밀크씨슬, 루테인, 테아닌 등과 같은 특정 신체 기능성 식품(장, 간, 눈 건강)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2030세대의 ‘건기식 본인 구매’ 비율이 2012년 58.3%에서 2016년 72.5%로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부모님 선물로만 여겼던 건기식을 스스로 구매해 챙겨 먹고, 연인이나 친구 선물로도 선호하는 추세다. 젊은 층의 구매 확산에 힘입어 휴대성과 간편함을 내세운 스틱형 건강기능식품이 각광받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뜯어서 먹기도 좋고, 이동 중에도 물 없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스틱 형태 제품은 건기식을 넘어 시럽형 감기약, 기침약 등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셀프 메디케이션의 성지, 드럭스토어
한국형 드럭스토어인 H&B(Health&Beauty) 매장의 급속한 확산도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H&B 매장의 선두주자인 ‘올리브영’에 이어 ‘왓슨스’와 ‘롭스’가 공격적 확장을 예고하는 가운데, 올 상반기에는 ‘부츠’가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드럭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잡화점이다. 불황 속에도 H&B 시장은 연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무섭게 성장 중이다. 한곳에서 다양한 품목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성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고성장 산업으로 날개를 단 것이다. 특히 1인 가구 소비자에게 드럭스토어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필수 의약품부터 혼밥(혼자 먹는 밥)용 도시락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테스터 제품과 체험존 등 즐길 거리가 많아 편의점을 제치고 유통 채널 1위로 자리를 굳혔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의 드럭스토어는 의약품은 물론 안경, 지팡이, 보청기, 만보기 등 ‘건강’, ‘케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제품을 취급하며 제품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일본 정부는 ‘검체측정실’ 신고를 한 소매점에 한해 환자가 스스로 혈압, 혈당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체크하는 ‘자가 건강측정기구’를 설치할 수 있게 했다.
일상으로 들어온 의료 서비스
셀프 메디케이션을 돕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강한알’은 제품의 원료 성분과 식약처 승인 여부, 부작용 유발 가능성 등을 알려주는 앱이다. ‘닥터다이어리’는 당뇨 환자들의 혈당 수치를 블루투스와 연동해 저장하고, 식단이나 운동 정보도 기록해 혈당관리를 도와준다. ‘핑크다이어리’는 배란 예정일, 가임기, 오늘의 임신 확률을 계산해 보여주고 피임약 복용 시간도 알려준다. 디지털 헬스 케어도 일상으로 들어왔다. 미국에서는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물리적인 활동량을 측정하고 건강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각광받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해 운동량과 영양 섭취량을 측정하는 소비자도 급증했다.
디지털 헬스 케어는 특히 혈압 및 혈당, 맥박산소 측정, 수면성 무호흡 모니터링, 신경계 모니터링 등의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스탯티스타(Statista) 통계에 의하면, 관련 디바이스 시장은 2021년 23억 달러 규모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 및 고령화, 정보 접근성 향상 등의 영향으로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가 점차 확산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혼자여도, 돈이 많지 않아도 내 편의에 맞춰 내 건강을 관리하는 셀프 메디케이션은 업종을 넘나들며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저성장과 불확실성의 시대, 내 건강과 직결된 분야만큼은 준전문가 수준의 식견을 가진 현대인들이 ‘내 건강은 내가 지키는 게 상책’이라고 외치게 된 건 어쩌면 필연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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