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Go? We Go!
울산수출1물류센터 평치조 사나이들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본 울산은 여느 도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바다 근처에는 대형 크레인과 선박이 보이고 내륙 쪽은
빼곡히 들어선 네모난 건물들 사이로 수천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저 건물들 중 한 곳이 현대모비스 울산수출물류센터일 것이다.
그곳에서 근무 중인 정갑영 기술주임이 오랜만에 맞이한 신입사원과 정년퇴직을 앞둔 정든 선배, 파이팅 넘치는 조원들을 소개하고 싶다며
사보편집실로 편지를 보내왔다.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그의 사연을 직접 듣기 위해 설레는 발걸음을 옮겼다.
글. 문나나(홍보지원팀 과장) 사진. 이승우(홍보지원팀 차장)
다정다감 순도 100%의 경상도 사나이들
“아이고야~ 어서 오세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뭐 좀 드시겠습니까?”, “반갑습니다. 저희 만나러 새벽부터 서두르셨을 텐데 힘들었죠? 찾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반가운 이가 오면 버선발로 뛰어나온다는 옛말처럼 처음 본 취재진을 두 팔 벌려 환영해주는 정갑영 기술주임과 구성권 조장이다. 정갑영 기술주임은 얼마 전까지 울산수출1물류센터의 평치조장을 맡다가 다른 업무로 전환하여, 지금은 구성권 기술주임이 뒤를 이어 평치조원들을 이끌고 있다.
서울에서 반가운 손님이 왔다는 소식에 조원들이 일손을 잠시 놓고 하나둘 사무실로 모이기 시작했다.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시원시원하게 큰 목소리로 인사와 악수를 청하는 모습에서 평소 그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투박한 손길이지만 정성껏 커피를 타서 권하는 모습에서는 낯선 이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이야~ 그럼 저희가 이번에 사보에 나온다는 거예요?
사보 잘 보고 있는데 저희가 주인공이 될 줄은 몰랐네요. 하하하.” 이정철 기술주임의 유쾌한 목소리가 사무실에 모인 조원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평치조에서 하는 일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으로 나갔다. 한참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물류센터 1층에는 8m가량의 높은 선반이 줄지어 있고 2층, 3층에도 선반이 일정한 간격으로 들어서 있었다. 각 선반에는 작은 박스부터 큰 박스까지 잘 정돈되어 있었는데, 이는 모두 해외 수출을 목적으로 한 자동차 보수용 부품들이다. 출하해야 할 물품을 2인 1조로 확인해서 전달하는 업무를 맡은 평치조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평치조는 유독 배려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생김새는 다들 우락부락하지만 마음만은 섬세하고 고와요. 짝꿍이 필요한 게 뭔지 내가 무엇을 도와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면서 일을 처리하죠.” 구성권 조장이 깨알같이 조원들 자랑을 쏟아내자 옆에 있던 김점곤 기술주임이 말을 거든다. “오는 말이 고우니 가는 말도 고운 거죠.
사실 직장생활이란 게 일보다 사람이 가장 큰 스트레스인데, 저희는 동료 간 분위기가 좋다 보니 늘 웃을 일이 많아요. 하하하.”
평치조는 작업 시 장비 사용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기에 서로의 작업 방식을 유심히 지켜보고 챙길 수밖에 없다. 그 시간만큼은 말없이 집중해서 일을 하더라도 휴식시간이면 늘 웃을 일을 만들어 주는 서로가 있기에 회사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동해바다처럼 늘 푸른 우리의 情
울산 방어진은 울산수출물류센터에서 멀지 않은 항구다. 오늘은 평치조원 모두 이곳을 산책하며 초여름의 추억을 만들기로 했다. “제가 조장을 맡았을 때 부족한 점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원들이 늘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따라줘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일도 성과가 나더군요. 화합하는 곳에는 복이 더 찾아온다고 하잖아요. 이번에는 신입사원까지 들어왔어요. 평균 연령이 50대 초반인 조직인데 아들뻘 되는 젊은 친구가 들어오니 다들 더 신나게 일을 하더군요. 신입사원을 보면서 자신들의 신입 시절 초심도 떠올려 보고 업무를 가르치면서 스스로 동기부여도 받는 듯해요. 그래서 사보에 사연을 보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책임감 있게 일을 하되 즐기면서 사는 우리 조원들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정갑영 기술주임이 사보의 ‘어느 멋진 날’ 코너에 사연을 보낸 이유다.
방어진은 방파제를 따라 속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동해바다를 한껏 펼쳐놓았다. 방파제 길을 따라 슬도의 등대까지 걸으며 평치조원들은 아이들처럼 어깨동무도 하고 가볍게 뛰기도 하며 따사로운 오후 햇살을 만끽했다. 각종 어류가 많이 모여들어 전국의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이곳은 아름다운 대왕암 둘레길 산책 코스로도 유명하다. 자갈 해변을 따라 밀려오는 파도가 조각같이 솟아오른 바위에 부딪혀 하얀 포말로 부서진다.
선배들의 해맑은 모습을 한쪽에서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이용규 신입사원이 말을 꺼낸다. “저는 원래 강원도 사람이에요. 울산에 오니 말투도 다르고 지리도 몰라 모든 게 낯설었죠.
게다가 선배님들이 연배가 있으시니 더욱 다가가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선배님들께서 먼저 말을 걸어주시고 저를 챙겨주시더군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주시고 김치 등 밑반찬도 가져다주시면서 타지 생활을 하는 제 건강을 늘 챙겨주세요. 업무적으로도 그동안 선배들이 터득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니 저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앞으로 어떤 후배가 되고 싶은지 질문을 하자 “입사해서 우리 평치조 말고 다른 데 배치가 됐으면 과연 어땠을까 할 정도로 화목한 분위기라서 빨리 회사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선배님들의 조언대로 몸 다치지 않게 늘 조심하는 성실한 후배가 되겠습니다!”
서로를 향한 배려로 신뢰의 나이테를 만들다
산책을 마친 뒤 울산 앞바다의 풍요로움이 가득 담긴 식탁을 마주하자 평치조원들 모두가 탄성을 자아낸다. 메인 메뉴인 회가 나오기도 전에 소라, 해삼, 전복, 멍게 등 다양한 해산물이 상 위에 가득 차려졌다. “와~ 간만에 포식하겠네요. 맛있겠습니다!”, “서울에서는 이런 신선한 음식 못 드실 거예요. 가시기 전에 조금이라도 맛보고 가세요.” 취재진 앞으로 커다란 전복이 놓인다.
손사래를 쳐보지만 이구동성으로 맛보라며 외치는 통에 못 이기는 척 전복을 입에 넣는다. 말캉한 식감과 함께 뭉클한 바다 향이 입안에 퍼진다. 곧 정년퇴직을 앞둔 성기환 기술주임이 말을 꺼낸다. “20대 젊은 청년으로 입사해서 지금 50대가 되었는데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러갈지 몰랐습니다. 포니만 수출하던 작은 물류센터가 지금처럼 대규모 물류센터로 변화한 역사적인 순간도 경험했으니 개인적으로 자부심도 큽니다. 곧 정년퇴직인데 마지막 근무를 우리 평치조에서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회사 생활이 요즘 들어 더욱 즐거워요.”
곁에있던 이용규 사원이 성기환 기술주임의 말을 들으며 살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평치조는 한마디로 ‘화목함’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남자들끼리 모였으니 거칠고 딱딱한 분위기일 거라 생각하지만 섬세하고 다정한 분위기라서 서로 호칭도 형님, 아우하며 지내고 있어요. 이곳에서 회사 생활의 첫 발을 떼게 되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이용규 사원이 웃으며 말을 건넨다. 울산수출1물류센터의 평치조와 함께한 울산에서의 어느 멋진 날은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려는 취재진을 붙잡으며 정갑영 기술주임이 꾸러미를 하나 손에 쥐어준다. 식사도 못하고 올라가는 게 맘이 쓰여서 사왔다는 고래 모양 빵이다. ‘사람 속에 있는 게 지겨워 사람을 피해 어디론가 갔다가 다시 사람이 그리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는 이병률 시인의 말처럼 그간 사람에 지쳐 있던 마음이 오늘 하루 사람에 흠뻑 빠지고 취해 넉넉한 마음이 되었다. 이래서 매월 사보를 통해 만나는 새로운 만남이 기대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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