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의 미래는 지식재산권 사업

글. 차우진(대중문화평론가)
체계적으로 제도화된 아이돌 산업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음악을 직접 만들고, 멋진 뮤직비디오와 안무도 있고,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하이패션까지 보여주죠.”
2017년 말, BTS(방탄소년단)가 빌보드에서 상을 받고, AMA(American Music Awards) 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을 한 것은 충격적일 만큼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AMA 무대에 오르기 전 BTS는 미국 TV 프로그램 <할리우드 액세스>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K-POP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RM(랩몬스터)가 한 대답이다. 지금 현재 K-POP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다.
여기에 몇 가지를 더해보자. 먼저 육성 시스템이다. 아이돌 연습생은 보통 3~5년 정도 연습생 시기를 보내면서 노래, 안무, 외국어 외에도 인터뷰를 대비해 태도나 교양 등을 학습한다. 데뷔가 정해지면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정기적인 테스트도 거친다. 데뷔 전까지 강도 높은 학습이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영미권에서도 신인들의 데뷔 연령이 어려지고 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제도화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팬덤도 중요하다. 대체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팬덤은 자연스럽게 형성되지만, K-POP의 팬덤은 조직적으로 관리한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의 아이돌 산업은 팬덤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비즈니스다.
글로벌 콘텐츠 확보를 위한 동맹
지난 세기에는 음악을 들으려면 음반을 사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콘서트, 뮤직비디오, 방송은 모두 음반을 팔기 위한 판촉 활동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되면서 이 구조는 무너졌다. 음악 산업은 사실상 음반을 만들던 제조업이었는데, 21세기 들어 음반이 팔리지 않으면서 방향을 잃게 됐다. 그러나 공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었고, 콘서트 티켓 가격도 올랐다. 음반의 홍보 수단이던 콘서트가 수익 모델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와 함께 IP(지식재산권) 사업의 가능성도 열렸다. 20세기의 마돈나는 음반 판매와 콘서트의 연결 구조가 중요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마돈나’라는 브랜드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 중요해졌다.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켄드릭 라마처럼 팝 스타들이 패션이나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YG엔터테인먼트가 화장품, 골프, 모델 매니지먼트, 외식 프랜차이즈, 금융 투자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들을 통해 드라마 제작, 관광, 부동산, 테크놀로지 등의 분야로도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SKT 등이 SM, YG,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의 경계는 무너지고 뒤섞이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역사가 축적되면서 다른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아이돌 그룹의 콘셉트와 세계관
그 점에서 최근 K-POP 그룹들의 판타지 게임이나 SF 영화 같은 콘셉트도 흥미롭다. 사실 아이돌 그룹은 비용에 비해 실패 확률이 큰데, 그래서 데뷔 후에는 가능한 모든 형태의 수익 모델을 고민한다. 연습생 10만 명인 시대에 이런 수익 모델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인지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콘셉트 차별화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그런데 콘셉트로만 승부할 때의 문제도 있다. 콘셉트가 반복되면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인기는 떨어진다. 독특한 콘셉트는 단기적으로 시선과 관심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딩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걸 해소하는 게 세계관이다. 이 분야의 선구자는 SM엔터테인먼트로 이들은 모든 그룹에 특정한 세계관을 심어놓는다. 바로 ‘꿈을 현실화시키는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통해 음악 비즈니스와 여러 부가 사업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고정된 세계관 아래 다양한 콘셉트가 추가되면 마블이나 디즈니처럼 콘텐츠 프랜차이즈가 가능해진다.
정리하자면, K-POP의 비즈니스는 조직화된 팬덤, 캐릭터의 세계관, 브랜드 경험이라는 맥락 위에 구축된다. 이런 구조는 한국 아이돌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면서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비전까지 만들어낸다. 그야말로 K-POP 산업은 21세기 이후 서비스와 지식산업이 특히 발달한 한국에서 가능한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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