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안식처에서 즐기는
新 취미 열전

현대인은 피곤하다. 치열한 삶의 전장에서 피로감이 쌓여가는 ‘번아웃’ 시대,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안식처가 절실하다. 쉴 틈 없는 초연결사회에서 자발적 단절에 나선 현대인들이 자신만의 동굴을 찾아 ‘패스트 힐링’을 취하고, 정적인 핸드메이드 놀이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다.
글. 윤진아(자유기고가)
피로 사회, ‘패스트 힐링’ 찾아 자발적 고립 택한 사람들
현대인의 여가 시간이 바뀌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는 직장인들은 퇴근 후 늦게라도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찾아 나서고, 짬이 나면 피난처로 들어가 ‘패스트 힐링’을 취한다. 패스트 힐링(Fast Healing)이란 말 그대로 짧은 시간에 취하는 휴식을 뜻한다. 격무에 지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혹은 여분의 시간을 이용해 카페나 영화관, 마사지 숍에서 피로를 푸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미 대중화에 접어든 수면카페는 밥보다 잠 한숨이 절실한 현대인에게 최적의 힐링 공간이다. 하루에 60~70명까지 찾는다는 서울 종로의 한 수면카페는 넥타이 차림의 회사원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매달린 해먹마다 가리개가 있어 자는 동안 마음껏 흐트러져도 되고, 무엇보다 ‘조용하게’라는 조건이 매우 잘 지켜져 쾌적한 수면 환경을 보장한다. 안마카페의 인기도 급부상하고 있다. 독립된 룸 형태의 구조 안에 최상급 안마 기계와 휴식에 적합한 조명이 구비돼, 단시간에 에너지를 비축하기에 그만이다.

문화생활도 ‘안식처’를 콘셉트로 지친 현대인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국내 유명 영화관은 직장인들이 밀집된 여의도 관에 점심시간에 한정해 극장 좌석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침대처럼 180도 젖혀지는 좌석과 함께 클래식 음악, LED 촛불, 허브차, 담요, 귀마개, 안대, 슬리퍼까지, 낮잠자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2016년 개시 이후 이용률이 시행 초기 대비 65%나 증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취미가 있는 삶!
이 같은 현상은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로 등장한 ‘케렌시아(Querencia)’ 열풍과 맥을 같이 한다. 케렌시아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트렌드 코리아 2018’에 소개한 단어로, 투우장의소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자기만의 안식처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동굴에 해당하는 ‘케렌시아’에는 끊임없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에서 스스로 빠져나와 한 번쯤은 자신이 주도하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현대인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안식처가 꼭 공간의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대한 말 못할 고민이나 불만을 익명으로 하소연할 수 있는 ‘블라인드’ 앱은 50만 건 넘게 다운로드되며 신종 해우소(解憂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모든 일이 모니터와 모바일로 진행되고 있는 요즘, 손으로 하는 정적인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림에 색을 채우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 컬러링북, 프랑스식 자수인 태팅 레이스,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는 나노블록, 캘리그래피 등등 핸드메이드 취미들이 수년째 조용히 세를 확장 중이다. ‘코코지니의 재봉틀 놀이’, ‘미싱으로 옷 만들기’ 등 재봉 관련 인기 블로그·카페는 회원 수가 수십만 명에 이른다.

온라인 네트워킹 기반의 재능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취미활동을 즐기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잉여탈출의 줄임말인 ‘탈잉’은 다양한 사람들의 재능을 온라인 플랫폼에 모아 필요한 사람들까지 매칭해주는 일종의 재능 거래 마켓이다. 개설된 재능 수업만 1,500여 개에 이르고, 현재 가입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소셜액티비티 플랫폼 ‘프립(Frip)’은 아웃도어, 가죽 공예, 수제 맥주 만들기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총망라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시간도 돈도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맞춤형 취미생활을 안내한다. 취미를 갖고 싶지만 어떤 취미가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취미 박스를 배달하는 서비스도 있다. ‘하비박스’에 가입하면 마술, 레고, 드론, D.I.Y 리폼 등 다양한 분야의 취미용품과 미션이 담긴 박스가 정기 배송된다. 매달 9명의 하비 큐레이터가 최신 트렌드의 취미거리를 연구하고 소비자 성향을 분석해 패키지를 구성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취향과 안목을 끌어올리며 트렌드의 새 판을 짤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제 기업의 숙제는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줄 서게 할’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줄기차게 현혹하는 것이다. 나날이 심화하는 취향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기업 또한 기꺼이 감내해야 할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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