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자동차
그 불가분의 관계

음악은 오랜 시간 동안 자동차를 찬양해왔고 자동차는 음악을 안전운전의 매개체로 사용해왔다.
많은 예술 장르 중 자동차의 편리함을 주제로 삼은 매체가 음악이며, 음악 역시 운전자와 탑승자의 자동차 생활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음악과 자동차의 밀접한 관계를 들여다봤다.
글. 류민(<모터트렌드> 수석기자) / 일러스트. 노유이
음악, 자동차의 가치를 알리다
자동차가 음악에 미친 영향부터 살펴보자. 음악은 자동차를 가장 먼저 찬양하기 시작한 예술이다. ‘The Motor Car’(1903년), ‘The Auto Race’(1904년) 등이 초기 곡이다. 하지만 이 곡들은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었다. 때문에 거스 에드워드(Gus Edwards)가 부른 ‘In My Merry Oldsmoble’(1905년)이라는 곡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In My Merry Oldsmoble’의 가사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GM의 올즈모빌을 타고 여행을 떠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곡은 데뷔 첫해에만 100만 장의 악보가 팔릴 만큼 크게 히트했고(음반이 없던 시절이다), GM 역시 이 곡을 수십 년간 가사만 바꿔가며 마케팅 징글(로고송)로 사용했다. 대중음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스타 빙 크로스비(Bing Crosby)도 1939년 이 곡을 리메이크한 바 있다.
자동차를 찬양하는 음악은 1950년대 들어 로큰롤 음악의 유행과 함께 더욱 활성화됐다. 당시 미국은 너도나도 자동차를 구입하는 호황기였고 자동차의 엔진 소리를 표현하기 적당한 과격한 기타 사운드가 크게 유행했다. 올즈모빌의 V8 엔진을 칭송하는 노래인 제키 브랜스턴(Jackie Brenston)의 ‘Rocket 88’이나 재규어와 포드 썬더버드가 경주하는 내용을 담은 척 베리(Chuck Berry)의 ‘Jaguar and Thunderbird’가 당시의 대표곡이다. 나아가 미국 스포츠카(머슬카)를 예찬하는 ‘핫로드 록(Hot Rod Rock)’이라는 장르도 생겨났다. ‘Surfin' U.S.A.’(1963년)로 우리에게 익숙한 비치 보이스(Beach Boys)도 ‘409(1962년, 409 입방인치빅블록 V8 엔진을 장착한 쉐보레의 차를 뜻한다)’나 ‘Shut Down(1963년, 드레그 레이스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단어다)’ 등의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가요에서도 빠지지 않는 주제로 쓰여
자동차와 관련된 음악은 비단 과거 팝송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최신 가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성공, 연인과의 미래 등 젊은이의 고민을 새 차 구입과 드라이브로 풀어낸 인크레더블의 ‘오빠차’가 좋은 예다. 슈퍼비는 ‘Maserati’라는 노래를 통해 벤틀리, 애스턴마틴, 마세라티 등의 고급차를 찬양했고, 도끼(Dok2)는 ‘치키차카초코초’라는 노래에서 롤스로이스를 성공의 상징으로 비유했다. 스윙스, 씨잼, 기리보이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 팀 저스트뮤직의 ‘카니발갱’에서는 연예인들이 애용하는 기아 카니발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음악이 이처럼 자동차를 자주 주제로 삼았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음악, 즉 우리가 실생활에서 주로 접하는 대중음악은 우리의 삶을 담아내야 하고 자동차는 1886년 최초의 내연기관차인 벤츠 페이던트 모터바겐의 등장 이후 모터리제이션을 거쳐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음악과 자동차, 그 밀접한 관계
자동차에서도 음악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 운전은 도로의 상황을 살피고 그에 맞게 운전대나 페달을 조작하는 행위다. 때문에 전방을 끊임없이 주시해야 한다. 이때 운전자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가 바로 청각을 자극하는 음악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운전 중 운전자용 모니터에 영상을 띄우는 자동차는 아직 없다. 사고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음악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자동차에 처음으로 라디오를 달기 시작한 80여 년 전부터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개발된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운전할 때 들으면 좋은 음악이라는 뜻으로 통용되는 ‘드라이빙 뮤직’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도 음악과 자동차의 밀접한 관계를 방증한다. 한때는 안전운전에 효과적인 음악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예컨대 운전 중 빠르고 강렬한 음악을 들으면 난폭 운전과 사고율이 높아지고 잔잔한 음악은 안전운전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는 지금도 종종 진행된다.
하지만 결과는 늘 비슷하다. 헤비메탈을 들려준 운전자들은 잦은 과속을, 힙합을 들려준 운전자들은 공격적인 운전을 한다는 식으로 마무리된다. 재미있는 건 차분한 음악이라고 모두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클래식을 들려준 운전자들이 다소 산만한 운전 성향을 보였다는 결과도 있다. 참고로 경쾌한 펑키와 록 음악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아티스트인 프린스(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즐겨 타던 스피드광이기도 했다)도 지인들에게 운전 중에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라고 권유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런 조사 결과가 아주 특별한 것도 아니다. 음악이 사람의 감정 조절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고민이나 스트레스 그리고 억압된 불만 등을 해소해주는 정신과적 음악 치료도 바로 음악의 이런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시대와 함께 진화해온 카오디오 시스템
음악을 재생하는 카오디오 시스템도 발전을 거듭해왔다. 자동차용 AM 라디오는 1931년에 처음 소개됐으며 본격적인 보급은 1940년대 들어서 시작됐다. FM 라디오는 1953년, 카세트테이프는 1965년에 등장했고 콤팩트디스크(CD)는 1982년 그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카오디오 시스템은 차량 설정 시스템이나 내비게이션 등과 통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발전하며 전통적인 형태의 음반을 재생하기보단 음악 파일을 읽거나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용 기기를 연결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음악 파일을 보관할 수 있는 메모리 저장 장치를 갖춘 시스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카오디오 시스템은 조명, 마사지 기능, 공조장치 등과 결합돼 탑승자의 기분 전환 또는 피로 회복을 돕는 데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선보인 ‘에너자이징 컴포트 컨트롤’이 대표적이다. 가령 ‘따뜻함’이라는 메뉴를 선택하면 히터와 시트 열선 그리고 핫스톤 마사지가 작동되면서 조명이 붉은색 계열로 바뀌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식이다.
물론 사운드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무게 증가와 공간 축소라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앰프(증폭장치)를 달거나 스피커 수를 늘리는 데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최신 카오디오 시스템은 첨단 설계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제네시스 G70이나 기아 스팅어가 좋은 예다. 이 차들은 디지털 앰프로 공간 축소와 전력 저하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차체의 사이드 실 부분을 활용해 음압을 높인 언더시트 서브우퍼를 도입해 풍성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물론 스마트폰 스트리밍 과정에서 손실된 음원을 복구해주는 ‘클래리파이’와 같은 디지털 솔루션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음악과 자동차의 이런 밀접한 관계는 당분간은 지속될 예정이다.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이 생겨나지 않는 한 ‘자동차’라는 물건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계속 자리할 게 분명하고, 운전자가 이동 중에 마음 편히 음악이 아닌 영상을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자율주행차의 등장도 아직은 미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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