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도시

두바이

중동 지역에서 가장 흥미로운 도시는 어디일까? 많은 이들이 단번에 아랍에미리트의 관문 도시인 두바이를 떠올릴 것이다.
아부다비에 비해 면적은 훨씬 작지만 인지도는 훨씬 높은 두바이가 날이 갈수록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더해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 순간 진화하기 때문이다.
글. 조은영(여행작가, <무브매거진> 편집장)
멈추지 않는 도시, 두바이의 매력
두바이는 소박함과 화려함, 따뜻함과 도도함, 강인함과 우아함을 두루 갖춘 도시다.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고 싶다. ‘잠들지 않는 도시’가 뉴욕이라면, 두바이는 ‘멈추지 않는 도시’라는 것.
지금 이 순간에도 매분 매초 무언가 만들어지고 움직이고 있으니 당신이 작년에 알던 두바이는 이미 역사이며 과거일지 모른다. 1년이란 시간 동안 집필한 두바이 가이드북 원고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시점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 사이에 대형 테마파크가 두 개나 개장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파크인 IMG월드오브어드벤처와 모션게이트, 레고랜드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세계적인 테마파크 다섯 개가 운집한 두바이 파크앤리조트가 그것이다. 이 소식에 필자는 두바이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었다. 이처럼 잠시만 자리를 비워도 굵직굵직한 랜드마크들이 생겨나는 두바이는 ‘멈추지 않는 도시’란 수식어가 딱 어울린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 7개의 토후국 중 하나로 중동의 허브 공항이 있는 관문 도시다. 수도인 아부다비에 비해 면적은 훨씬 작아도 인구의 3분의 1(약 270만 명, 2017년 기준)이 두바이에 거주한다. 진주조개를 잡고 농업과 유목생활을 하던 베두인들에게 1966년 유전이 발견된 것은 도시 부흥의 촉발제였다. 하지만 모든 이가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세계적인 관광지, 휴양도시로 변모한 것은 오일머니가 아닌 인간의 상상력 덕분이다. 석유가 고갈된 후의 미래를 미리 내다보고 과감하게 관광에 투자한 지도자의 안목과 추진력은 세계 여러 도시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이 두바이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면 도시의 뒷골목에 남아 있는 전통적인 모습과 오래된 거리, 시장, 문화 등은 두바이를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기억하게 한다. ‘최첨단’의 모습과 ‘과거’, ‘전통’이 잘 어우러진 두바이만의 묘한 매력이 많은 이들을 지금 이 순간에도 자석처럼 끌어들인다.
1. 중동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 ‘두바이 파크앤리조트’. 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2.3㎢ 사막에 5개 테마파크와 호텔 하나가 들어서 있다.
2.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는 상업 시설과 주거 시설, 오락 시설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 시설로 이용된다.
최첨단 도시, 두바이 하이라이트와 미식 경험
두바이를 여행하는 이들은 우선 ‘세계 최고’란 타이틀이 붙은 곳에 주목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호텔로 알려졌던 ‘부르즈 알 아랍’과 현존하는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는 두바이의 상징적 건축물이다. 부르즈 할리파, 828m의 높이에서 바라보는 360도 도시전망은 압권이지만 2020년엔 이보다 100m나 더 높은 ‘두바이 크릭 하버 더 타워’가 완공되니 이젠 ‘부르즈 할리파’의 최고층 타이틀 보유 기간도 시한부가 되었다.
도시 전망을 즐기기 위해 전망대에 오르는 것과 식사를 하면서 조망을 즐기는 것 중 고르라면 개인적으론 후자를 선택하겠다. 부르즈 할리파 122층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 ‘앳모스피어(At. mosphere)’는 굳이 전망대에 올라가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을 도시 경관과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코스 요리 대신 라운지의 애프터눈티 정도만 즐겨도 만족스럽다.

부르즈 할리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바이 분수쇼를 관람하며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는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다. 인파에 파묻혀 쇼만 관람하는 것보다 분수쇼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에서 느긋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일종의 지혜라면 지혜다. 분수쇼 부근엔 글로벌 버거집, ‘세이크쉑(Shake Shack)’을 비롯한 여러 식당이 위치한다. 그중 태국 식당 ‘팁타라(Tiptara)’는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환상적인 쇼를 즐기기에 탁월한 명당이다. 특급 호텔 내 위치한 레스토랑이라 분위기와 격식도 있고 현지인 셰프가 내는 맛이 정통에 가깝다.
두바이에선 중동 요리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세계 요리를 모두 즐길 수 있다. 그중 최고로 특이한 미식 경험을 원한다면 ‘디너인더스카이’도 생각해볼 만하다. 지상 50m 상공에 떠서 100분 동안 진행되는 코스 요리를 음미하며 두바이마리나, 아라비아 해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
3. 총 38개 층, 높이 321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호텔 부르즈 알 아랍. 밤이면 다채로운 조명이 30분에 한 번씩 바뀌는 장관을 연출한다.
두바이 하면 야자수 모양의 섬, 세계지도를 닮은 섬 등의 인공 섬도 유명하다. 기발한 인공 섬 사이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팜 주메이라’다. 이곳에 위치한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 앤 리조트’는 숙박하지 않더라도 꼭 한 번은 들러야 할 두바이의 아이콘이다. 뷔페와 프라이데이 브런치로 유명한 샤프론 레스토랑, 6만 5,000종의 바다 생물을 만날 수 있다. 로스트챔버 아쿠아리움, 아쿠아벤처 워터파크 등이 위치해 있어 모노레일을 타고 방문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시간을 보내도 좋다. 특히 샤프론 레스토랑엔 현지인들에게도 유명한 한국 음식 코너가 있다. 마리나의 야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요트 위 화려한 디너도 기억에 남지만, 두바이의 하이라이트라면 단연 ‘사막 사파리’를 꼽겠다. 시내에서 40분만 나가면 펼쳐지는 사막에서 듄배싱과 낙타 타기 등 에너지 넘치는 체험을 마치고 사막의 해가 지평선으로 저물고 나면, 전통 춤 감상과 함께 즐기는 베두인 스타일의 전통 디너가 기다린다. 사막엔 까만 하늘을 수놓는 하얀 별들이, 도시엔 초고층 빌딩들이 쏟아내는 환한 조명들이 두바이의 밤을 총총히 밝힌다.
올드 두바이 지역의 매력
시간이 여유롭다면 도시의 화장기 없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지구, 올드 두바이를 찬찬히 둘러볼 것을 권한다. 지금껏 가졌던 이 도시에 대한 생각이 또 한 번 바뀔 것이다. ‘인공의, 어마어마한 자본으로 지은, 세계 최고의, 세계 최대의…’ 같은 수식어는 두바이를 대중적인 여행지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다시 시간을 내어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여행지로 두바이를 기억하게 하는 것은 올드 두바이에서의 시간들이다. 올드 두바이는 크릭(운하)을 중심으로 동쪽의 데이라(Deira)와 서쪽의 부르 두바이(Bur Dubai) 지역으로 나뉜다.
이 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통 수상택시 아브라(Abra)를 타고 데이라 지역으로 이동해 전통시장과 골드수크, 스파이스수크, 텍스타일수크를 돌아본다. 그 후 부르 두바이 지역으로 돌아오면 알 파하디 역사 지구(Al Fahidi Historical District)와 두바이 박물관(Dubai Museum)이 기다리고 있다. 숨 가쁘게 훑고만 간다면 반나절, 느린 호흡으로 천천히 본다면 2박 3일, 아니 그 이상도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어쩌면 두바이의 진짜 모습일지 모르니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여정이기도 하다. 특히 알 파히디 역사 지구는 현지에 사는 외국인들이 특히 열광하는 곳이다. 두바이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이며 ‘바스타키아’로 불리기도 한다. 현대적이고 번쩍이는 것만 있을 것 같은 도시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전통, 역사, 문화 란 것을 인식한 듯, 이 지구를 품위 있게 잘 보존해두었다. 이곳의 건축물들에서 사막에서 마주친 베두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다. 황금 모래빛 건물의 옥상마다 무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한 자연 에어컨 시설인 윈드타워가 인상적인데, 이는 이 지역 건축의 특징이며 스타벅스 도시 머그에도 그려질 정도로 두바이를 상징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4. 야자수 모양으로 조성한 팜 주메이라의 진면목을 보려면 헬리콥터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제격이다.
5. 두바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사막 사파리다. 사막에서 듄배싱과 낙타 타기는 놓치지 말아야 할 체험이다.
현지에선 ‘바질(Barjeel)’이라고 부른다. 1900년대 페르시아 이주 상인들이 살았다는 골목은 고즈넉하고 평화롭게 남아 있다. 언뜻 보면 사람도 별로 없고 비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구석구석엔 카페, 박물관, 공예숍, 아트갤러리, 작은 부티크 호텔이 보석처럼 숨어 있다. 두바이의 전통과 역사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셰이크 무함마드 문화센터(SMCCU)에서 진행하는 Q&A 세션에 참가하거나 전통 식사 체험 또는 투어에 참가해보자. 두바이 뮤지엄, 하우스 오브 셰이크 사에드 알막툼(House of Sheikh Saeed Al Maktoum) 등의 박물관을 방문하면 화려하고 시크해 보이기만 하던 이 도시가 한층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두바이 통치자들의 권력 구도, 가문의 역사, 전통과 문화, 도시의 시대별 변화상을 둘러보고 윈드타워가 있는 옥상으로 올라가 크릭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6. 올드 두바이를 돌아보기 위해 수상 택시로 이동하는 사람들
7.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재래시장 수크
신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두바이를 만들었다
두바이는 자본으로 이룩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도시다. 그러나 자본과 기술의 이면엔 그들의 꿈과 순수한 열정이 자리했다는 것을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순수한 진심을 목격하는 순간 두바이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세계 최고’, ‘세계 최대’, ‘세계 최초’ 등의 이슈로 화제를 모으며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고 있는 그들을 보면, 그리고 그 꿈이 하늘에 닿아 예술의 경지에 오르는 모습까지 목격하고 나면 어디선가 읽었던 이 문장에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두바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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