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벗하면
감동의 나날 시작된다

클래식 음악은 우리 생활 도처에 있다. 김 과장은 매일 ‘음정의 반올림(#, the sharp)’이라는 이름의 아파트에 산다.
그는 ‘대지휘자(maestro)’라는 양복을 입고, ‘보통 3악장으로 된 기악곡 양식(sonata)’이란 차를 운전해 출근한다. 한편 이 대리는 ‘강하게(forte)’라는 차를 타고 ‘노래하듯이(cantabile)’란 주상복합 아파트로 퇴근한다. 그녀의 차에는 마시다 남긴 ‘바로크 시대 성악곡 양식(cantata)’이란 캔 커피가 놓여 있다.

이처럼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음악이지만, 귓가에 들리는 아름다운 경험은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 힘을 갖는다.

글. 류태형(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음악 칼럼니스트)
‘볶음밥’ 같은 ‘교향곡’부터 시작하라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은데 어떤 것부터 들어야할지 모르겠다”고 사람들이 자주 묻는다.
필자 역시 고민이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데 왕도가 따로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친숙한 중국 음식을 예로 들어보자. 가장 대표적인 메뉴로 짜장면, 짬뽕, 볶음밥이 있다. 요즘은 짬짜면도 있고 탕볶밥도 있지만, 짜장면도 짬뽕도 볶음밥도 먹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은 볶음밥이다. 밥 위에 짜장이 얹혀 있고 짬뽕 국물을 함께 주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은 연주 편성에 따라 여러 장르로 나뉜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교향곡과 관현악,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협주곡,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등 기악곡, 3중주, 4중주, 5중주, 8중주까지 작은 규모로 연주하는 실내악 그리고 오페라와 성악곡 등이다.
이 가운데 모든 요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볶음밥 같은 장르로 교향곡을 꼽을 수 있다. 명작곡가들이 남긴 교향곡을 충분히 듣고 나면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 여러 악기의 소리를 섭렵할 수 있다. 베토벤의 ‘합창’이나 말러의 ‘부활’ 교향곡처럼 성악이 들어 있는 교향곡도 있다. 교향곡 이후 협주곡, 독주곡, 실내악 등을 찾아 들으면 클래식 음악으로 가는 오솔길의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공연장을 처음 찾는 관객을 위한 조언
한 달에 한 번 이상 공연장을 찾아 음악을 접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맥주는 생맥주, 음악도 생음악이 최고다. 객석에 앉아 무대와 객석 사이의 생생한 공기를 느낄 때, 바이올린과 활의 마찰, 해머로 현을 두드리는 피아노의 울림이 그대로 달팽이관까지 전달될 때의 경험은 수억 원대의 오디오도 재현할 수 없다. 공연장에 가본 적이 없다고? 그렇다면 그에 앞서 다음 세 가지만 실행해보자.
첫째, 공연 감상 친구를 만들자. 맛집 순례를 하듯 공연장을 함께 갈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계획적인 공연 관람이 가능해진다. SNS나 인터넷 동호회도 좋다. 공연을 보고 나서 그때 바로 떠오른 점을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나누면 안목도 높아지고 더 좋은 공연을 선택할 수 있다.
둘째, 정보 얻기다. 매일 보는 주요 일간지의 문화면을 둘러보고 예술가의 인터뷰나 공연 소개를 미리 읽어보면 관람할 공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심도있는 정보를 위해서는 <객석> 같은 공연 예술 전문지나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에서 발간하는 월간지를 참조해도 좋을 것이다. 이들 잡지는 해외와 국내에서 펼쳐지는 동시대의 공연예술을 신속하게 알리고, 비평가들의 공연 리뷰를 싣기 때문에 공연 예술에 대한 안목을 높여준다.
셋째, 예습이다. “가서 보면 되지 미리 볼 필요가 뭐있나?”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페라를 예로 들어보자. 여러 등장인물의 대화가 오고 가는 동안 무대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시선은 한 귀퉁이의 자막에만 가 있어서야 되겠는가. 예습이 필요한 이유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경우에는 DVD로, 음악회는 CD로 미리 접하면 좋다. 요즘 웬만한 작품은 유튜브에서도 맛보기가 가능하다.
무궁무진한 클래식 음악의 효용
공연장에서 귀를 사로잡는 음의 쾌감을 접하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의 효용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깊고 큰 데서 찾을 수 있다. 베토벤 ‘운명’ 교향곡 4악장의 치솟아 오르는 관현악의 위풍당당함 속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전진하는 의연함을 배운다. 오페라의 화려한 무대 속, 사랑에 갈등하는 비극적인 여주인공이 절규하듯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에서는 사랑의 아픔과 삶의 고뇌를 공감한다. 차이콥스키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의 파드되(2인무)에서는 몸짓과 선율이 함께 만드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즉 클래식 음악만 잘 들어도 하루하루 감동하는 삶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클래식, 다시 말해 고전은 세월의 체로 걸러도 살아남은 작품을 말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살아남았으리라. 100세 시대를 살면서 클래식 음악을 접하지 않는다면 삶의 풍요로움을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당신의 삶에 감동이 필요하다면 공연 검색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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