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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극복할
준비가 돼 있는가?

글. 김성민(조선일보 산업1부 기자)

전기차 시대, 부품 업계에 몰아치는 태풍

“자동차 산업에서 앞으로 5년은 지난 50년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말,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오토모티브 콘퍼런스에서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이기느냐 지느냐 싸움이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고도 했다.
자동차 산업이 천지개벽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새해에는 전기차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고, 자율주행차도 본격 개발되면서 앞으로 5년 안에 레벨 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차가 등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업계 다수의 시각이다.

2025~2040년 사이 내연기관을 단 자동차를 퇴출하겠다는 나라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강자가 한순간에 약자로, 약자가 강자로 올라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부품 업체들에겐 ‘태풍’으로 다가올 것이다.
배터리와 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당장 부품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는다. 일본부품공업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시대가 되면 기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 1만 1,100개가 불필요하다. 현재자동차의 ‘심장’인 엔진 관련 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들 중 일부는 그때가 되면 일감이 없어 손만 빨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의 위치를 전자 회사나 화학 회사에 빼앗길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8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내 신차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4.5%)보다 줄어든 2%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2대 시장인 미국의 신차 시장도 1.7% 감소한 1,698만 대로 예상된다.
내수도 쪼그라든다.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새해 한국 내 신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180만 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차 기술 개발을 위한 막대한 투자비를 마련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성장하는 시장은 유럽(지난해 대비 1.5% 성장), 러시아(16.7% 성장), 인도(8.7% 성장), 브라질(7.8% 성장) 등이다.

현대모비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

하지만 현대모비스에 대한 새해 전망은 밝은 편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의 전기구동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팩과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전력제어, 구동모터 등을 직접 생산해 납품하는 구조라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증권가는 본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따라 원가와 기술의 중심이 완성차에서 현대모비스로 이동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이러한 구조는 매출의 70%가 현대·기아차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면 안 된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업계 1위, 세계 7위의 기술력 있는 업체다. 급변하는 시대가 오히려 현대모비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전 세계에 전기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가 1,200여 개라고 한다. 현대모비스가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를 활용하면 수백 개의 중소 전기차 관련 개발 업체와 거래선을 틀 수도 있고, 뛰어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해 업계 1위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구조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했던 매출 다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 1위 부품 업체가 되려면 언젠가는 거쳐야 할 ‘모기업 탈피’를 급변하는 시대에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현대모비스는 갈림길에 섰다. 어느 정도의 변화를 감내할 수 있을지,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보쉬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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