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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의 다른 이름
울분장애

울분장애란 부정적인 생활 사건으로 유발되는 장애로, ‘오랜 기간 부당하게 취급받으면서 증오나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심적인 타격을 가져온 스트레스 사건 이후, 평소 본인이 생각했던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을 유지할 수 없을 때 생기는 감정이 바로 ‘울분’이다.

이지연(현대모비스 힐링샘 상담실장)   일러스트 날램

울분장애

Case by Case

· B대리는 6년째 상사로 모시고 있는 C부장에게 당한 일들로 인해 밤잠을 설친다. 실장급 회의 날이면 한 사안을 위해 10개 버전의 회의록을 작성해야 하고, 타 팀에서 부정적인 소리가 들리면 무조건 아랫사람 탓으로 돌린다. 윗사람 눈치를 보느라 업무가 없는데도 밤늦게까지 야근을 시키며, 연차를 쓸 때도 개인 면담을 하며 일일이 사유를 이야기해야 한다. 특히 사적인 일을 공적인 일인 양 둘러대며 시킬 때면 자신이 마치 상사의 수족이 된 듯한 비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직장 생활이 그려러니 하고 버티고 살았으나, 어느 날부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화가 치밀고 ‘어떻게 하면 C부장을 망신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부당감과 무력감의 결정체, 울분

울분장애는 평소 가치관과 위배되는 부당하고 불공정한 사건을 겪은 후, 그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울분, 분노, 무기력감을 나타내는 질환을 말한다.

울분장애는 동독 사람들이 통일 이후 달라진 환경으로 인해 느꼈던 심리적 분노와 무력감 증상을 들어 진단된 개념이다.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았지만, 실은 우리 어머니들이 겪어 왔던 화병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조직 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자기 가치와 위배되는 여러 부당한 경험을 하게 되는 회사원들이 크고 작은 경험으로 가장 많이 겪는 감정이 바로 울분이다.

울분은 우울과도 닮아 있지만, 우울이 생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기조를 띠고 있다면, 울분의 감정은 당면한 그 사건에 한정하며, 다른 상황에서는 비교적 정상적인 정서 상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울분장애는 우울과 달리, 대상에 대해 적대감이나 복수심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들은 자신이 겪었던 모욕적이거나 불쾌한 사건을 반복해서 회상하는 경우가 많고, 그 속에서 무력했던 자기를 비난하는 경우도 많다. 부당감과 무기력, 되갚아 주고픈 마음, 그로 인해 파생되는 자기 비난 등을 애써 다잡아보려 하지만, 이런 생각이 통제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자신을 괴롭힌다.

분노 폭발을 일으키는 상사가 상담실을 찾는 경우는 드물지만, 상사의 분노 폭발을 주기적으로 경험하면서 울분이 쌓인 내담자들은 상담실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상사에게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대우를 받는다거나 업무상 관계하는 상대에게 갑질 횡포를 당하는 것 외에도 믿었던 지인의 배신, 연인의 돌변 등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울분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울분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울분장애

우울이 생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기조를 띠고 있다면, 울분의 감정은 당면한 그 사건에 한정하며, 다른 상황에서는 비교적 정상적인 정서 상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울분장애는 우울과 달리, 대상에 대해 적대감이나 복수심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울분 치료는 삶의 지혜로부터

평소 본인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세상에 대응하면서 생긴 울분을 달래기란 쉽지 않다. 모든 정신 병리와 마찬가지로, 울분 역시 만성화될 경우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하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울분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지식보다는 지혜가 필요하다.

먼저, 사안을 재조망(Reframing)해보자. 이들은 보통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가해자인 타인과의 맥락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느낀다. 그러나 가해자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그 자리에 누가 있든 간에 상대의 개별성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와 나의 문제라기보다는 그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이 사건을 나의 문제로 끌고 와야 하는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이중 처벌의 문제이다. 지금 내담자의 고통은 그 사건 때문보다는 강박적으로 침투하는 생각 때문에 더욱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왜 당신은 자신을 두 번 고통받게 하는가?”를 질문하면서,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를 볼 기회를 열어보자. 이중 처벌에 매이는 것도, 또 거기서 벗어나는 것도 결국은 자신임을 기억하자. 세 번째,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 간의 연결고리를 파악해보자. 울분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생각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며 둘 간의 연결고리를 끊도록 해보자. 생각이 침투할 때, 대안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화병을 앓았던 많은 사람들이 마음뿐 아니라 몸의 병을 앓았듯이, 울분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좀먹는다. 그렇기에 울분을 자기 방식대로 해소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감정이 나를 지배하도록 허락하는 것도 결국은 나임을 생각한다면, 감정에 나를 맡기기보다는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해보자.

몸과 마음을
좀먹는
울분장애 척도

다음 문항들은 당신이 겪은 부정적인 생활 사건과 관련한 증상을 묻는 질문이다. 지난 1년 동안 다음과 같은 증상을 야기하는 심각하고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했는지 해당하는 점수에 v로 표시해보자.

48점 이상 : 울분장애로 진단

CHECK LIST

항목 전혀 사실이
아니다
거의 사실이
아니다
부분적으로
사실이다
상당히
사실이다
완전히
사실이다
1. 그 사건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상당한 울분을 느꼈다. 0 1 2 3 4
2. 그 사건으로 내 정신 건강에 지속적이고 눈에 띌 만큼 부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0 1 2 3 4
3. 나는 그 사건을 상당히 불공정하다고 본다. 0 1 2 3 4
4. 나는 그 사건에 대해 곱씹어 생각한다. 0 1 2 3 4
5. 그 사건을 생각할 때면 극도로 초조해진다. 0 1 2 3 4
6. 그 사건 때문에 복수를 생각하게 된다. 0 1 2 3 4
7. 그 사건 때문에 스스로를 비난하고 나에게 화가 난다. 0 1 2 3 4
8. 그사건은 애를 쓰거나 노력할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0 1 2 3 4
9. 그 사건으로 인해 음울하고 불행한 느낌이 자주 든다. 0 1 2 3 4
10. 그 사건으로 인해 내 전반적인 신체적 웰빙이 손상되었다. 0 1 2 3 4
11. 그 사건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특정 장소나 사람을 피하게 되었다. 0 1 2 3 4
12. 그 사건으로 인해 무기력해졌다. 0 1 2 3 4
13. 나는 그 사건의 책임 당사자가 비슷한 일을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만족감을 느낀다. 0 1 2 3 4
14. 그 사건으로 인해 나의 힘과 동력이 상당히 감퇴되었다. 0 1 2 3 4
15. 그 사건 때문에 전보다 훨씬 더 짜증이 난다. 0 1 2 3 4
16. 나는 정상적인 기분을 경험하기 위해 산만해져야만 한다. 0 1 2 3 4
17. 그 사건 이전만큼 직업적/가족적인 활동을 추구할 수가 없게 되었다. 0 1 2 3 4
18. 그 사건으로 사교와 사회 활동에서 철회되었다. 0 1 2 3 4
19. 그 사건은 자주 고통스러운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0 1 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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