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DAI MOBIS

10월에 부르는
‘스승의 노래’

IVI-SW시스템설계팀 임은주 연구원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첫째는 부모님이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즐거움이요,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즐거움이며, 셋째는 천하의 뛰어난 인재를 가르치는 즐거움이다.’ <맹자>에 나오는 군자삼락(君子三樂) 내용이다.
‘교사에게도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첫째는 미래의 인재를 가르칠 때요, 둘째는 그 가르침에 부끄러움이 없을 때이며,
세 번째는 훗날 가르침을 받은 제가가 교사를 잊지 않고 찾아올 때다.’
초당중학교 김영우 교감이 우리에게 전하는 ‘교사삼락(敎師三樂)’의 정의다. 오늘 10여 년 전 스승을 찾아 교사삼락의 세 번째 즐거움을 선물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IVI-SW시스템설계팀 임은주 연구원이다. 깊어가는 가을, 가을바람처럼 시원한 웃음이 오갔던 그 현장을 공개한다.

편집실   사진 이원재   영상 성동해

제자가 쏜다
제자가 쏜다

어느 가을, 교무실 기습 사연

깔깔 웃으며 수다가 한창인 소녀들, 편을 가르고 축구 경기에 열중인 소년들.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익숙한 교내 풍경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초당중학교도 다르지 않았다. 10대들의 에너지로
활기가 넘치는 교정부터 복도를 따라 조르륵 줄선 교실, 이제 막 하교 준비를 마친 학생들로 분주하다.
그 가운데 고요와 적막이 흐르는 유일한 곳이 있으니, 발걸음 소리마저 작아지는 교무실이 그곳. 정적
을 깨고 교무실을 습격한 촬영팀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촬영에 나선다.

“안녕하세요. 정태호 선생님 제자 임은주입니다. 오늘 저희 회사 사보 이벤트를 학교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선생님들 모두 모시지 못해서 떡으로나마 인사를 대신합니다.”

또랑또랑한 목소리의 임은주 연구원이 교무실 내 교사들에게 작은 떡 상자를 돌리며 인사를 전한다.
살짝 상기된 얼굴의 정태호 교사는 제자와는 달리 아직 몸이 덜 풀린 모양이다. 당찬 제자 옆에서 멋
쩍은 미소를 띠며,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언뜻 보면 남매로 보이는 스승과 제자가 나란히 서니, 교
무실 내 교사들의 얼굴에도 금세 웃음이 번진다.

“이런 대견한 생각을 어떻게 했나 싶어요.”, “이벤트 소식을 듣고 제가 다 기쁘더라고요. 정태호 선생님, 부럽습니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여러 교사들의 환영 인사를 듣고 나니, 오늘 행사도 예감이 좋다.

제자가 쏜다

흥 많은 소녀와 비보잉 교사의 만남

그렇게 교무실을 돌며 떡을 돌린 뒤, 이번에는 생활인권안전부장인 선생님의 일상을 담을 차례다. 생활부 학생들과 얼마 뒤 있을 학교 행사에 대해 논의하는 선생님 모습을 창문 너머로 지켜보던 임 연구원이 선생님 자랑을 늘어놓는다.

“중학교 시절 저는 춤추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넘치는 끼를 주체 못하고 있던 차에 선생님께서 비보잉을 하신다는 정보를 입수했죠.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기분에 선생님을 찾아가 춤에 대한 제 열정을 말씀드렸더니, 교내 댄스동아리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해주시더라고요. 그 걸 시작으로 선생님과 제가 주축이 되어 동아리를 결성했는데, 그때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어요.”

흥 많고 음악 좋아하는 한 학생의 지극히 개인적인 소망을 현실로 만들어준 사람. 사춘기 소녀에게 잊지 못할 학창 시절의 추억을 선물한 사람. 임은주 연구원에게 정태호 교사는 10대 소녀의 꿈에 날개를 달아준 스승이었다.

“학교 축제에서 은주와 함께 춤췄던 기억은 저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은주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도 때마다 제게 안부 인사를 보내는 고마운 제자인데요. 중학교 졸업 후에도 몇 달에 한 번씩 만나며 은주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저로서는 의젓한 사회인이 된 은주가 정말 자랑스럽네요.”

학생부 회의를 마치고 슬그머니 취재진에게 다가온 정태호 교사가 임은주 제자의 칭찬을 풀어놓는 사이, 곁에서 듣고 있던 학생들이 임은주 연구원을 거든다.

“선생님은 지금도 그래요. 저희가 의견을 내면 별거 아니어도 늘 끝까지 들어주시고, 최대한 힘을 실어주시거든요. 그런데 저희 이제 배고파요. 어디서 뭐 먹어요?”

제자가 쏜다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한 절 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하더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는 겁니다.

제자가 쏜다
제자가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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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제자, 열 자식 안 부럽다

밥 먹고 돌아서면 금세 배가 고프다는 학생들과 함께 찾은 학생식당. 잘 차려진 한상차림을 본 아이들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24명의 아이들이 저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고, 10여 명의 교사까지 오늘의 자리를 빛내주니 정태호 교사도 임은주 연구원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여기에 김영우 교감의 멋진 축사가 더해지니, 오늘 이 자리의 의미가 더 깊고 분명해진다. 주인공이지만 내내 앞에 나서지 않았던 정태호 교사가 드디어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졸업한 제자가 찾아와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니 너무 고마울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개인적인 행사에 저와 함께 기쁨을 공유해주시고자 바쁜 시간 내주신 학생 여러분과 선생님들이 계셔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정 교사의 진심을 담은 인사와 임은주 연구원의 꽃다발 증정으로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는가 했지만, 감동의 순간이 시작되기도 전에 학생들의 손이 바빠진다. 마음보다는 몸이 먼저인 나이, 일단 먹고 나서 감동도 나누자는 아이들이다. 어느새 한 접시씩 음식을 챙겨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니 저마다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카메라에 익숙한 요즘 세대답게 선생님을 향한 사랑의 하트도 날리고, 음식 맛은 물론 취재진의 외모까지 날카롭게 평가하며 화기애애한 저녁 식사 자리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며 식사를 한 학생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테이블 정리에 나서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자, 임은주 연구원에게 이순간이 더 소중해진다.

“오늘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학생들을 만나봤는데 모두 순수하고 인사성이 밝아서 제가 다 뿌듯했습니다. 이 자리가 학생들 중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 또 다른 형태의 내리사랑으로 이어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울림이 될까요. 오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준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든 사제 간의 훈훈한 모습을 마주하니, 문득 우리들의 선생님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학생들과 지내고 계실까 궁금해진다. 2017년 가을, 희미한 학창 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그때 그 시절 나의 선생님께 안부를 물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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