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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이끌 새 외국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 & 애리조나 리드

U L S A N M O B I S
P H O E B U S

‘만수’ 유재학 감독의 선택은 ‘단신-단신’ 조합이었다. 2017-2018시즌,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 함께 할 외국 선수들 이야기다.
모비스는 7월 21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한국농구연맹(KBL)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마커스 블레이클리(28세,192.5cm)와 애리조나 리드(31세, 189.7cm)를 선발했다.
두 선수 모두 신장은 작지만 다양한 장기를 가지고 있어, 모비스 농구에 입체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대범(농구전문지 <점프볼> 편집장/KBS 농구해설위원)

마커스 블레이클리 & 애리조나 리드

단신-단신 조합을 택한 배경

KBL은 팀별로 외국 선수를 두 명씩 보유할 수 있다. 그리고 장신과 단신 선수는 193cm를 기점으로 구분된다. 어떤 선수를 뽑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가 갈리기에 사전 준비도 철저하다. 그런데 올해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 현장 반응은 썩 시원치 않았다. 능력 있는 장신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 92명이 참가 했지만 유재학 감독을 비롯한 KBL 감독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결국 유재학 감독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어설프게 큰 선수로 구색을 맞추기보다는 확실한 장점을 갖고 가자는 생각이다. 193cm 이하의 단신 선수 2명으로 팀을 꾸린 배경이다. 지난 시즌에도 네이트 밀러(187cm)-에릭 와이즈(193cm)라는 단신 조합을 선택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드래프트 현장에서 단신 선수 둘을 지명한 사례는 모비스가 처음이다. 큰 선수와 작은 선수를 지명하는 관례에서 벗어난 모비스, 과연 키에 대한 우려는 없었던 것일까. 유재학 감독은 “사실 장신을 뽑으러 왔는데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둘 다 장점이 많은 선수들이라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블레이클리, 모비스에서 다시 한번!

와이즈와 밀러는 모두 슛거리가 짧고 행동반경이 제한적이라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유재학 감독이 와이즈를 포기하고 센터 허버트 힐을 긴급히 영입했던 이유였다. 그러나 블레이클리와 리드는 ‘단신’이라도 경우가 조금 다르다. 모비스에 최적화된 외국 선수라는 평을 듣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그의 별명은 ‘미스터 에브리띵(Mr. Everything)’이었다. 별명 그대로 ‘못하는 것이 없는 선수’라는 의미다. 지난시즌, 대체선수로 모비스에서 11경기를 뛰는 동안 18.0점 9.8리바운드 5.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모비스는 7승 4패를 기록했다. 양동근과 이종현이 부상으로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성적이었다. 블레이클리는 국내 선수 진영에서 다소 부족한 속공 전개와 공격 전개를 맡을 수도 있고, 팔이 길어 장신 선수 수비에도 능하다. 현재 모비스는 유망주 이대성이 미국 프로농구 하부리그(G-리그) 도전을 선언하면서 가드 포지션에 공백이 생긴 상태다. 양동근 홀로 54경기를 치르기는 버거운 상황에서 블레이클리의 영리함과 다재다능함은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재학 감독은 “블레이클리가 우리와 함께 할 때가 경기력이 가장 좋았다”며 “같이 농구하면 ‘빠른 농구’가 가능하다. 리바운드도 강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블레이클리 역시 그런 모비스가 반갑다. 자기 장점을 가장 잘 살린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부터 함께 하게 돼서 좋다. 그리고 친구도 함께 하게 됐다”라며 기뻐했다.

마커스 블레이클리 & 애리조나 리드

‘심장’으로 농구하는 남자, 애리조나 리드

블레이클리가 말한 ‘친구’는 바로 애리조나 리드다. 2008년 대학 졸업 후 중동과 필리핀, 벨기에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해왔다. KBL은 이번이 처음이나, KBL 외국 선수 선발 기준이 장/단신으로 바뀐 뒤부터는 꾸준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리드는 잘 웃는 선수다. 실없다기보다는 긍정적이고 붙임성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블레이클리를 잘 알고 있다. 필리핀 리그에서 오래 만나왔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뛰는 동안 KBL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게 에이전트의 설명. 리드는 신장은 작지만 늘 골밑과 외곽에서 활약을 해왔다. 대학시절부터 장신 선수들을 수비하면서도 공격에서는 감독이 원하는 위치에서 제 몫을 했다. 리드에게 “키가 작은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 묻자 그는 “나는 이 역할에 대단히 익숙하다. 신장(Height)은 작아도 심장(Heart)은 크다”라며 자신만만해했다.

따라서 그는 유재학 감독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유재학 감독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다. 벨기에 리그에서 이 선수를 처음 봤는데, 파워포워드 역할도 잘했다. 두 선수의 조합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리드는 필리핀 리그에서 매 시즌 4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리바운드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돌파도 할 줄 알기에 양동근, 함지훈, 전준범 등의 기회도 잘 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두 선수는 신장은 작아도 지난 시즌 밀러-와이즈 조합에 비해 활동 반경이 넓고 영리하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기대된다. 팀의 주축 양동근 역시 새 조합의 탄생에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블레이클리와 리드가 필리핀에서 오래 경쟁한 덕분에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될 것이다. 드래프트 직후 두 선수를 만났을 때, ‘서로의 장점’을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리드는 “블레이클리의 장점은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는 “내가 슛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블레이클리가 패스만 잘해준다면 어시스트 기록을 많이 올려줄 자신이 있다. 도움 수비도 좋은 선수다”라고 덧붙였다. 블레이클리도 “애리조나는 점프슛이 장점인 선수다. 수비에서도 여러 포지션을 막을 줄 알기 때문에 팀 수비에서도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여기에 두 번째 시즌을 맞아 더 강해진 이종현이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 지난 시즌에는 개막 직전에 드래프트되었고 부상 때문에 합류가 늦었지만, 이번에는 착실히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아시아 컵에 출전하면서 실전 경험도 더 쌓았다.

이처럼 로스터에 젊음과 ‘역동성’을 더한 울산모비스가 2017-2018시즌에는 어떤 농구를 펼칠지, 어떤 모습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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