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DAI MOBIS

재미 찾아 떠나는 하루하루
“오, 해피!”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끝없이 꿈꾸고, 이루고, 즐기며 사는 밥장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도 용기 내어 마음껏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동한다.
취향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여행지의 설렘을 되살려줄 모자까지 장착한 그가 당신에게 묻는다.
“지금, 행복하십니까?”

윤진아(자유기고가)   사진 정우철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장석원은 왜 밥장이 되었나

누구든 그와 마주 앉아 킬킬대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일과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그림으로 먹고사는 밥장(Bab Chang)이다. ‘더 즐거운 인생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책상에 앉아 고민하는 대신, 밥장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신나는 일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밥은 영어 이름이고, 장은 성씨다. 엄마 말 잘 듣던 ‘모범생 장석원’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월급 많이 주는 대기업에 다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으로 변신했다.

“성능 좋은 프린터처럼 기계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무게중심도 늘 일이었는데, 그땐 그게 절대 바꿀 수 없는 명제인 줄 알았죠.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한 절 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하더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거든요.”

서른다섯에 회사를 나와 시작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삶은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렸다. 재밌으니까 신나서 그렸고, 그린 그림을 주변에 알리며 출판사도 열심히 찾아다녔다. 작은 일도 신나게 하다 보니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밥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이다.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고, 베스트셀러도 여러 권 출간했으며, 인터뷰와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재능기부도 신나서 한다. 전국, 아니 국내외 방방곡곡에 꿈과 재미를 전파하는 벽화를 그렸고, 술자리에서 나누는 밤의 인문학 강좌도 열었다. 권태로운 직장인이었던 그는 이제 즐거운 그림쟁이이자 존경받는 재능기부 대표 선수가 됐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재미가 재능이다

올여름도 누구보다도 뜨겁게 보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도서관이야기展’을 통해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놀게 하는 데 힘을 실었고, 세계 인도주의의 날 기념 토크 콘서트에 연사로도 참여했다. 항공사와 손잡고 ‘나만의 색깔로 떠나는 여행’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결핵 퇴치 기금 모금을 위해 해마다 발행하는 크리스마스 씰도 올해는 밥장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노트 브랜드 몰스킨과 협업해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스페셜 에디션도 10월쯤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엔 1년간의 통영 생활을 책으로 묶은 통영일기도 나온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제가 통영에 작은 집을 마련했어요. 친구와 반반씩 돈을 내 공동 명의로 사고, 누구에게나 믿는 구석은 필요하다는 뜻에서 ‘믿는구석통영’이라고 이름 붙였죠.”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어 행복하지만, 그것도 10년 넘어가니 조금씩 달라지게 마련이다. 긴 이력은 되레 촌스럽거나 ‘지금, 여기’에서 밀려나 꼰대가 되어간다는 증거가 되기 일쑤고 말이다.

그래서 밥장은 친구와 함께 믿는 구석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밥해 먹으며 좋아하는 걸 계속 찾아보고 있다. 느리지만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무게중심을 옮기는 중이다. 7월에는 천문학자 이명현, 천체사진가 황인준과 함께 별 이야기로 밤을 지새웠고, 8월엔 해양생물학자 황선도를 초대해펄떡펄떡 싱싱한 물고기 이야기도 나눴다. 여전히 바쁘지만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는 밥장은 “우물쭈물하지 말고 일단 부딪쳐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정해놓고 하나씩 이뤄보세요. 저는 10년쯤 전에 정말 편하고 좋은 업무용 의자를 사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그 의자를 가지면 제 삶이 더 나아질 것 같았거든요. 1년에 100권 책 읽기는 5년째 도전 중이고, 올봄엔 서재에 있는 모든 책을 기부했어요. 꾸준히 실천한다면 매년 100권의 책을 나눌 수 있겠죠?”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한 절 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하더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는 겁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쫄지 말고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자!

<HYUNDAI MOBIS> 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 즈음이면 그는 지구 반대편에서 신세계를 탐험하고 있을 듯하다. 8월 21일 부터 9월 30일까지 밥장은 허영만 만화가와 함께 40일간의 호주 횡단여행을 떠난다. 가슴 설레는 여행기는 밥장의 그림과 허영만의 만화로 기록될 예정이다.

그동안 밥장은 여행지에서 느낀 단상을 특별한 여행 다이어리로 만들어왔다. 여행 첫날의 날씨, 둘째 날 먹은 음식, 행인들의 표정 등을 기록한 소소한 그림일기다. 취향을 저격했던 과자 포장지부터 기차 티켓, 현지 식당 영수증까지 붙이니, 여행이 끝남과 동시에 한 권의 근사한 추억이 탄생했다. 짬뽕이 어느 나라 음식인지 알아보러 떠났던 한·중·일 짬뽕 투어, 호빵맨 열차 타고 간 시코쿠 우동 투어, 첫 번째 아프리카 남수단, 지난겨울을 따뜻하게 해준 멕시코 등등 다이어리 표지만 만져도 여행지의 풍광이 손끝을 타고 눈 앞에 펼쳐진다.

“사람들은 시간이 일렬로 쭉 간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삶이 풍성해지기도 단조로워 지기도 합니다. 뭔가를 정말 좋아하고 즐기면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져요. 저는 여행하고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여행 다니면서 돈도 벌 기회가 생겼죠.”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밥장에게 도전이란 이 악물고 감행하는 심오한 숙제가 아니라, 크고 작은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또 찾아나서는 것이다.“안 해봤던 일들을 자꾸 해보세요. 안 가본 길로 가보고, 늘 보던 사람들 말고 딴 세상 사람들과도 어울려보는 거죠. 어쩌면 두렵다는 건 그저 ‘아직 해보지 못했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처음엔 두려웠지만 혼자서 훌쩍 떠나는 여행도 재미있고,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나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코드가 맞는 멋진 여성과 수다 떠는 일은 말할 것도 없고요.(웃음)”

가슴 설레는 일을 찾아 후회 없이 부딪치다 보니 삶이 훨씬 즐거워졌다. 이미 그 기적을 체험한 그가 당신에게도 띄운 ‘더 즐거운 인생으로의 환승 티켓’을 기쁘게 받아주었으면 한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사람들은 시간이 일렬로 쭉간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삶이 풍성해지기도 단조로워지기도 합니다. 뭔가를 정말 좋아하고 즐기면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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