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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부른 몸의 병,
스트레스성 신체 질환

상담실에 오는 내담자들 중 몸의 문제를 먼저 꺼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몸이 아프기 시작한 원인을 찾다 보면, 어김없이 마음의 문제가 버티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갑작스러운 큰 스트레스가 몸에 나쁠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출근길 만원인 지하철 안, 늘 마주하는 상사의 따가운 눈초리, 밀린 업무 등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스트레스가 몸에는 훨씬 더 심각한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글 이지연 상담실장(현대모비스 힐링샘) 일러스트 날램

스트레스성 신체 질환

Case by Case

· A과장은 2주 전부터 얼굴이 화끈거리고 뒷목에 핏대가 서는 증상이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몸무게는 4kg이나 빠졌고 통근 버스에서는 평소 하지 않던 멀미까지 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평균 3시간 이상 잠을 잔 날이 없어 신경은 바짝 날이 선 느낌이고, 자려고 누우면 머릿속은 온통 업무 생각만 맴돈다.

· 적극적인 성격의 B사원은 신입사원답지 않게 많은 업무를 도맡아 해 팀의 귀염둥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계속 병원행이다. 지난겨울에는 갈비뼈가 부러져 폐를 찌르는 통에 응급실 신세를 졌고, 봄에는 대상포진으로, 다음에는 피부병으로 병원을 드나들었다. 신기한 것은 휴직하기로 결심하면서 이 모든 병이 거짓말인 양 사라졌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문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만병의 출발점이 스트레스라면 종착역은 신체 질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신체는 급성 스트레스와 싸우거나 도망갈 태세를 갖춤으로써 일시적으로 면역체계가 강화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정신적으로 무력해지고 몸은 방어 기능을 점진적으로 잃게 된다. 결과적으로 몸의 면역체계가 훼손됨으로써 많은 면역 관련 질환을 앓게 된다.

심리학계에서는 20세기 이후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명제가 화두이다. 특히 뇌 영상 촬영이 쉬워지면서 마음의 문제가 몸의 문제와 유사한 뇌의 활동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 예로 이별로 인해 상심한 사람들이 옛 애인의 사진을 보면 활성화된 뇌 부위가 뜨거운 커피에 데었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와 동일하다고 한다. 즉 몸의 일이건 마음의 일이건 뇌의 신호로 전달되는 아픔은 동일하다는 말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다. 몸의 문제는 마음의 문제로 마음의 문제는 또한 몸의 문제로 호환되기 쉽다.

마음의 문제를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자기 마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들은 감정을 억압하는 데 익숙해 자신의 감각과 감정에 잘 접근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사무실에 앉아 있다 보면 마치 수족관 안에 앉아 있는 느낌’이라거나 ‘세상과 자신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있는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감각자극이 자신에게 직통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두 번째는 마음의 어떤 부분을 돌보지 않는 사람들이다. 위 B사원의 경우, 열일을 벌여놓고 허덕이는 사람이다. 이런 경우 몸의 문제는 단순히 면역 관련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상담실에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삶의 균형은 물론 몸의 균형감도 깨어져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정형외과적인 문제도 여기에서 나타난다.

감정 일기와 운동으로 마음의 근력을 키워보자

마음의 문제를 몸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은 상담실 대신 병원부터 찾는다.
이런 사람이라면 몸과 마음의 문제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일이 필요하다.

바로잡습니다
지난 5월호 ‘비즈니스 심리학’ 칼럼의 기사 중 미국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을 앤더스 에릭슨으로
표기한 점 정정합니다. 독자와 필자께 혼선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감정 일기와 운동으로 마음의 근력을 키워보자

마음의 문제를 몸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은 상담실 대신 병원부터 찾는다. 이런 사람이라면 몸과 마음의 문제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먼저 ‘감정 일기’를 써보자. 감정 일기란 그날 있었던 나의 감정 상태에 주목하는 일기다. 마음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 어떤 상황에서 일어나는 나의 감정에 무엇이 있는지에 집중해보자. 이때 사건-감정-몸의 반응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억압적인 사람들은 자기 감정을 인식하는데 곤란한 경우가 많고 감정 단어도 빈약하다. ‘놀람, 당황, 분노, 부끄러움, 수치심, 죄책감, 억울함, 역겨움, 경멸’ 등 내가 경험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에 주목해보자. 그 당시의 나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덜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이런 작업은 스트레스를 몸의 반응으로만 표현하는 일차원적 경로에서 스트레스를 마음의 문제로도 풀어내는 다차원적 경로를 만드는 방법이다. 같은 맥락에서 호흡이나 명상을 통해 자기 감정과 감각에 귀 기울이는 훈련도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운동이다. 운동은 몸뿐 아니라 마음의 근력도 키워준다. 심한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도 마음의 치료보다는 잠깐 걷기 등을 통한 운동을 먼저 권유한다. 운동은 에너지를 일깨우는 좋은 활동이며 몸의 동력은 곧 마음의 동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어떤 운동이든 나에게 맞는 운동을 택하여 운동하는 동안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건강한 자신에게 몰두할 경로를 만들어보자.

모두 병 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시구는 아프다는 표현이 오히려 건강의 지표임을 역설적으로 말한다. 몸의 반응이든 마음의 반응이든 이것은 나에게 보내는 친절한 경보음이다.

단, 이 아픔의 근원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은 또 다른 치유의 경로를 여는 일임을 기억하자.

몸으로 앓는
마음의 병

신체 질환 자가 진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적 문제가 심리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간다. 지난 7일 동안다음 항목 때문에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를 평가해보자. 오른쪽에 있는 다섯 가지 대답 중 당신의 상태를 가장잘 나타낸 것에 체크하라.

24 이하 : 스트레스성 신체 질환이 거의 없는 사람

25~36 : 스트레스를 신체 질환으로
어느 정도 표현 하는 사람

37~48 : 스트레스를 신체 질환으로 표현하는
정도가 꽤 심한 사람

49~60 : 스트레스를 신체 질환으로 표현하는
정도가 극심한 사람

CHECK LIST

항목 전혀
없다
약간
있다
보면 좀
있다

심하다
아주
심하다
1. 머리가 아프다 1 2 3 4 5
2. 어지럽거나 현기증이 난다 1 2 3 4 5
3. 가슴이나 심장이 아프다 1 2 3 4 5
4. 허리가 아프다 1 2 3 4 5
5. 구역질이 나거나 게운다 1 2 3 4 5
6. 근육통 또는 신경통이 있다 1 2 3 4 5
7. 숨쉬기가 거북하다 1 2 3 4 5
8. 목이 화끈거리거나 찰 때(냉할 때)가 있다 1 2 3 4 5
9. 몸의 일부가 저리거나 찌릿찌릿하다 1 2 3 4 5
10. 목에 무슨 덩어리가 걸린 것 같다 1 2 3 4 5
11. 몸의 어느 부위가 힘이 없다 1 2 3 4 5
12. 팔다리가 묵직하다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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