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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관계를 깨는 거대한 바위
고부·장서갈등

시대가 변해도 예나 지금이나 결혼 후 부부 관계를 깨는 거대한 바위는 ‘고부갈등’이다. 대부분 아내가 남편에게 ‘내 편이 아니고 어머니 편이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사건들이 있는데
많은 아내들이 그때 바위에 계란이 깨져나가는 듯한 감정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육아와 교육이 시댁보다 친정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장서갈등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사위와 장모의 갈등으로 인해 가정의 평화가 위태로운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글 김숙기 원장(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한국가족부모교육협회 이사장)

자식의 삶을 진두지휘하고 싶은 어머니들

자식의 삶을 진두지휘하고 싶은 어머니들

우리나라의 부모, 특히 어머니들은 자신의 인생을 살기보다는 자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다. 자식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 희생으로 인해, 자식의 성공이 본인 인생의 성적표라고 생각하며 ‘자식 위주’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런 부모들은 자녀가 장성해 결혼을 해도 여전히 자식의 삶을 진두지휘하고 싶어 한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는 성장 과정에서 그랬듯이 결혼생활을 할 때에도 돌봐줘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편과의 관계보다는 자식 때문에 참고 살아온 어머니일 경우,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인 경우는 더 심하다.

남편보다 아들을 심리적으로 가깝게 여기는 시어머니의 머릿속에는 고생하며 키운 귀한 자식을 통째로 빼앗아가려는 며느리에 대한 보상심리가 깔려 있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나도 이제 좀 받아보자” 또는 “나는 더한 것도 참고 살았다. 넌 너무 편하게 살고 있구나”, “착한 내 아들 만난 것을 고맙게 생각해라”, “내 아들 좀 감싸주면 안 되겠니?”로 나타난다. 장모의 입장에서도 처음에는 사위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모아졌다가, 사위와 함께 생활하거나 딸의 결혼 생활의 속내를 알게 되면 우려감과 불안감이 커진다. 딸에 대한 애정만큼 사위에 대한 분노가 깊어지고 내딸을 고생시키는 사위를 용서할 수 없다. ‘딸만큼은 나처럼 힘들게 살면 안된다’, ‘내 딸이 나처럼 평생 참고 살면 안 되니 초기에 나쁜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의욕이 넘쳐나는 것이다

고부 · 장서갈등에 대처하는 법

고부갈등이나 장서갈등을 겪는 집안을 보면 어머니들의 공통적인 표현 방식이 있다. 며느리나 사위에게 지나친 간섭과 잔소리를 하거나 다른 집 며느리나 사위와 비교하기, 내 자식 칭찬, 더 좋은 조건의 며느리나 사위를 볼 수 있었다는 한탄, 사돈집 무시 및 자기 집안 과시 등이 그것이다.

초반에는 말 그대로 고부, 장서 관계가 발단이지만 이런 표현 방식으로 인해 시댁, 처가와의
갈등 사이에 낀 남편이나 아내는 큰 상처를 받는다. 그렇다고 한 평생 자식만 보고 살아온
부모님을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결국 어머니들을 바꾸기보다는 부부가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고부 혹은 장서갈등을 겪고 있다면 다음 세 가지를
숙지하자.

첫째, 결혼은 부모와 분리하여 독립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을 뜻한다. 부모로부터 최대한
심리적, 경제적, 공간적인 독립을 해야 한다.
경제적 · 공간적인 독립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부모와 분리되지 않으면 독립적인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며 부모 또한 마찬가지로 자녀를 놓아주지 않는다. 둘째, 부부 중심, 남편과 아내에 초점을
맞추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상황에서 자신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남편과
아내라는 사실을 깨닫고 배우자를 최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배우자가 자신의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할 때에는 ‘존중과 지지’ 그리고 ‘공감’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 부부가 상의하여 며느리와 사위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고부 또는 장서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선이 필요하다. 지나친 요구 또는 배려에 무조건 응하는 자세보다는 어느 정도의 선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미리 그 선을 합의하는 것이 좋다.

결국 부모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하고 부부 중심의 삶을 사는 것, 갈등의 중간에 있는 배우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부, 장서 문제는 갈등을 겪고 있는 당사자(시어머니와 며느리, 장모와 사위)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가 함께 풀어가야 할 해결 과제임을 잊지 말자.

고부 · 장서갈등에 대처하는 법

고부갈등 시 남편의 역할

1. 아내의 감정을 충분히 받아주고 공감하며 아내 의견을 존중한다.
옳고 그름에 대한 잣대나 평가의 자세를 내려놓는다.
2. 며느리로 인정받기보다 행복한 아내로 사는 것이 먼저다.
아내에게 ‘내 편’이라는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나에겐 당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라.
3. 어머니에게 아내의 말을 전하지 않는다.
어머니 앞에서 아내를 보호할 때는 남편이 아닌 아들 입장에서 표현한다. “집사람이 그러는데~”, “이 사람이 상처받았대” 등은 금물이다.
“저는 이렇게 했으면 해요”, “제가 싫어요”, “제가 속상해요” 등으로 바꿔 말한다.
4. 부모님 앞에서 아내의 부정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장서갈등 시 아내의 역할

1.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부부 싸움한 이야기를 시시콜콜 친정엄마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2. 부모님 앞에서 남편을 충분히 칭찬해주고 인정해준다.
특히 집안일을 도와줬을 때는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엄마에게 의존했던 가정일을 남편과 분담하면서 자연스럽게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한다.
3.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친밀감을 확보한다.
남자들은 장서갈등이 있어도 아내에게 잘 드러내지 않는 특징이 있으니 남편의 마음을 잘 관찰한다.
4. 집안에서 남편의 자리, 아빠의 자리를 만들어준다.
육아의 역할을 분담하여 남편이 자녀와 친밀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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