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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폭풍 성장, 의미 있는 변화와
소중한 경험

U L S A N M O B I S
P H O E B U S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2016년 10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만세를 외쳤다.
애프터스쿨 리지의 도움으로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은 단상에 올라 주저 없이 그 이름을 외쳤다. “이종현!”

글 김진성 기자(마이데일리)

이종현

이종현 몸 만들기 프로젝트 성공

8분의 1 확률을 뚫고, 모비스와 이종현이 인연을 맺었다. 유재학 감독의 ‘만세’에는 이종현이 모비스의 미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경복고, 고려대 시절부터 한국 농구 15년을 책임질 특급 빅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 감독의 기대처럼 이종현은 데뷔 첫 시즌부터 폭풍 성장했다.
이종현의 역사적인 KBL 데뷔전은 2017년 1월 25일 삼성과의 홈 경기였다. 이미 시즌의 절반 이상을 출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도 놓쳤다. 이 역시 유 감독과 구단의 과감한 선택이었다. 이종현은 고려대 시절부터 발등 부상을 앓았다. 그 후 모비스에 입단해 정밀검진을 받았다. 의외로 상태가 심각했다. 구단과 유 감독은 이종현을 무리하게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다. 발등뿐 아니라 몸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종현은 약 3개월간 재활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철저히 몸을 만들었다. 신인왕을 놓쳤지만, 이종현은 프로에서 뛸 수 있는 건강한 몸을 회복했다. 어차피 올 시즌 활약보다 10~15년 미래가 훨씬 더 중요하다.
구단의 선택은 현명했다. 이종현은 데뷔전에서 2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이후 점점 경기 내용이 좋아졌다. 단숨에 모비스 전력의 중심으로자리매김했다. 이종현 본인의 센스 그리고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정규 시즌 이후 6강, 4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소중한 경험까지 쌓았다.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유 감독은 이종현에게 다이어트를 지시했다. 이종현은 데뷔전을 준비하면서 약 7~8kg가량 감량했다. 대학 시절 ‘벌크업’을 위해 무리하게 증량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지방이 늘어났고, 근력이 크게 보강되지 않았다는 게 유 감독의 결론이다. 결국 유 감독은 “종현이에게 앞으로도 무리하게 벌크업을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농구선수 출신 부친 이준호 씨처럼, 이종현 역시 선천적으로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 아니다. 그렇다면 자신에 맞는 체격 상태에서 최적의 경기력을 뽐내는 게 중요하다.

모비스 전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모비스 전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건강을 회복하고 살을 빼면서, 외곽 수비가 어느 정도 되기 시작했다. 공격자가 스크린을 걸때 빅맨이 원활하게 외곽까지 견제할 수 있는 건 수비하는 팀으로선 엄청난 도움이다. 이종현은 외곽으로 원활하게 스위치 디펜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모비스 특유의 단단한 디펜스에 녹았다. 사실 수비 재능은 엄청나다. 205cm의 높이를 지녔다. 탁월한 블록 센스를 보유했다.
앞에서 네이트 밀러의 손질에, 뒤에서 이종현의 블록까지. 이종현은 세로 수비뿐 아니라 포스트업 수비력도 빠르게 끌어올렸다. 단숨에 KBL 빅맨들 사이에서 무서운 수비수로 떠올랐다. 모비스를 상대하는 팀들 사이에서 골 밑 공격이 두렵다는 말이 나왔다.이종현의 수비 센스가 가장 빛난 건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유 감독은 이종현에게 동부 간판 빅맨 로드 벤슨 수비를 맡겼다. 벤슨은포스트업 이후 오른쪽으로 돌아서 슛을 하는 습관이 있다. 대부분 빅맨이 벤슨처럼 한쪽 방향으로 도는 걸 선호한다. 그러나 벤슨의 오른쪽 공격은 빈도가 더 높았다.
이종현은 벤슨의 왼쪽을 열어주고, 좋아하는 오른쪽을 철저히 막으면서 벤슨의 위력을반감시켰다. 물론 벤슨은 6강 플레이오프 내내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터프샷을 많이 던졌다. 체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었다. 결국 모비스는 동부의 높이를 제어하면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종현이 모비스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유 감독은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도 “종현이가 오세근이나 사이먼을 맡는 건 좋은 경험이다”라고 했다. 이종현은 1차전에서 주로 오세근과 매치업됐다. 오세근은 포스트업과 중거리슛, 2대2 마무리 능력에 블록과 패스능력, 속공 가담까지 좋다. 한마디로 이종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종현도 선전했다. 오세근이 사이먼과 연계 플레이를 해내며 모비스의 골 밑을 두드렸고, 허버트 힐의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고군분투했다. 한 팀을 집중적으로 상대하는 6강 플레이오프, 4강 플레이오프는 정규 시즌과는 다르다. 세밀한 분석과 날카로운 대응을 주고받는 무대다.
이종현은 그 무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또 하나, 이종현은 함지훈이나 허버트 힐과 함께 뛰면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유 감독은 “기회가 생기면 거리가 멀어도 슛을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슛없는 빅맨은 빅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종현은 대학 시절보다 중거리슛 능력이 좋아졌다. 아직 수비만큼 공격 기술이 날카롭지는 않다. 그래도 슛을 던지는 타이밍과 밸런스는 기대 이상으로 좋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장기적으로는 포스트업 공격 기술을 익혀 수비력과 공격력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데뷔 첫 시즌, 그것도 시즌 중반에 데뷔한 신인이 이 정도로 자리 잡은 것만 해도 기대 이상이다. 비록 신인왕을 놓쳤지만, 이종현은 올 시즌 향후 10~15년간 롱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왜 이종현이 모비스의 보물인지 입증되는 2016-2017시즌이다. 모비스 구단 관계자들, 팬들이 리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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