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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홍콩 · 대만
중화권의 독특한자동차 이야기

세계 1위의 인구와 자동차 생산 및 내수 시장 규모 1위, 세계 2위의 GDP, 세계 4위의 면적을 가진 나라.
미국에 이어 실질적인 2위의 강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우리는 아직 중국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한다.
지금은 잠시 우리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우리 역사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 그들의 자동차 문화와 대만,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의 자동차를 살펴보자.

글 박지훈 편집장(월간 자동차생활)

중화권의 독특한자동차 이야기

‘천지개벽’은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다. 예전의 중공(中共)은 철(鐵)의 장막을 친 소련(蘇聯)과 함께 죽(竹)의 장막 속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했던 중국이 지난 30여 년 동안 기록적인 경제 성장을 이뤄, 이제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으니 그야말로 천지개벽이라 할 만하다.상하이와 광저우, 선전 등의 대도시에는 높은 건물들이 하늘을 찌를 듯 빼곡히 들어차 있고, 인민복 대신 화려한 옷을 입은 중국인들의 모습에서는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10~20년 전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탔던 그들은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소비층이 되었고, 자전거와 인력거, 오토바이가 한가롭게 달렸던 도로에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붐빈다.

1 중국적인 조형물을 세운 도로의 모습 2 승용차와 전기버스,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공존하는 도로

1 중국적인 조형물을 세운 도로의 모습
2 승용차와 전기버스,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공존하는 도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중국에서는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 및 판매 대수는 이미 북미는 물론 유럽 전체보다도 많다.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팔리는 차는 폭스바겐. 1980년대 말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한 덕분에 특히 영업용 택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자국 회사들과 합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냥 시장을 내주는 게 아니라 합작을 통해 외국 기술을 습득하려는 전략이다. 미국 업체 중에서는 GM과 포드가 강세인데 특히 GM 내 뷰익의 인기가 높다.
현대와 기아차도 선전하고 있다. 엘란트라(아반떼)는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 대수에서 상위를 기록한다. 일본 차 회사들도 선전하고 있지만 이따금 일본과의 관계가 냉각되면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일본 차 회사들은 중국 전용 로고를 붙이기도 한다.
중국 자생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에 오토바이를 만들었던 곳이 지금은 수만 혹은 수십만 대의 차를 찍어내는 경우도 흔하다. 이들은 해외 차들을 노골적으로 모방해 빈축을 사기도 하는데, 예전보다 수는 줄었지만 지금도 그런 차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차들도 풍부한 내수 시장의 힘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아직 자국의 거대 시장 때문에 수출에 눈길을 돌리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수출에 나선다면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상용차의 경우 이미 아시아나 남미 같은 곳에서 활발하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차는 부를 과시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중적인 차를 타고 있지만 이러한 성향 때문에 크고 고급스러운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또한 해외 시장에는 없는 중국 특화 모델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일반 모델의 휠베이스를 키운 차나 아예 중국 시장 전용으로 겉모습을 좀 더 화려하게 바꾼 차들이 많다. 차를 이용한 허세는 결혼할 때에도 드러난다. 보통 결혼식 전에 신랑과 친구들이 신부 집으로 인사를 가는데, 이때 적게는 5~6대, 많게는 10~20대의 고급 차들이 떼를 지어 달린다. 좋은 집과 좋은 차 그리고 2명 이상의 자녀는 중국에서 부를 과시하는 좋은 수단이다.

3 여전히 오토바이가 많지만 점차 도심에서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4 화려하게 장식한 결혼식 웨딩카. 수많은 고급차를 동원해 부를 과시한다. 5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위한 중국형 현대 엑센트 6 도심에서는 하루 종일 정체가 이어진다.

3 여전히 오토바이가 많지만 점차 도심에서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4 화려하게 장식한 결혼식 웨딩카. 수많은 고급차를 동원해 부를 과시한다.
5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위한 중국형 현대 엑센트
6 도심에서는 하루 종일 정체가 이어진다.

늘어난 차들로 인한 폐해

차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한 폐해는 대도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차들이 넘쳐 하루 종일 교통 체증에 시달리기 일쑤이고 주차 시설도 부족해 아무 곳에나 세워두는 차들이 많다. 교통사고율도 높다. 교통사고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가 2000년대 10만 명 이상에서 2010년대 수만 명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국 운전자들은 보통 양쪽 차선을 걸치고 달리거나 끼어들기를 하면서도 방향지시등은 거의 켜지 않는다. 길이 막히면 중앙선을 넘거나 인도로 달리기도 하고 고속도로에서도 차가 막히면 갓길로 달린다. 밤에는 마주 오는 차가 있든 없든 항상 상향등을 켠다.반면 대단히 관용적인 면도 있으니, 도로를 거꾸로 역주행하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고 비켜 가거나 기다려준다. 또 중국인들은 카메라나 공안(경찰)이 있는 곳에서는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편이다. 중국의 벌점제도가 대단히 엄격하기 때문인데, 신호위반에 벌점 6점을 부여하며 벌점이 12점이면 면허가 취소된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차들로 인해 도심 거주자들의 자동차 신규 등록을 제한하거나 외부 차들의 시내 진입을 제한하는 대도시들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보호가 강화되어 2012년 칭다오를 시작으로 지금은 대다수의 대도시들이 10년 이상 된 차들의 도심 진입을 제한한다. 때문에 요즘에는 도심에서 전기차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미국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기존의 차로는 선진국을 추월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BYD에서는 이미 전기택시와 전기버스를 개발해 여러 도시에서 운행 중이다.

고속도로의 확장과 또 다른 교통혁명

자동차의 보급과 내륙의 개발로 인해 중국에서는 매년 새로운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고속도로의 스케일이 남달라 고속도로를 한번 타고 인접 대도시까지 가려면 편도 1,000km가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런 장거리를 달리는 차는 승용차보다는 화물차나 버스가 많다. 장거리를 오가는 버스들은 10~20시간씩 달리는 경우가 많아 운전기사 2명이 교대로 운전을 하며, 버스에 올라 탈 때에는 신발을 벗고 비닐봉지에 담아 승객이 보관해야 한다. 버스 실내 이층에는 침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행정구역이 바뀔 때에는 검문을 하기도 하는데, 때로는 승객이 모두 내려 검색대를 지나야 한다. 새벽 시간이라도 예외는 아닌데 자국민들은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장거리를 오갈 때 버스보다 철도가 더 인기 있다. 땅덩어리가 넓지만 전국 어디나 갈 수 있을 정도로 철도망이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철도의 발전은 눈부시다. 우리나라(2004년)보다 늦은 2008년에 처음 깔았지만 현재 길이가 2만 km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3만 6,000km에 다다를 전망이다. 지금도 60%가 넘지만 3년 후면 전 세계 고속철도의 90%가 중국에 깔리게 되는 것이다.중국은 일본과 독일, 프랑스의 고속철도 회사와 모두 기술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3개국의 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은 중국이 유일하다. 시장을 내주는 대신 기술을 받아들였고 여기에 풍부한 운용 능력이 더해져 중국은 이제 세계 최고의 고속철도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형태는 비단 고속철도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이미 중국은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을 자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중국으로 끌어들였다.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자동차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고속철도 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말이다.

7 중국은 불과 10년도 안 되어 세계 최고의 고속철도 기술과 운용 능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8 고속도로를 오가는 화물차들. 과적이 일상이다. 9 장거리를 오가는 침대버스. 운전기사 2명이 교대로 운전한다.

7 중국은 불과 10년도 안 되어 세계 최고의 고속철도 기술과 운용 능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8 고속도로를 오가는 화물차들. 과적이 일상이다.
9 장거리를 오가는 침대버스. 운전기사 2명이 교대로 운전한다.

버스와 지하철, 트램이 어우러진
홍콩의 교통문화

홍콩은 땅덩어리가 서울의 1.8배 정도에 그치지만 700여 만 명 이상이 살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홍콩섬 북단과 카오룽 반도에 몰려 있어 체감하는 인구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때문에 도심에서는 버스나 지하철, 트램 등이 주요 교통수단이며, 2층 버스와 토요타 크라운 택시 전용 모델들이 많다. 차들은 영국령의 영향으로 중국 본토와 달리 오른쪽에 운전대가 달렸다. 자유무역 도시답게 일반 수출입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없으나 사치품에는 물품세 성격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전 세계에서 부가가치세와 와인세가 없는 유일한 곳이지만 자동차를 소유하려면 차 값에 최소 40%, 비싼 차는 차량 가격에 버금가는 액수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대중차 시장에서는 일본 차가 많은 편이지만 전 세계의 다양한 수입 차들이 판매되며 특히 최고급 차의 판매율도 높다. 최근에는 테슬라 등의 전기차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고급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롤스로이스에 있어 홍콩은 매우 각별한 시장이다. 홍콩의 고급 호텔 페닌슐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대의 롤스로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홍콩의 한 기업가가 새로운 호텔에 쓸 30대의 롤스로이스를 주문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중동의 두바이도 흉내 내지 못할 규모다. 그가 주문한 30대의 차들은 빨간색 전용 컬러와 개별 인테리어로 꾸며졌고, 이들 중 2대는 차량 내외부에 순금과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특별 제작됐다.

10 전기로 운행되는 도심의 2층 트램 11 택시는 대부분 토요타 크라운 택시 전용 모델이다. 12 2층 버스와 전기로 운행되는 트램, 전철은 홍콩에서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10 전기로 운행되는 도심의 2층 트램
11 택시는 대부분 토요타 크라운 택시 전용 모델이다.
12 2층 버스와 전기로 운행되는 트램, 전철은 홍콩에서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13 대만은 자국차가 2/3, 수입차가 1/3로 내수 시장 규모는 30만~40만 대다.

13 대만은 자국차가 2/3, 수입차가 1/3로 내수 시장 규모는 30만~40만 대다.

대만의 자동차 이야기

대만(타이완)은 휴대폰 제조회사 HTC, 컴퓨터 제조회사 에이서와 아수스, 자전거 제조회사 자이언트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많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에서는 큰 브랜드가 없다(그나마 부품산업의 규모는 큰 편). 내수 시장의 규모는 30만~40만 대로, 자국차가 2/3, 수입차가 1/3 정도를 차지한다. 대만에는 유롱자동차(裕隆汽車)란 자국 메이커가 있다. 1953년 유롱기계를 설립한 후 1956년 지프차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이후 1960년부터 일본 닛산과의 제휴를 통해 내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1969년에는 또 다른 완성차업체 중화자동차(中華汽車)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일본 미쓰비시와 합작해 경상용차와 밴 등 상용차 시장을 장악했다. 유롱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08년 프리미엄 브랜드인 럭스젠(LUXGEN)과 2009년 저가모델 브랜드인 투비(tobe)를 더했다. 럭스젠은 현재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지만 투비는 처음 투입한 신차 엠카의 실패로 사실상 좌초됐다. 엠카는 사실상 중국 지리자동차의 펜더(熊猫)로, 대만에서 처음 팔리는 중국제 승용차로 관심을 모았으나 품질과 내구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기 못해 판매를 접었다. 대만을 대표하는 모터쇼로 타이베이오토쇼가 있다. 서울모터쇼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해외 여러 자동차 브랜드가 참가하며, 신차들을 전시만 하지 않고 즉석에서 구입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모터쇼를 얘기할 땐 쇼걸(SG)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도 모터쇼 도우미들이 인기 있지만 대만 쇼걸의 위상은 우리네보다 훨씬 높다. 잡지나 방송 등에서 활약하는 슈퍼모델이 많으며, 연예인급의 모델이 모터쇼 행사 기간 중 매일 쇼걸로 나온다. 일례로 지난 2014년 현대자동차 부스에서는 당시 떠오르는 신예 장징람(張景嵐)이 쇼걸로 나왔는데, 덕분에 모터쇼 기간 중 현대자동차 부스는 언제나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4 2014년 타이베이오토쇼에 몰린 엄청난 관람객들. 인기 쇼걸 장징람 때문이었다. 15 유롱의 럭셔리 브랜드 럭스젠의 5 세단

14 2014년 타이베이오토쇼에 몰린 엄청난 관람객들. 인기 쇼걸 장징람 때문이었다.
15 유롱의 럭셔리 브랜드 럭스젠의 5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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