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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지향이 낳은 흑백논리
‘완벽주의’의 함정

어떤 일을 하든 최고의 성과를 지향하는 이들이 있다.겉보기엔 화려하나 물속에서는 발버둥치는 백조과의 완벽주의자들이다.
이들은 결과에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 특히 완벽주의 상사 밑에서 일하는 부하직원들은 상사의완벽한 기준을 맞추어야 한다는 부담에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자신과 타인을 피폐하게 만드는 완벽주의,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글 이지연 상담실장(모비스 힐링샘) 일러스트 날램

성과 지향이 낳은 흑백논리 ‘완벽주의’의 함정

Case by Case

· 남보다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면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점이 없는 A씨. 그녀는 집 앞 슈퍼에 가더라도 완벽한 메이크업을 해야만 마음이 놓인다.

· 매주 진행하는 팀 내부 회의에도 다른 사람의 3배 이상을 준비하는 B과장. 팀의 에이스인 만큼 남보다 더 많이 더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여유가 없다.

· 각 본부에서 중간 점검을 하고 올라온 서류지만,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은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C부장. 철저하게 재검하며 오자, 띄어쓰기, 줄 간격 고치기를 반복하며 서류를다섯 번 이상 수정한 뒤 결재 사인을 한다.

완벽을 추구한 결과 ‘일과 일상생활의 불균형’

꼼꼼함을 넘어서 강박적이라고 불리는 이들을 굳이 ‘완벽주의’라고 이름 붙이는 이유는 남들이 쉽게 넘보지 못하는 성과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완벽주의’에 대해선 아직까지 합의된 공식적인 정의나 진단 기준이 없다. 학자들마다 조금씩 정의가 다르나, 완벽주의의 본질은 ‘자기 또는 타인에게 과도하게 높은 기준을 세워, 강박적으로 밀어붙이며 생산성과 성취에 기반하여 가치를 평가하는 사람’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일과 성과를 절대적으로 중시하다 보니, 이들의 삶은 온통 일로 잠식된다.
이들은 성과를 통해 자기 가치를 평가받으려고 자신을 혹사시키고 타인도 자기 기준에 맞추어 혹독하게 조련시킨다. 이런 완벽주의자들은 100점만을 추구한다. 100점이 아니면 점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분법적인 논리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완벽주의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란 불가능하다. 이들은 자기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타인을 비판할 뿐 아니라, 본인들의 완벽을 증명하기 위해 앞에 선 사람들을 한없이 작게 만들기도 한다.
완벽주의적인 상사 밑에서 일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하직원들은 상사의 완벽한 기준을 맞추어야 한다는 부담에 고통받는다. 특히 자신의 판단이 보잘것없는 것으로 폄하되니, 오직 상사의 기대와 기준에만 맞추어 조정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꼭두각시처럼 일하면 부하직원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훼손돼 일에 대한 회의나 불성실감을 갖는 부작용이 따른다. 그렇다면 이런 심리는 왜 생기는 것일까? 완벽주의는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완벽해야 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사실 완벽주의의 동력은 ‘불안’이며, 더 정확하게는 ‘부정적 평가에 대한 염려’이다. 거꾸로 말하면 완벽해지려는 것은 ‘타인에게 수용받기 위해 자신의 결함을 애써 감추려 안달하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작은 흠도 용납하지 않고 실수할까봐 확인에 확인을거듭한다. 또한 이들은 기한보다는 자기 기준이 중요하므로,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 일을 지연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행동은 확인과 지연 행동이다. 부하직원의 입장에서는생산성과 무관한 확인 작업을 끝도 없이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나를 칭찬하고 조금 덜 잘하고 틈새 여유를 주자

완벽주의자들은 스스로 정한 높은 기준에 맞추느라 자신을 돌보기는커녕 학대를 하기 쉽다. 그러다 보니 마음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외면하고, 자신의 감정과 감각과는 완벽한 벽을 치고 산다.

나를 칭찬하고 조금 덜 잘하고 틈새 여유를 주자

완벽주의자들은 스스로 정한 높은 기준에 맞추느라 자신을 돌보기는커녕 학대를 하기 쉽다. 그러다 보니 마음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외면하고, 자신의 감정과 감각과는 완벽한 벽을 치고 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들이 완벽주의에서 놓여날 수 있을까?
먼저 100점 이외의 점수도 점수임을 깨달아야 한다. 100점이아니면 모두 0점이라고 생각하는 흑백논리를 내려놓고 80점 역시 의미 있는 점수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100점이건 80점이건 일의 성과에 관계없이 나를 칭찬 하는 연습을 하자. ‘성과를 올린 나’가 아니라, ‘열심히 한 나’에 초점을 맞추어 칭찬하자. ‘오늘 하루도 열심히 했어, 이정도로 충분해’라며 스스로를 지지해 주자.
그 다음에는 조금 덜 잘해보자는 목표치를 부여하자. 100 점 만점에 120점을 목표로 했던 나에게 70점의 목표치를 주는 것이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중요도 순위에 맞게 시간을 배분한다. 완성도가 아니라 시간에 맞추어 업무를 마치는 연습을 통해 120점보다는 70점에 맞추는 연습을 하자. 그리고 나머지 30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쓴다. 하루 종일 격전지에서 사생결단 전투를 벌인 당신의 마음에 쉴 틈을 주는 것이다. 여유를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루 일과 중 짬을낸 산책도 좋고 아침, 점심, 저녁 시간 잠깐의 명상도 좋다. 외부의 시선에 시달리지 않고 오롯이 나의 감정과 감각에만 집중하면 일에 대한 강박과 심리적 스트레스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완벽주의에서 놓여나기 위해서는 그간 습관적으로 자신을 지배했던 ‘~해야 한다’는 당위적 논리를 버려야 한다. 일의 성과만이 나의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버리고, 작은 실수를 확대 해석하지 않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결국 자신의 가치는 ‘완벽한 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나’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 당신은 완벽주의에서 놓여날 수 있다.

자신과 타인을
피폐하게 만드는
완벽주의 성향

“김 대리가 쓰는 보고서는 완벽해, 손댈 데가 없어.”라는
칭찬은 완벽주의자들을더 강한 완벽주의의 덫에 걸려
들게 한다. 이들은 자기 향상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지만
현실에서 ‘완벽’이란 불가능하기에 결국 좌절과 실망,
불안을 낳게 된다. 다음 자가 진단을 통해 완벽주의 성향
을 점검해보자.

“O”의 개수가
7개 이상 : 매우 완벽주의적인 성향이다.
5~6개 이상 :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다.
4개 : 성취에 대한 기준이 높다.

인용 출처_한국 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2015)

완벽주의 체크 리스 트 (O X 로 답하세요 )

1. 나는 내 기대에 못 미칠까 봐 걱정을 한다.

2. 내가 성취한 것이 만족스럽지 않다.

3. 내가 최선을 다했더라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4. 나는 좀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일을 끝낸 뒤에도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5. 나는 내 기준만큼 성과를 낸 적이 없다.

6. 나는 최선을 다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7. 매사에 잘하지 못하면 한 인간으로서 실패한 것이다.

8. 일상에서 부분적으로 실패하는 것은 완전히 실패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9. 내가 다른 사람만큼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뒤떨어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10. 내가 하는 일에서 최고가 아니면, 사람들이 나를 형편없게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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