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DAI MOBIS

위기관리와 극복의 정수를 보여준
울산 모비스 피버스

U L S A N M O B I S
P H O E B U S

2016-2017 시즌 첫 경기에서 양동근은 손에 골절을 입었다.
모비스가 신인 1순위로 지명한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은 오른발 피로 골절로 데뷔 날짜를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마저 시즌 4번째 경기 만에 햄스트링을 다쳤다.
유재학 감독은 2004년 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이래 올 시즌처럼 힘겨웠던 시즌 출발은없었다고 말했다.

글과 사진 박세운 기자(CBS)

부상의 아픔 딛고 코트 위를 펄펄 날다

기대주들의 부상 잇따랐던 시즌 초기

2016-2017 시즌 가장 주목받은 뉴스는 울산 모비스의 ‘캡틴’ 양동근의 부상 소식이었다. 수개월 동안 준비해 설레는 마음으로 출전한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 이후 모비스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4연패를 당했고, 시즌 첫 6경기에서는 1승 5패에 그쳤다. 이종현은 오른팔 피로 골절로 데뷔가 미뤄졌고, 기대를 모았던 단신 선수 네이트 밀러도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명문 구단은 위기관리 능력이 다르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 옥석을잘 가려낸다는 평가를 받았던 모비스 구단 프런트는
양동근과 밀러의 빈자리를 한꺼번에 메울 카드를 단기간에 찾아냈다.
마커스블레이클리였다. 블레이클리는 단신 외국인 선수이지만 골밑 공격과
수비에 능하다. 또 공을 다루는 기술과 코트를 보는 시야가 좋아 포인트
가드의 역할도 한다. 양동근과 밀러의 공백을채울 적임자였다.
모비스는
블레이클리가 대체 선수 임무를 마치고 팀을 떠나기 전까지 7승 4패를
기록 하며 반등(反騰)에 성공했다. 1할을 밑돌던 팀 승률이 12월 중순
5할대로 올라섰다. 모비스의 부활은 순위 경쟁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다수의 농구 관계자들은 “모비스가 양동근 없이 이 정도로선전할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위기 대처의 열쇠는 시스템의 힘

시스템의 힘이었다. 양동근이 빠져 팀 전력에 구멍이 생겼지만 모비스 특유의 유기적인 농구에 적응된 선수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했다.
평소 수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모비스의 팀 컬러도 한몫했다. 공격은 재능의 싸움이고 수비는 열정의 싸움이다. 상대보다 한 골 더 넣어야 이기는 게
농구이지만 한 골을 덜 내줘도 이기는 게 농구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 발 더 뛰겠다는 선수들의 자세에 모비스의 수비는 변함없이 탄탄했다.
2010년 프로농구 통합 MVP 함지훈은 양동근이 복귀한 1월 초까지 평균 12.0점, 6.3리 바운드, 5.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파워포워드로서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도맡았다. 또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찰스 로드가 리그 최정상급 센터로 위용을 떨치면서 모비스에 큰 힘을 실어줬다. 특급 신인 이종현이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인 1월 말 팀에 합류하면서 모비스의 전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모비스는 올스타전이 끝난 뒤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해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런데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 챔피언에 오르는 등 외곽 슈터로서 한 단계 발전한 전준범이 시즌 막판 4주 진단의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또 주득점원 역할을 했던 로드는 다소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퇴출당했다. 모비스는 에릭 와이즈와 밀러, 신장이 193cm가 안 되는 두 외국인 선수 체제로 버텨야 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또 한 번 위기를 이겨냈다.
때마침 천군만마가 등장한 것이다. 군 복무를 마친 이대성이 합류했다. 유재학 감독은 “국군체육부대에서 이 정도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돌아온 선수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준비된 선수는 중용(重用)받는다는 것을 알기에 이대성은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양동근을 돕는 포인트 가드이자 외곽 해결사로서 시즌 막판,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모비스는 장신 센터 허버트 힐을 영입해 포스트 시즌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단기전에 강한 모비스 특유의 DNA

모비스는 전문가들이 꼽는 우승 후보는 아니다.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고양 오리온, 서울 삼성이 더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우승 후보 팀들이 가장 경계하는 상대,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만나기 싫어하는 상대가 바로 모비스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모비스는 마침내 막강한 경쟁력을 회복했다. 데뷔하자마자 블록슛 랭킹 1위에 오른 이종현의 등장과 힐의 가세로 높이가 단단해졌다. 양동근은 건강하고 함지훈은 건재하다. 이대성과 전준범이 버티는 외곽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둘째, 모비스는 단기전에 강한 DNA를 보유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의 전술과 경기 중 상황 대처 능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정상이다. 또 양동근을 비롯한 모비스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마지막으로, 모비스는 시즌 내내 위기를 극복해냈다. 비 온 뒤 땅은 더 단단해지는 법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장담하기 어려웠던 시즌 초반의 위기를 이겨내고 당당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모비스 선수들은 앞으로 어떤 고비가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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