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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을 못하고, 부탁은 더욱 못하는
착한 직장인 콤플렉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동료와 선후배의 크고 작은 부탁을 모두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도 꼭 해야 할 업무 지시는 말문을 열기 힘들어 머뭇거리다 결국 모든 일을 끌어안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나쁜 사람, 차가운 사람으로 낙인찍히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원인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허망함과 소진감이라는 부작용이 따른다.
거절도 못하고, 부탁은 더욱 못하는 착한 직장인 콤플렉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글 이지연 상담실장(현대모비스 힐링샘)

주말 오후, 언니와 형부의 오붓한 극장 관람을 위해 조카를 봐주느라 본인의 데이트는 선뜻 반납한 A사원
신속한 업무 처리가 본인의 특기라고 생각해
선후배의 도움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지만,
이 사람 저 사람의 부탁에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하게 된 B대리
협력 업체에 다소 무리한 부탁을 해야 하는데,
소위 ‘갑질’하는 것이 싫어서 지시를 미루게 되는 D사원
전사를 총괄하는 업무 특성상 상사에게 지시, 감독하는
역할을 감당하기 힘든 E사원

마음의 안테나가 밖을 향해 있는 사람들

마음의 안테나가 밖을 향해 있는 사람들

위 사례에서 A사원과 B대리는 거절을 못하고, D사원과 E사원은 부탁을 못한다. 이타적이고 협조적이며 공동체 정신이 투철한 이들은 선하디선한 성품을 지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이들은 상대방의 마음속에들어갔다가 나온 듯이 공감 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니 상대가 얼마나 절박했을까 싶어 사소한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고, 상대의 입장을 너무 헤아리다 보니 정작 본인이 해야 할 업무는 쌓여만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이런 사람들은 마음의 안테나가 밖으로 향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누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나를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할지에 촉각이 곤두서 있고, 자신보다는 남을위해 사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이를 심리 용어로 ‘타인 지향성(Other-Oriented)’이라고 한다. 타인 지향성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지시나 의견에 복종하고 자기 몫을 기꺼이 희생한다. 특히 나의 감정보다는 타인의 감정을 돌보는 데 에너지를 쏟는데, 이런 시간이 지속되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내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허망함이 몰려드는 시점이 찾아오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을 돕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 하면서 소진되고, 이들의 도움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에 의해 ‘복종적인 사람’으로 왜곡되어 남용되기도 쉽다.

거절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

거절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

거절이나 부탁을 못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남과 나누기 좋아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공동체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들로, 타인을 수평적으로 대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상생과 연대, 협업과 공조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것이 지나치다 보면 위계가 분명히 구분되는 조직에서는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자신을 강압적으로 대하는 상사도 거북스럽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지시해야 하는 상황도 달갑지 않다. 아무리 갑옷을 입히고 손에 장검을 쥐어 무장을 시킨다 해도 그에게 상대는 적이 아니라 동지이기 때문이다. 타인 지향형의 직장인은 대체로 상대의 입장에 맞추어 행동하므로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본인의 입장에서는 꼭 좋지만은 않다. 거절과 부탁은 이들에게 과중한 미션이다. 남의 청을 거절하기 어렵다 보니 도맡아 처리하는 일이 늘어나고, 회사 내 직급상 당연히 해야 할 업무 지시도 ‘내가 하고 말지’라고 생각해 용량 초과의 짐 덩이가 얹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악순환은 왜 반복되는 걸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들의 소망 저변에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나를 거부하지 않을까?’ 하는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착한 사람콤플렉스’로 보이는 이들의 행동은 비난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윤리적인 기치를 과감히 버리고 관계 속에 내재된 자신의 두려움을 자각한다면, 거절과 부탁의 미션에서 헤어 나오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경계를 짓고, 관찰하고, 자신의 감정에 주목하라

거절과 부탁의 미션, 어떻게 해결할까? 가장 먼저 필요한것은 ‘자기 경계’를 짓는 일이다.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파이를 그려보라. 파이 속에서 나의 책임과 다른 사람들의 책임을 어떻게 배분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관찰은 관찰하는 행위 자체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100 중에서 나의 몫을 얼마로 할당하고 있는지 신중히 살펴보자. 두 번째로 ‘내 탓 금지령’을 내려라. 파이에서 자기 몫을 키우는 이유는 과도한 책임감 때문이다. 일이 잘못될 경우, 이는 내 탓으로 이어지고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게 된다. 일정 기간 ‘내 탓 금지령’을 내려서 자신을 보호하자.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소리의 볼륨을 키우는 일 이다. 관계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본 적이 없으므로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볼륨을 조금씩 높여가며 자기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내 감정에충실하라는 의미이다. 감정은 내 행동의 이정표가 된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내 감정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자각하여 감정에 따라 움직여 보라. 적정한 수준에서 거절하는 방법도 이런 과정에서 익히게 되는 것이다. 고통은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보다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방향키를 잡는 방법을 배워보자.

거절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

혹시 나도 천사 콤플렉스?
거절에 대한 두려움 척도

다음 체크 리스트를 통해 나도 거절 못하는 사람인지 판단해보자. 44점 이상이라면 타인과의 관계보다 자기 자신을 지키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거래처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마땅히 누려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포기한 당신이라면, 평소 부탁에 대처하는 자신의 패턴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CHECK LIST

CHECK LIST
항목 전혀
아니다
1점
조금
그렇다
2점
보통
이다
3점
그런
편이다
4점
매우
그렇다
5점
1. 회사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에 대해 걱정한다.
2. 회사 사람들이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진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고민한다.
3. 선후배나 동료가 나의 결점을 알아차릴까 봐 자주 두렵다.
4. 선후배나 동료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
5. 나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신경 쓴다.
6.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쓴다.
7. 내가 회사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걱정한다.
8. 누군가가 나를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신경이 쓰인다.
9. 때때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많이 걱정한다.
10. 회사에서 잘못 말하거나 잘못 행동할까 봐 종종 걱정한다.
11. 회사 사람들이 나의 실수를 알아챌까 봐 두렵다.

31점 이하 : 평균 정도의 두려움을 가진 사람
32~43점 : 약간 두려움이 있는 사람
44점 이상 : 심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

Tip. 거절의 기술

부탁을 들어주는 것 이 가능한지 생각할 시간 을 갖기 위해, 그 자리에서 바로 수락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고 대답할때 메일이나 문자로 보내는 것은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얼굴을 보며 직접 말한다.

구구절절 설명하면 변명처럼 들리므로, 현재 자신이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최대한 간결하고 짧게 한다.

거절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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