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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폼 나게 산다
1코노미 전성시대

1 C O N O M Y

1인 가구 520만 시대, 이른바 ‘1코노미’ 시대가 도래했다. 1코노미는 ‘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의 경제 활동을 일컫는 신조어다. 혼밥, 혼술 등 홀로 즐기는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자 유통업계는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속속선보이는 중이다.
올해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소비 트렌드, 1코노미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까지 왔을까.

글 김주희(자유기고가)

나 혼자 폼 나게 산다 1코노미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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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노미의 이유 있는 열풍

1코노미의 이유 있는 열풍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혼밥, 혼술을 즐기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인터넷에서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등급별로 나눈 레벨 테스트가 있을 정도다. 편의점에서 혼자 삼각김밥 먹기부터 혼자 뷔페 즐기기, 혼자 술 마시기, 혼자 영화보기, 혼자 여행하기에 이르기까지 ‘혼자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항목이 열거된다. 나홀로 문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혼밥러(혼자 밥을 먹는 사람)’, ‘혼술러(혼자 술을 먹는 사람)’가 신진 파워 컨슈머로 떠올랐다. 1인 가구가 경제를 좌우하는 1코노미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약 520만으로, 전체 가구의 27%에 해당한다. 1인 가구의 등장은 단순히 가구 구성원 수 변화에 머무르지 않는다. 소비 주체와 패턴이 달라지면서 1인 가구의 소비 금액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은 1인 가구 소비 지출 규모가 2015년 86조 원에서 2020년에는 120조 원까지 증가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 전문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7>을 통해 1코노미를 올해의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손꼽았다. 해마다 1인 가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1코노미는 나날이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1코노미의 또 다른 얼굴, 욜로와 스몰 럭셔리

‘혼자’는 결핍이나 고독이 아니라 ‘더 큰 자유와 만족’을 의미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업계 또한 1인 가구를 우아하고 폼 나게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존재로 부각한다. 패스트푸드 전문점 광고에 ‘혼자서도 잘 먹지’라는 카피가 등장하는가 하면, 카드사 광고는 개그맨이 혼자 노는 모습을 보여주며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장면을 담기도 했다. 1인 가구는 방송가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는 나홀로 문화를 보여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혼술남녀’의 대사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 혼자 술을 마시는 시간이 힐링 타임이다”라는 대사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1인 가구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욜로(YOLO)’와 ‘스몰 럭셔리’도 1코노미와 궤를 함께한다. 욜로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You Only Live Once)’라는 문장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로 현재의 인생에 집중한 소비 행태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 뿐인 인생의 가치에 눈을 돌려 자기 주도적인 소비를 통해 욜로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다. 삶의 품격을 따지는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은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제품 판매 증가로 이어진다. 명품 브랜드 의류나 가방 등의 고가 제품 대신 자신만을 위한 작은 사치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밥값에 버금가는 디저트 전문점을 찾고, 프리미엄 향수나 매니큐어 등의 뷰티 제품을 통해 만족감을 채우는 식이다.

1코노미의 또 다른 얼굴, 욜로와 스몰 럭셔리
혼자서 식샤를 합시다

혼자서 식샤를 합시다

혼자 밥과 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혼밥 트렌드 또한 세분화되고 있다. 혼밥 문화의 중심에 선 업계는 편의점이다. 1인 가구를 겨냥한 도시락과 소포장 식품 등 즉석 간편식을 내세워 매출을 급속도로 올리는 중이다. 대충 끼니를 때우는 대신 건강식으로 요리를 즐기는 혼밥족들도 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가정 간편식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1~2인분 분량의 사골곰탕, 김치찌개 등이 그것인데, 간편한 조리법을 따르면 순식간에 번듯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한 백화점에서는 유명 셰프의 요리를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고가의 프리미엄 간편식을 내놓기도 했다. 외식 업계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혼밥족을 위한 1인 식당이 대표적인 예다. 칸막이가 설치된 일자형 테이블이나 벽을 마주 보고 앉는 식탁으로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도입하고 있다. 메뉴 또한 삼겹살부터 보쌈, 초밥, 샤부샤부, 일본식 라면 등 다양하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1인을 겨냥한 메뉴를 선보이며 우아한 만찬을 즐기고 싶은 혼밥족을 유혹하고 있다. 맛집 배달 애플리케이션은 공간 혁명을 선사한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 패턴에 따라 집에서도 맛집의 음식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주류업계 역시 혼술족을 예의주시하며 소용량 맥주와 위스키 등을 출시하는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산업 전반의 ‘슈퍼스타’는 단연 1인 가구

산업 전반의 ‘슈퍼스타’는 단연 1인 가구

가전, 가구, 여행, 영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인테리어와 가전 업계에서는 1인 가구 맞춤형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는 1인 가구용 침대와 식탁, 소파를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소형 냉장고와 소형 TV 등 소형 가전제품의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혼영(혼자 영화 보기) 또한 평범한 여가 문화로 정착해 가고 있다. 영화 티켓 매출 중 1인 티켓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 한 유명 영화관은 상영관에 나홀로 관람객을 위해 싱글석을 도입했다. 옆 좌석과의 사이에 테이블을 설치해 관람객 혼자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배려했으며, 이벤트성 상품으로 예매권, 팝콘, 콜라 등으로 구성된 싱글 패키지를 내놓아 주목받았다.혼자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도 ‘혼영족’ 못지않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 저가 비용 항공사는 홍콩, 오사카, 대만, 세부 등 혼행족이 선호하는 여행지의 항공권을 1인 예약 시 추가로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로 관심을 모았다. 남는 좌석도 팔고 혼행족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전략을 펼친 셈이다. 소비 패턴의 변화를 불러오며 전국의 유통 지도를 다시 쓰고 있는 혼족들. 기성세대 못지않게 과감히 지갑을 열며 파워 컨슈머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통계청이 2035년에는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로 채워질 것이라고 내다본 만큼 앞으로 1코노미 현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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