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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수도 서천
미식여행

봄의전령사 쭈꾸미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철따라 먹어야 할 음식이 있다.
봄이 제철인 주꾸미가 그렇다. 국립생태원이 들어서면서 생태 수도로 자리 잡고 있는 충남 서천에서는 이맘때면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봄 주꾸미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먹어야 할 만큼 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하다.
동백꽃보다 붉은 해넘이가 있는 오감 만족 서천으로 떠나본다.

글과 사진 임운석(여행작가)

충남 서천
1 씨큐리움은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2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온대관의 동백꽃 3 장항스카이워크는 송림 사이에 있어 걷는 묘미가 있다. 4 대형 우주선이 연상되는 에코리움

1 씨큐리움은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2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온대관의 동백꽃
3 장항스카이워크는 송림 사이에 있어 걷는 묘미가 있다.
4 대형 우주선이 연상되는 에코리움

5 홍원항은 주꾸미를 팔고 사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6 홍원항 앞바다에서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다. 7 제철을 맞은 주꾸미 8 주꾸미 샤부샤부는 살짝 데쳐 먹 어야 제맛이다. 9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주꾸미 파스타 10 앉은뱅이 술이라 부를 만큼 맛과 향이 그윽한 소곡주

5 홍원항은 주꾸미를 팔고 사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6 홍원항 앞바다에서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다.
7 제철을 맞은 주꾸미
8 주꾸미 샤부샤부는 살짝 데쳐 먹 어야 제맛이다.
9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주꾸미 파스타
10 앉은뱅이 술이라 부를 만큼 맛과 향이 그윽한 소곡주

동백처럼 붉은 해가 떨어지는 포구

서천 홍원항은 한창 맛이 오른 주꾸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홍원항에 앞서 마량포구에 들러 마량리 동백나무숲과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 등을 돌아봐도 좋다. 마량리포구 일원에서는 서천 주꾸미축제가 3월 18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린다. 홍원항은 주꾸미뿐만 아니라 해넘이로 유명하다. 서해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풍경이 붉게 물든다. 서쪽 방파제 전망대가 포인트이다. 봄 주꾸미는 체구부터 우월하다. 웬만한 문어와 비교해도 될 만큼 몸집이 크다. 흔히 머리로 알고 있는 몸통에는 알이 가득 차서 묵직하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는 맛을 떠나 외양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주꾸미는 동백꽃이 피는 지금이 제일 맛있어요. 좀 더 지나면 질겨서 맛이 덜해요. 킬로에 2만 5,000원씩 드릴 테니까 가져가세요.” 홍원항 어시장과 음식촌에는 제철 맞은 주꾸미를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해에서 잡은 바지락, 꽃게, 박대도 손님들의 간택을 기다리며 누워 있다. 1층은 수산물 판매장, 2층은 상차림 하는 식당들이 자리한다. 주꾸미는 겨울에 깊은 바다에 있다가 날씨가 풀리면 얕은 바다로 몰려온다. 대부분의 해산물이 산란기가 제철이듯 주꾸미도 그렇다. 주꾸미 잡이는 소라나 고둥의 껍데기를 이용하거나 그물, 낚시 등으로 잡는다. 소라 껍데기로 잡는 것은 전통 방식으로 1m 간격으로 껍데기를 줄에 묶어서 바다에 던져놓으면 밤에 녀석들이 껍데기 속에 들어간다. 다음 날 줄을 끌어내 껍데기 안에 있는 주꾸미를 갈고리로 뽑아낸다.

5 홍원항은 주꾸미를 팔고 사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6 홍원항 앞바다에서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다.
7 제철을 맞은 주꾸미
8 주꾸미 샤부샤부는 살짝 데쳐 먹 어야 제맛이다.
9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주꾸미 파스타
10 앉은뱅이 술이라 부를 만큼 맛과 향이 그윽한 소곡주

밥상에 차려진 봄 바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입맛을 잃기 십상이다. 주꾸미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인데다 타우린이 풍부해 현대인들의 피로 회복에 그만이다. 주꾸미를 맛있게 먹으려면 주꾸미 자체의 풍미를 즐기는 게 좋다. 특히 제철에는 샤부샤부가 맛있다. 다시마, 조개 등을 넣어 우린 뜨거운 육수에 주꾸미를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풍미까지 느껴진다. 몸통은 오래 삶아야 밥알 모양으로 생긴 알이 흩어지지 않고 먹물도 세어 나오지 않는다. 10분 이상 충분히 끓었다 싶을 때 몸통 윗부분을 가위로 잘라낸다. 흰쌀밥 같은 알이 옹골차게 들어찼다. 먹물도 껄쭉하게 뭉쳐져 딱 먹기 좋다. 먹물과 내장은 고소하다. 알은 먹물에 비벼 먹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서천에는 삼국시대 때부터 명주로 알려진 소곡주가 유명하다. 워낙 맛이 좋아 한번 맛을 보면 일어나지 못한다 하여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부른다. 바다의 향과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주꾸미에 곁들인다면 더없이 좋은 찰떡궁합이 아닐까. 주꾸미는 서양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주꾸미 파스타가 대표적이다. 먹기 좋게 먹물과 내장등은 제거하고 나머지 부위만 사용한다. 올리브유에 쫀득한 식감이 더해져 맛은 더할 나위 없다. 서해안까지 가지 않아도 도심에서 봄 주꾸미를 즐길 수 있다면 이 또한 미식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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