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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 회화에서 비롯된 카메라
다게르의 소재 변경이 이룬 혁신

Louis Jacques Mande Daguerre

1839년 8월 19일은 카메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날로 기록돼 있다. 파리의 무대 디자이너이자인쇄 기술자였던 루이 자크 다게르
(Louis Jacques Mande Daguerre, 1787~1851)가 프랑스 학사원에서 열린 과학 아카데미 회의석상에서 30분 만에 사진이 나오는
위대한 발명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과학자 들은 카메라를 ‘조물주가 만들어낸 위대한 마법’이라며 극찬했지만,
화가들은 ‘회화의 죽음’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마차의 시대를 자동차가 종결시켰듯 카메라가 곧 그림을 밀어낼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게르는 개의치 않았고, 이후 카메라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다양한 곳에 쓰이기 시작했다.

루이 자크 다게르

루이 자크 다게르
Louis Jacques Mande Daguerre, 1787~1851
프랑스의 사진 연구가. 화가였던 그는 조제프 니세포르
니에프스(J.N. Niepce)와 공동으로 사진술을 완성했다.
일반적으로 이 두 사람을 사진술의 창시자 라고 부른다.

D a g u e r r e o t y p e
c a m e r a

감광 소재의 발견

다게르가 짧은 시간에 사진을 만들 수 있었던 데는 당시
여러 환경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사진이 나오기 이전,
이미지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그림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물을 왜곡 없이 그려내려 노력했고, 사진을
만들어 내는 기계 고안에 골몰했다.

감광 소재의 발견

흔히 다게르를 ‘카메라의 아버지’로 평가하지만 정확하게는 납이 아닌 요오드와 수은 소재의 감광판을 만든 인물이다. 빛에 투영되는 모습을 금속판에 옮길 때 이미지가 잘 보이는 물질을 발견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다게르에 앞서1826년 프랑스의 인쇄 기술자 조제프 니세포르 니에프스(Joseph Nicephore Niepce)는 흥미로운 실험에 도전했다. 흰색 납 판자에 아스팔트 화합물을 바른 뒤 화가들이쓰는 옵스큐라에 넣고 창문턱에 놓아두었더니 8시간 후 납 판자에 창밖 농장의 모습이 맺혔다. 물론 흐릿했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납 판자는 인류 최초의 사진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실험이었을 뿐 사진이 너무 흐려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그러자 다게르는 선명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여러 재료를 활용하던 중 요오드와 수은을 활용한 감광판을 사용하면 선명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점을 알게 됐다.

디오라마의 발명가이자 사실주의 화가

다게르가 짧은 시간에 사진을 만들 수 있었던 데는 당시 여러 환경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사진이 나오기 이전에 이미지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그림이 전부였다. 그림, 즉 회화는 역사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1820년대 이후 유럽에서는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려는 사실주의가 득세했다. 이 때문에 당시 유능한 화가(畵家)란 사물을 왜곡없이 그려내는 사람이었고, 사실주의의 지상과제는 사물 그 자체였다. 나아가 사람이 손을 대지 않고 이미지를 완벽하게 묘사하면 그것만으로도 사실주의였으니 많은 사람이 사진을 만들어내는 기계 고안에 골몰했다.
다게르 또한 이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게르가 카메라를 만들게 된 또 다른 배경이 그의 직업 때문이라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다게르는 오페라 무대장치 가운데 입체 효과를 높이는 디오라마(Diorama)의 발명가이자 사실주의 화가였다. 특히 다게르는 디오라마 형식 구현을위해 무대를 곡면으로 만들고 가장자리를 장식하는 방법을 많이 활용했는데, 그래야만 원근감이 뚜렷해져 사실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디오라마 분야의 전문가로서 1822년 샤를 부통과 ‘디오라마’ 전시장을 열었을 정도로 입체감에 빠진 인물이었다. 그런데 다게르가 디오라마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근원적 이유는 그가 바로 물리학자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빛을 다루는 광학 분야를 연구했고, 자연스럽게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옵스큐라(Obscura)에 관심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바늘구멍 사진기’로 불리는 카메라 옵스큐라는 ‘어두운 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원전 4세기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을 통해 외부를 보는 것인데, 1800년대 초반 사실주의 화가들은 옵스큐라에 들어가 작은 구멍으로 보이는 모습을 그리려 애를 썼다. 하지만 아침과 오후의 색이 바뀌어 사실적 묘사가 쉽지 않았다. 니에프스와 다게르는 보이는 모습을 그대로 남기려고 노력했던 인물이었고, 그중에서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남긴 과학자이자 화가가 바로 다게르 였던 셈이다. 그렇지만 화가로서 생계를 잊기가 어려웠으니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 회화에서 자동차 기술로

처음 사진술을 개발한 것은 예술 분야에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초창기 사진의 대상은 풍경, 정물, 초상 등 회화적 주제가 대부분 이었다. 이후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렌즈와 필름으로 이루어진 카메라를 이용하게 됐고, 이로써 사진기 보급이 급증하면서 영상 기술 발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탈보트와 뤼미에르 형제

카메라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인물로는 윌리엄 헨리 폭스 탈보트(William Henry Fox Talbot, 1800~1877)다. 프랑스가 다게르 타입의 카메라 특허를 공표할 때 영국의 탈보트도 유사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1833년 이탈리아 코모 호수(Lake Como, 정식 명칭은 Lario 호수)를 그리려 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옵스큐라로는 세밀한 묘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종이에 그림을 고정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다게르와 달리 사진의 복제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재미난 사실은 탈보트 또한 수학 및 물리학자이자 화가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초창기 사진은 미술의 한 분야였고, 카메라는 사실주의를 표현하는 기계적 수단에 머물렀을 뿐이다.
하지만 고정 이미지를 연결해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으면서 카메라는 속속 산업 분야로 확대됐다. 이때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이가 뤼미에르 형제다. 연속 동작을 찍은 후 빠른 속도로 사진을 보여주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원리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 이들은 시네마토그래프를 발명해 세계 최초의 활동사진인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을 촹영하고 상영했다.
이후 카메라는 소형화, 디지털화를 거치며 지금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록 저장 장치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록을 남기는 도구로서 그리고 사람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쉽지 않은 곳을 보여주는 기기로 빠르게 진화했다. 의료용으로는 소형 내시경 카메라부터 군사용으로 활용되는 적외선 카메라 등 문명화된 일상의 도구로 꼭 필요한 장치가 됐다.

카메라 회화에서 자동차 기술로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 활용되는 카메라는 크게 전방, 후방, 적외선등이 쓰인다. 이 가운데 먼저 등장한 것은 후방 카메라인데, 첫 번째 후방 카메라는 1956년 뷰익 센추리였다. 이전에는 센서가 장애물을 감지해 경고음을 울려주는 기능이 전부였지만, 센추리에 카메라가 달리며 자동차 또한 카메라 산업의 적용 분야로 인식됐다. 다만 카메라가 크고 무거운 데다 찍은 영상 처리 속도가 느려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돼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러다 1991년 토요타는 리어 스포일러에 카메라를 달고, 촬영된 영상을 센터페시아(대시보드에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부분)에 부착된 모니터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고 후방 카메라에 다시 주목했다. 그사이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는 뜻이다. 이후 2000년 4월 인피니티는 뉴욕 모터쇼에서 Q45 플래그십에 리어뷰 모니터(Rear ViewMonitor)를 도입했는데, 트렁크에 부착된 카메라 영상을 7인치 LCD 모니터에 전송하는 방식 이었다. 카메라 영상을 디지털 정보로 처리해 전송하는 것이어서 장치의 소형화가 가능했다. 이외 적외선 카메라로 불리는 나이트 비전(Night Vision)도 비슷한 시기인 2000년 캐딜락 드빌(Deville)에 처음 적용돼 관심을 끌었다. 캐딜락은 라디에이터 그릴 뒤에 적외선 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야간에 유용하도록 드빌을 설계했는데, 센서로 감지된 장애물이 컴퓨터로 처리된 후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전면 유리에 표시됐지만, 유용성 면에서 차별성이 부각되지않아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용 카메라가 다시 뜨고 있다.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영상정보를 얻는 카메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 때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영상 기록 장치라는 점에서 블랙박스에도 널리 활용된다. 일명 대시 캠(Dash Cam)으로 불리는 블랙박스는 원래 러시아에서 부패한 경찰을 찾아 보험 사기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각 나라에서 안전 용품으로 쓰이는 추세다.

다게르의 아날로그와 첨단

최근 자동차용 카메라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은 2012년 14.3억 달러에서 2015년 35.2억 달러로 연평균 30% 이상 성장했다. 게다가 미래 성장 가능성도 무척 높은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5월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4.5t 이하 모든 차에 단계적으로 후방 카메라를 장착하도록 했다. 후방 카메라 탑재로 추돌사고가 많이 감소한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사이드미러가 없는 미러리스 자동차의 등장도 카메라 시장을 키우는 요소다. 공기 저항 감소에 걸림돌이 되는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카메라로 거울 역할을 대신하면 효율을 높여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2017년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 규모를 50억 달러로 예측한 것도 후방, 전방, 적외선, 미러리스 분야에서 카메라가 사용될 수밖에 없어서다.
나아가 이제는 ADAS(Advanced Drive Assistance System)에서도 카메라가 쓰이고 있다. 지능형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완성되려면 ‘카메라’가 필수 항목이다. 주행 정보를 읽어내는 기능으로 일종의 눈(Eye) 역할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은 전파로 탐색하지만, 보이는 곳에서는 카메라가 더 정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게르의 아날로그 카메라가 이제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눈이 100개 달린 ‘아르고스의 눈’으로 변해가는 셈이다.

다게르의 아날로그와 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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