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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리그 개막 이후
첫 트레이드, 그 주인공은?

울산 모비스 피버스 프로농구단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 리그 개막 이후 첫 번째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모비스는 2017년 1월 4일 KCC에서 활약했던 김효범(34·191㎝)을 영입하는 대신
송창용(30·192㎝)을 떠나보냈다. 모두가 놀랄 만한 선택이었다.

글 최용석 기자(스포츠동아) 사진제공 KBL

정규 리그 개막 이후 첫 트레이드, 그 주인공은?
6년 6개월여 만에 친정팀 찾은 김효범

6년 6개월여 만에 친정팀 찾은 김효범

6년 6개월여 만에 친정팀 찾은 김효범 송창용은 모비스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선수였다. 반면 KCC에서 식스맨에 머물렀던 김효범은 코트 위보다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선수였다. 심지어 나이도 김효범이 4살이나 더 많다. 팀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모비스의 선택이어서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비스 유재학(54) 감독은 KCC 구단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망설임 없이 마음을 굳혔다. 그렇게 김효범은 ‘친정팀’ 모비스로 6년 6개월여 만에 복귀했다. 유 감독이 “김효범을 데려오는 데 있어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이유는 따로 있다. 현재 남자 프로농구 지도자 가운데 누구보다 김효범의 장점과 활용법을 잘하는 이가 유 감독이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송)창용이도 아까운 선수이긴 하다. 그런데 5년간 함께 했는데 출전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발전하는 속도가 아쉬웠다. 그래서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효범이는 수비에 확실한 장점이 있는 선수이고, 외곽슛도 좋은 편이다. 데려와서 곧바로 경기에 투입했는데 수비는 여전히 좋더라. 모두가 만족했다. 공격에서 외곽슛이 잘 안 들어갔지만, 이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효범이가 부담을 조금 갖고 있고, KCC에서 워낙 출전 시간이 짧아 경기 체력도 떨어진 상태다.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유 감독은 “(이)종현이가 팀에 복귀해 출전이 가능해지면 높이는 확실히 좋아진다. 그럴 경우 외곽에서 안정적으로 득점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김)효범이가 수비가없는 노마크 상황에서의 3점 슛은 매우 정확한 편이다”라고 부연했다. 김효범 영입 추진이 이번 시즌뿐 아니라 차기 시즌까지 장기적인 시각에서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유 감독은 트레이드가 된 직후 숙소에서 만난 김효범에게 ‘웰컴’이라고 짧게 인사했지만, 그 한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었던 모양이다.

양동근, 함지훈, 김효범 트리오 다시 뭉쳤다

양동근, 함지훈, 김효범 트리오 다시 뭉쳤다

모비스는 김효범 영입으로 전력 보강 이외에도 부가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번 시즌 개막전 에서 왼쪽 팔목 골절 부상을 입어 장기간 결장했던 주장 양동근은 김효범 이 영입된 시점에 팀에 복귀했다. 양동근~함지훈~김효범이 나란히 코트에서 뛰는 장면이 연출됐다. 2009~2010시즌 팀이 통합 우승을 달성할 당시 맹활약했던 트리오가 7시즌 만에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코트 위에서 호흡을 맞췄다는 자체만으로 많은농구팬의 이목이 집중됐다. 2009~2010시즌 당시는 외국인 선수가 매 쿼터 1명만 뛸수 있었고, 양동근~함지훈~김효범은 모비스 국내 선수의 중심이었다. 해당 시즌 챔피언 결정전 6경기에서 양동근이 평균 35분 38초간 뛰며 11.0점 · 4.2리바운드 · 4.5어시스트를 책임졌다. 김효범은 평균 29분 50초간 11.33점 · 2.3리바운드 · 2.3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셋 중 막내인 함지훈은 평균 37분 50초간 16.0점 · 6.3리바운드 · 5.8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모비스는 4승 2패로 KCC를 꺾고, 팀 창단 후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양동근, 함지훈, 김효범 트리오 다시 뭉쳤다

부활을 위한 날갯짓

2005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모비스에 지명을 받은 김효범은 2009~2010시즌 모비스의 통합 우승에 일조한 직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SK로 떠났다. 그는 FA 대박을 터트렸지만, 농구 인생이 자신의 구상처럼 잘 풀리진 않았다. SK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고 뛴 2010~2011시즌 정규 리그 전 경기에 출전했고, 평균 15.19점 · 2.7리바운드 · 1.7어시스트로 데뷔 이후 가장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개인 성적은 모비스에서 뛸 당시보다 좋아졌지만, SK가 7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 빛이 바랬다. 2012~2013시즌 SK에서 KCC로 이적해 반짝 활약했지만, 팀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 직후에는 출전 시간도 개인 활약상도 줄어들었다. 2015~2016시즌 KCC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 결정전에도 진출했지만, 모비스에서처럼 정상을 밟진 못했다. 이번 시즌 들어서는 KCC가 김지후, 최승욱 등 새로운 얼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김효범은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는 모비스 이적 이전까지 19경기에 출전해 평균 14분 55초간 뛰며 4.05점 · 1.5리바운드 · 0.6어시스트를 올리는 데 머물러 있었다. 울산 모비스의 농구 훈련방식은 김효범이 대학 시절 미국에서 했던 농구 훈련 방식과 아주 다르다. 실제로 김효범은 모비스 입단 직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프로농구 훈련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던 시절도 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은 이후에는 모비스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당시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매직 히포’ 현주엽에게 수비는 김효범이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결혼해서 부모를 떠난 여인이 모처럼 ‘친정’을 가면 마음도 몸도 한결 가벼워진단다. 7년 만에 모비스 유니폼을 다시 입은 김효범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리고, 부활을 위한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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