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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Life자동차로 떠나는 세계여행

파란 하늘과 하얀 바다 사이
눈부시게 빛나는 나를 만나는 곳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

자연을 마주하는 일은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자연이 거대하고 단순할수록 내 안의 껍데기는 사라지고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알맹이만
투명하게 드러난다. 그곳에서 만나는 나는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 동시에 아주 큰 하나의 우주이기도 하다. 이런 깨달음을 주는 곳은
세상에 흔치 않으며 우유니는 독보적인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글. 이화자(여행작가 <비긴어게인 여행> 저자)
1. 라마나 플라밍고 같은 희귀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2. 해마다 2만 5,000톤에 이르는 소금이 생산되는 우유니 소금사막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장 환상적인 여행지
사막이든 호수든 바다든 광활하게 펼쳐진 풍경이야말로 나 자신을 잃고, 또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평소의 나와는 전혀 다른 누군가가 되어볼 수도 있는 곳이다. 영원은 불가능하기에 단 며칠만이라도 그렇게 되어보고자 어딘가로 떠나기를 갈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접한 다섯 개 나라에 둘러싸여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 볼리비아는 다행히도 바다 이상의 바다, 우유니를 가졌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지각 변동으로 인해 바다였던 곳이 솟아오르면서 형성된 호수가 오랜 세월 건조한 기후 속에서 모두 증발하고 소금 결정만 남아 만들어진 것이다. 무려 100억 톤의 소금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에서는 해마다 2만 5,000톤에 이르는 소금이 생산된다. 많은 여행지가 언제 가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우유니 소금사막은 건기와 우기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반긴다. 건기에 해당하는 4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물 한 방울 없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염도가 무려 바다의 8배에 달하는 소금이 나온다. 11월부터 3월까지는 우기로 많은 비가 내리진 않지만 적절한 양의 물이 고여 하얀 소금사막과 파란 하늘이 거울처럼 반사되어 세상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데칼코마니 풍경을 만들어낸다. 많은 여행자가 인생 사진을 건지기 위해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기 바쁘다.
3. 콜차니 마을에서는 판매하는 기념품
기암괴석과 호수, 희귀 동식물을 만나다
흔히 우유니 사막 하면 새하얀 소금사막을 연상하지만 2박 3일에 걸쳐 칠레 국경을 향해 가는 우유니 투어는 그 이상을 선사한다. 모래가 풀풀 날리는 황토빛 땅과 기암괴석, 붉은빛을 내는 호수들, 꼭대기에 만년설을 이고 있는 산과 그 앞에 뛰어노는 라마나 플라밍고 같은 희귀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칠레 국경에 가까워지면 수시로 굉음을 내며 물을 뿜어내는 간헐천과 노천 온천도 만날 수 있으니 짧은 기간 이처럼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도 드물다. 볼리비아 남서쪽 해발 3,650m에 위치한 소금사막은 무려 그 면적이 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것보다 크다. 새하얀 소금사막을 사륜구동차를 타고 가로지르며 달리다가 다른 행성에 착륙하듯이 소금사막 한가운데 차를 멈추고 조심스레 발을 내딛었다.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사막의 풍경 앞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가며 인생 샷을 남기기 분주하다. 소금호텔을 둘러본 후 사막 한가운데 앉아서 맛본 라마 스테이크의 맛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었던 라마가 입속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조금은 께름칙하지만 태어나서 그토록 부드러운 고기는 처음 맛보는 진미였다. 우유니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콜차니(Colchani) 마을에서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소금박물관을 만날 수 있으며, 붉게 녹슬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아슬아슬한 ‘기차묘지’에서는 19세기 말 태평양 항구로 광물을 운반하던 수송 기차들의 흔적도 볼 수 있다.
4. 19세기 말 태평양 항구로 광물을 운반하던 기차들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온천욕
덜컹거리는 지프를 타고 뜨거운 태양 아래 사막을 달리는 동안 바라보는 창밖 풍경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풍경도 풍경이지만 변화무쌍하고 이국적인 향기를 열린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 건 함께 차를 타고 2박 3일 동고동락한 독일과 칠레에서 온 여행 동지들이었다. 우유니 여행 마지막 날, 칠레 국경을 넘기 전에 만나는 노천 온천은 한마디로 축복 그 자체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물도 잘 나오지 않는 곳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다니다가 대자연 속에 거짓말처럼 준비된 따스한 온천을 만나자 모두 앞뒤 재지 않고 옷을 벗어 던지며 뛰어들었다. 볼리비아의 자연은 거칠고 투박했지만 곳곳에 반짝이는 보석들을 숨겨놓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그곳에 서 있는 상상의 나래를 마구 펼치는 중이라면 더이상은 미루지 말고 떠나야 한다. 소금사막의 광활한 풍경 앞에 서면 삶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5. 칠레 국경을 넘기 전에 만나는 노천 온천
인간의 영혼만큼 제국주의적인 것은 없다
일교차가 큰 건조한 날씨 탓에 새벽녘에 잠이 깨어 밖으로 나서니 어디선가 귀여운 안데스 라마들이 귀를 쫑긋 세운 채 아침 인사를 건넨다. 순간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이 떠올랐다. “세상의 어떤 힘도 인간의 영혼만큼 제국주의적이지는 못하다. 영혼은 점유하고 점유당하지만 항상 제국이 너무 좁다고 느낀다. 답답해진 영혼은 자유롭게 숨 쉬기 위해 전 세계를 정복한다.” 볼리비아에서 칠레 산티아고로 넘어가는 길. 현지인과 여행객을 태운 버스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더니 결국은 모두 내리라고 한다. 그곳 주민들이 파업을 해서 더이상 차가 갈 수 없으니 국경을 걸어서 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심각한 사태는 아닌지 우려하는 우리들 앞에 나타난 볼리비아 사람들은 시위를 하는 건지 소풍을 나온 건지 구분되지 않을 만큼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세상의 구석구석, 골목골목에서 답을 찾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가는 길은 그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자동차 여행 노트

  • 가는 방법
    한국에서 볼리비아로 바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미국 LA, 마이애미 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볼리비아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에서 출발하면 볼리비아의 경제 수도 라파스(La Paz)로 갈 수 있다. 라파스에서 우유니까지는 차로 약 12시간이 소요된다. 넓이 1만 2,000㎢의 광활한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렌터카보다는 현지 여행사에 합류하여 자동차 여행을 즐기는 쪽을 택하는 것이 좋다.
  • 비자
    볼리비아는 비자가 필요한 나라다. 여행 비자의 경우 30일 단수비자가 발급된다.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출국할 수도 있지만 라파스 국제공항으로 입국 시 한국에서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남미의 다른 나라를 거쳐서 볼리비아로 들어갈 경우, 페루 쿠스코 영사관이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영사관, 브라질 상파울루 영사관, 칠레 산티아고 영사관 등에서 무료로 발급할 수 있다.
  • 투어
    우유니 사막 투어는 초입의 광산 마을 포토시에서 사람을 모아 1일 투어, 2박 3일 투어 등 다양한 투어를 한다. 많은 여행사가 있고 경쟁이 심한 만큼 차량의 상태를 잘 비교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투어 비용은 한 대를 기준으로 책정되므로 함께 투어하는 사람의 숫자가 많을수록 비용은 낮아진다. 우유니의 매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칠레 국경까지 가로지르는 2박 3일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
  • 고산병
    고산병은 낮은 지대에 있다가 갑자기 해발 2,000~3,000m 이상의 고지대로 이동했을 때 산소가 희박해지면서 생기는 신체 반응으로 피로, 두통, 호흡곤란, 체온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별다른 대처법이 없으며 가장 좋은 건 그냥 낮은 지대로 이동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크게 고산증을 느끼진 않지만 예방 차원에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천천히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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