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비서의 실수

글. 노영욱(방탈출카페 룸즈에이 대표) / 일러스트. 이준호
“브리핑하겠습니다. 이들은 국내 주요 기업의 핵심 기술이나 상품을 사는 척 접근하여 정보를 얻고, 복제 수준으로 똑같은 기능을 가진 상품을 개발합니다. 그렇게 생산한 상품의 가격을 낮춰 국내 수출 사업에 큰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외사과 김 경장이 노 경감에게 한 브리핑이다.
“산업 스파이라. 아니 국제 사기꾼이라고 해도 되겠군.” 노 경감이 말했다.
“가장 위쪽에는 ‘흑금성’이라고 불리는 자가 있습니다. 대담하게도 바이어 미팅 때 직접 등장하기도 한다는군요. 그리고 R그룹 개발팀의 신입 비서가 수상하다는 정보를 입수했는데, 우선 거기서부터 출발하시죠.”
노 경감과 김 경장은 R그룹의 개발팀을 찾아 신입 비서를 만났다.
“흑금성에 대해 알고 계시죠?”
“흑금성? 그게 누구죠? 저는 이번에 신입이라 아직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신입 비서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답했다.
마침 개발팀의 해외 바이어 미팅이 열렸고, 노 경감과 김 경장이 동석하자 신입 비서가 물었다.
“드실 차는 무엇으로 준비해드릴까요?”
개발팀장은 “항상 먹던 라테로”라고 대답했고, 노 경감은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했다.
“설탕이나 우유는 어떻게 넣어드릴까요?”, “아, 그냥 아무것도 넣지 말고 주세요. 감사합니다.”
비서를 포함한 미팅 참석자들이 모두 도착하자 개발팀장은 “저 사람이 오늘 첫 미팅을 하기로 한 S그룹의 해외 바이어입니다”라고 노 경감에 알려주었다.
신입 비서는 금발의 남성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유창하게 영어로 인사말을 건넸다.
“처음 뵙겠습니다. 자리는 이쪽입니다.”
자리를 안내하자마자, 신입 비서는 캐모마일 차를 금발의 남성 앞으로 내왔다.
브리핑은 짧게 끝났다. 흑금성에 대한 소문 때문인지 R그룹에서도 자료 공개를 최소화한 것 같았다. 미팅을 마치고, 김 경장을 만난 노 경감은 말했다.
“역시 신입 비서가 수상하네요. 미행을 붙이든, 소환해서 조사하든 좀 더 파볼 필요가 있어요.”
노 경감은 어떤 점 때문에 신입 비서가 수상하다고 한 것일까?
해설보기
신입 비서는 흑금성에 대해 물었을 때 “그게 누구죠?”라고 대답했다. 이미 ‘흑금성’이 인물을 지칭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 신입 비서는 노 경감에게는 커피 취향을 물었지만 회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해외 바이어에게는 취향을 묻지도 않고 캐모마일 티를 주었다. 심지어 해외 바이어는 가장 늦게 회의에 참석하여 취향을 물을 시간도 없었다. 이는 해외 바이어의 취향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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