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Ȯ
Another Life자동차로 떠나는 세계여행

알프스의 심장 속을 달리다
북이탈리아 돌로미티 패스

Dolomites

어떤 나이에는 인간이 만든 문명을 보며 지식을 키우는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언제쯤부터였을까? 인간이 만든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그것이
아무리 대작이라 할지라도 큰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내 안의 에너지를 다 끌어모아 대자연 탐험을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힘든 만큼 더
단단해지고, 땀 흘린 만큼 충전이 되는 여행이 바로 대자연 탐험이었다. 겨울엔 스키 천국으로, 여름엔 트레킹 천국으로 변신하는 알프스의 심장,
돌로미티로의 여행은 지구라는 이름의 건축가가 만들어낸 웅장한 조각품에 감탄하는 시간을 아낌없이 선사해준다.
글. 이화자(여행작가 <비긴어게인 여행> 저자)
1. 해발 3,000m 이상의 봉우리를 18개 품고 있는 웅장한 산악지대
니체가 사랑하고 르코르뷔지에가 극찬한 곳
북이탈리아 알프스 동쪽 끝자락에 솟아오른 바위 산맥 돌로미티(Dolomites)는 해발 3,000m 이상의 봉우리를 18개나 품고 있는 웅장한 산악지대다. 기묘한 바위 봉우리들과 에메랄드빛 빙하 호수, 울창한 숲과 계곡, 산상화원을 보는 듯 군락을 이룬 야생화가 어우러진 이곳은 알피니스트들의 요람이자 암벽 등반가들의 성지로 불린다. 돌로마이트(Dolomite)에서 나온 ‘돌로미티’라는 이름은 백운암을 의미한다. 이 산맥의 대부분이 백운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붙은 이름으로 침식작용과 산사태, 눈사태, 홍수 등과 같은 온갖 자연현상으로 인해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이한 형상을 자랑한다. 니체는 돌로미티를 두고 “등산의 기쁨은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크다. 그러나 나의 최상의 기쁨은 험악한 산을 기어 올라가는 순간에 있다. 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가슴이 뛴다. 인생에서 모든 고난이 자취를 감췄을 때를 생각해보라. 그 이상 삭막한 것이 또 있으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또한 깎아내린 듯한 수직 절벽과 깊은 계곡들이 스펙터클한 자연경관을 선사하는 이곳을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건축물”이라고 말했다고 하니 그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상상할 수 있다.
2. 돌로미티를 가기 위한 관문 도시 코르티나담페초
3. 돌로미티의 대표적 트레킹 코스인 트레치매
여름엔 트레킹으로 겨울엔 스키장으로
돌로미티를 가기 위해 베네치아로 들어가서, ‘알타비아 넘버원(AV1)’의 관문 도시 격인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짐을 푼다. 아웃도어 매장과 레스토랑이 아기자기 모여 있는 마을이 너무 청량하고 예뻐서 굳이 어딜 가지 않고 그곳에 머물러도 행복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이 마을은 오드리 헵번이 자주 와서 머물렀던 곳이고, 헤밍웨이가 집필활동을 한 곳이라고 했다. 돌로미티는 14좌를 알파인 스타일로 오른 현존하는 최고의 등반가 라인폴트 매스너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한데, 그는 고작 다섯 살 때 이곳의 3,000m급 암봉을 올랐다고 한다. 굳이 트레킹 마니아가 아니어도 많은 사람이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어 대표적 트레킹 코스인 트레치매를 걷는다. 실제로 돌로미티의 산장에서 산장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에서는 많은 가족이 어린 자녀를 목말 태우고 마치 뒷동산을 산책하듯 쉽게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산장지기의 어린 아들이 우리 팀 트레킹 가이드를 만나자마자 마치 야구나 하러 가자는 말투로 암벽등반을 청하는 걸 보면서 이곳에 살면 나도 스포츠에 만능이 될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유럽의 전쟁터이자 제1차 세계대전 최대의 격전지
알프스의 커다란 품에 안겨 양과 젖소가 뛰노는 평화 그 자체인 이곳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군과 이탈리아군이 치열한 접전을 펼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1914년부터 4년 동안 계속된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1,000만 명이 죽고 2,000만 명이 부상당하는 상흔을 남겼다.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삼국 동맹을 맺고 있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전쟁에 휩싸였으니 이탈리아는 두 나라를 도와야 했지만 중립을 지켰다. 영국이 워낙 강국이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는 영토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는 영국은 이탈리아를 런던 조약을 통해 회유하기 시작했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트렌티노, 트리에스테, 이스트리아 지역을 이탈리아에 귀속시키겠다고 약정한 것이다.
이에 이탈리아는 영국과 프랑스 등 연합군에 합류하며 오스트리아군과 대치하게 되고 길고 긴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결국 전쟁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고 약속한 대로 돌로미티가 포함된 트렌티노와 트리에스테 지역은 이탈리아로 귀속되었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죽은 이탈리아 병사는 37만 8,000명, 부상자는 94만 6,000명이나 되었다. 라가주오이 정상에 세워진 십자가상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다. 날씨가 좋은 날엔 오스트리아군 복장을 한 군인이 당시 사용된 총을 들고 역사적 현장을 재현하기도 한다.
인생의 마지막 고백서, 말러의 교향곡 9번이 작곡된 곳
100년 전, 전쟁터의 군인들은 언제 죽을지 모를 두려움 속에 있어야만 했다. 1910년 구스타프 말러도 이곳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첫딸은 죽고 자신은 병에 걸렸으며 아내는 청년 건축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슬픔에 잠긴 말러는 교향곡 제9번을 쓰며 ‘오 사랑이여 가버렸구나! 안녕! 안녕!’이라는 글을 썼다. 수려한 돌로미티를 바라보며 쓴 이 작품에는 고뇌, 슬픔, 기쁨, 외로움, 환희, 과거, 현재, 미래 등 말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데 그의 인생에서의 마지막 고백서인 셈이다. 이곳을 자동차로 달리면서 듣는 말러의 교황곡 9번은 창밖의 드라마틱한 풍광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으로 다가온다.
Travel Info.
돌로미티를 가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직항으로 베네치아에서 출발해 A27도로, SS51번 도로를 따라 코르티나담페초로 가야 한다. 약 160㎞의 거리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볼차노로 넘어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것이 돌로미티산맥이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이 산악 지역은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 이동 구간이 길지 않아 처음으로 유럽 자동차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코스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여행 노트

  • 자동차 여행 정보
    돌로미티는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렌트하는 것이 좋다. 산악도로가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연비가 좋은 경유차, 토크가 높은 SUV를 선택하는 것이 전망을 감상하기 좋다. 돌로미티까지 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톨게이트 비용은 물가 수준에 비해 싼 편으로, 우리나라의 1.5배 정도 된다.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130km/h. 차선도 도시와는 달리 넓은 편이다.
  • 케이블카 및 날씨 정보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트레킹을 하지 않아도 알타비아 1코스의 스펙터클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코르티나담페초의 지역 카드인 하이킹패스(Hiking Pass)를 구매하면 3일간 이곳 리프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 숙소 정보
    돌로미티 지역에서는 야영이 금지되어 있다. 대신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곳에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시설 좋은 산장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음식도 매우 훌륭해서 이탈리아 음식의 다양함에 놀라게 된다. 산장은 6월부터 9월 중순까지 문을 열며, 이탈리아 사람들의 휴가철인 7월과 8월은 매우 붐비므로 예약이 필수다.
    산장 예약 사이트: www.rifuginrete.com

댓글 총 0

LOGIN
로그인
로그인

닫기
웹진 회원가입

현대모비스 임직원만 회원가입 가능합니다.
직원여부 확인을 위해 사원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닫기
웹진 회원가입

귀하의 회사메일로 인증코드가 발송되었습니다.
인증코드 번호를 입력바랍니다.

인증메일이 안올 경우 사번번호, 사용할 비밀번호를 mkt01@hanaroad.com로 보내주시면 회신 드리겠습니다.
닫기
웹진 회원가입

인증번호를 통하여 본인 확인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용하실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닫기
비밀번호 재발급

비밀번호 재발급을 위하여 사원번호(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세요. 본인 확인 인증번호가 발송됩니다.

@mobis.co.kr

인증메일이 안올 경우 사번번호, 사용할 비밀번호를 mkt01@hanaroad.com로 보내주시면 회신 드리겠습니다.
닫기
비밀번호 재발급

귀하의 회사메일로 인증코드가 발송되었습니다.
인증코드 번호를 입력바랍니다.

닫기
비밀번호 재발급

인증번호를 통하여 본인 확인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용하실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