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가장 힘든 관계,
부부 싸움과 화해의 기술

결혼한 지 10년이 지난 부부 50쌍에게 싸운 다음 화해할 때 어떤 노력을 하는지 물었습니다. 1위는 ‘아무것도 안 한다’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1위라니 정말 놀라운 결과입니다. 안 싸우는 부부나 연인은 없습니다. 안 싸우는 부모, 자식도 없습니다.
즉 싸우지 않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싸우고 나서 어떻게 푸느냐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말입니다.
글. 박상미(마음치유 전문가, <마음아, 넌 누구니> 저자)
행복한 연인이나 부부도 갈등은 겪습니다. 차이라면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커플은 갈등을 빠르고 유연하게 푼다는 것입니다. 자주 싸우고 잘 풀지 못하는 커플은 상대에게 불만이 있을 때 상대의 성격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은 하지 않고 상대의 성격을 비난하기 바쁩니다. 상대에게 나의 생각을 주입시켜서 ‘나처럼 좋은 성격’으로 바꾸어놓기 위해 더 열심히 싸움에서 이기려 듭니다.
관계 유지의 핵심, 잘 싸우고 잘 화해하기
남녀가 싸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잘 싸우고 잘 화해하는 게 관계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합니다. 싸울 때 꼭 기억해야 할 법칙을 소개합니다.

첫째, ‘삼생일말’을 기억하세요.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자는 것입니다. 말을 뱉는 것은 내 자유지만, 뱉어진 말이 앞으로 내 감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실수 한 번으로 관계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3초 만에 뱉은 내 말이 상대의 가슴에 30년 동안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우리 뇌는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보다 더 정확하게 오래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평소에 상대가 가진 상처를 파악하고,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분을 기억해놓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비 없는 자식인데 뭘 보고 배웠겠어!”
“피는 못 속이지. 당신 아버지 바람둥이였다며?”
아버지의 외도 때문에 부모님이 어릴 때 이혼하고, 힘든 유년기를 보낸 37세 남성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부부싸움 중에 아내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후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 결코 이혼하지 않겠다’는 게 삶의 목표였는데, 그 말을 들은 이후로 도저히 부부관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내는 부부싸움 중 감정이 격해져서 말실수를 했으니 용서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는 힘들었습니다. 아내가 남편을 설득해 상담실에 함께 왔지만 남편의 마음 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속담에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주고받는 것은 말의 배설이지 대화가 아닙니다.

둘째, 비난·무시·증오하는 말을 버리세요.
“당신은 그 버릇을 평생 못 고쳐?”
“오늘만 그랬냐? 당신은 맨날 그 모양이야!”
“너나 잘해. 왜 가만히 있는 나더러 잘못했대?”
“웃기시네!”, “아직도 내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지나가는 개도 알아듣는 말을 당신만 못 알아들어!”
비난하고, 무시하고, 증오하는 말들은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서로의 감정에 상처만 낼 뿐입니다.

셋째, 물귀신 작전을 쓰지 마세요.
‘지금’ ‘우리의 문제’만 가지고 싸워야 합니다.
“하긴, 오늘만 그랬나? 옛날에도 그랬어. 평생 안 변해!”
남자보다 여자들이 과거의 일을 현재의 싸움에 끌어와서 상대를 비난하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남자들은 과거에 종결된 싸움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현재의 싸움에 과거의 싸움을 끌어와서 더 거센 비난을 할 때, 남자들이 겪는 심리적 좌절감은 매우 큽니다. 특히 부부싸움 중 상대의 가족을 언급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앞에서 예로 든 부부처럼, 상대가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 ‘1시간 휴전 법칙’을 정하세요.
조개를 해감할 때 소금물에 담가서 빛이 들지 않도록 그늘에 두거나 검은 봉지를 덮어서 1시간 정도 두면, 조개는 입을 벌리고 이물질을 뱉어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의 감정이 격해져서 대화가 안 되고 상대방의 진심을 알기 어려울 때는 잠시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면서 자신이 화가 난 이유와 상대가 화가 난 이유가 무엇인지, 서로 오해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흥분해서 말실수를 할 가능성을 줄이게 됩니다.
“뭐가 그렇게 잘났는지 말해보라고!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보라고! 당신이나 잘해!”
시간도 안 주고 몰아붙이면 사람도 조개처럼 입을 다물고 맙니다.
“우리 지금 둘 다 흥분해서 말실수를 할 수 있으니, 한 시간 후에 진정하고 다시 얘기해.”
사이가 좋을 때 이런 법칙을 세워놓는 것은 어떨까요?
상담을 지속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청년도 부모님이 갈등을 겪는 모습만 보며 자랐지, 잘 풀고 화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싸우고 화해하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성인이 돼 연애는 선호하지만
결혼은 두려워하는 성향이 높습니다.
자녀를 앞세우면 안 되는 이유
싸움과 화해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저 스스로 타인과 소통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유독 ‘남자 사람’과 갈등이 생기면 화해를 못 하는 자신을 발견한 뒤부터였죠. 어느 날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랄 때 제 엄마·아빠가 싸우던 방식을 따라 하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 자식이 나이가 들면 부모의 생각을 그대로 닮아가는구나…. 내가 정말 싫어하던 ‘말하기 방식’을 내가 똑같이 하고 있구나. 부모가 자녀들에게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자녀들은 화해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33세의 미혼 남성이 있습니다. 그가 연애가 잘 안 된다며 괴로움을 호소합니다. “여자친구와 싸우면 화해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전 여자친구와 전혀 다른 성향의 여자를 만나도 비슷한 이유로 갈등을 겪다가 헤어지곤 해요. 제 성격에 큰 문제가 있는 걸까요?”
상담을 지속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청년도 부모님이 갈등을 겪는 모습만 보며 자랐지, 잘 풀고 화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싸우고 화해하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성인이 돼 연애는 선호하지만 결혼은 두려워하는 성향이 높습니다.
가정을 안식처가 아닌 전쟁터로 인식하는 것이지요.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혼해도 심한 갈등을 겪게 되면 ‘우리 부모처럼 맨날 싸우고 매일 헤어지느니, 차라리 초기에 빨리 헤어지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성급하게 이별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의 이혼이 자녀의 이혼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서양에서는 매우 높게 나타나고, 우리나라도 점점 그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10년 차 이상 부부들에게 싸움 후 의사소통 방법을 물었습니다. 여자는 ‘말 안 한다’,
‘자녀 통해서 전달한다’, ‘문자’ 순이고, 남자는 ‘문자’, ‘용건만 짧게 말한다’, ‘자녀 통해서 전달한다’ 순이었습니다. 싸운 뒤 자녀를 앞세워 소통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일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무의식에 ‘가정은 전쟁터’ 또는 ‘결혼은 싸움의 시작’이라는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싸우더라도 아이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싸움의 기술’을 기억하고, 아이들 앞에서 싸우게 됐다면 반드시 잘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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