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시대를 겨냥한 기술과 서비스

우리는 공간 대부분을 타인과 공유한다. 우주와 지구는 물론 국가, 도시, 마을, 학교, 회사, 집, 기혼자의 경우 방까지도 함께 쓴다.
혼자 있으면 외로워하면서도 항상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면, 자동차는 그 본능을 구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일 거다.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선택지다. 내가 원하는 대로 모양과 크기, 색, 기능 등 ‘공간의 스펙’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까지 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떡볶이에 라면 사리를 더 넣을지 튀김이나 순대를 섞을지, 매운 정도는
어떻게 할지를 정하는 것보단 훨씬 비용이 드는 일이지만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만족감, 나아가 성취감(?)마저 느낄 수 있는 호사다.
글. 임세정(국민일보 산업부 기자)
차량 공유 시장 선점에 나선 자동차 업체들
그렇게 애써 내 차를 만들었는데, 이제 자동차를 남과 공유하란다. ‘공유 경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친환경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는 단어다. ‘이제 어느 한 사람이 자원을 독점하도록 할 여유가 없다’는 말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모든 자원에 한계가 있다는 가정(아마도 사실)하에 공유 경제는 시작됐다.
바쁜 아침 시간 20~30분 동안 기름을 소모하며 출근한 뒤 하루 종일 공간을 차지하며 주차해두기 위해 모두가 자동차를 가지고 거리에 나선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출퇴근 거리가 먼 사람들은 제외하고 생각해보자). 생각해보면 요즘처럼 출구 없는 화생방실에 살면서 더 많은 자동차를 굴러다니게 하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 얘기다. 그 때문에 친환경차와 차량 공유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제조업과 미래형 제조업의 과도기에서 자동차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내연기관 승용차 시장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수치로 확인하고 있다. 중국조차 지난해엔 자동차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다행인 것은 완성차 회사들과 자동차 관련 업계의 ‘앞이 안 보인다’는 말이 적용되진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굴지의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공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협업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세계 곳곳의 차량 공유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건, 결국 차량 공유 시장이 목적지라는 의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차량 공유 시장의 규모가 앞으로 매년 30%씩 성장해 2030년엔 1,4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 공유가 쉬운 기술과 서비스 선보여
차량 공유 시대를 위한 기술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차량 공유 시장에서 주목받는 친환경차 기술도 여기에 포함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체 해외 수주액의 60%에 가까운 10억 달러 규모의 첨단 부품을 전기차 업체에서 수주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8세대 ‘쏘나타’엔 디지털 키가 적용됐다.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키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간 근거리 무선통신(NFC)을 통해 운전자는 차량의 문을 여닫거나 시동을 걸 수 있다. 디지털 키의 장점은 차량을 공유하기 쉽다는 것이다. 대여자와 수여자가 만날 필요 없이 자동차 키를 주고받게 된다. 공유 자동차 시대를 겨냥한 기술인 것이다.
해외에선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흐름이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승용차 신규 등록이 전년보다 2.6% 줄어들었다. 연령대별 감소율을 보면 30대는 4.4%, 40대는 4.9%로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졌다. 젊은 세대의 구매력 저하와 차량 공유 확대 등이 차량 구매 동기를 약화해 이들 연령대를 중심으로 ‘탈소유’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유 경제에 대한 가치관부터 공유해야
하지만 ‘소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공간보다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 택시 면허를 가진 사업자만 유상 운송을 할 수 있는 기존의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택시업계, 새로운 서비스로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모빌리티 업계의 줄다리기 속에서 이용자의 편의와 공유 경제의 목적 따위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기분이고, ‘공유’라는 단어는 어쩐지 공허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공유 경제에 대해 제도적으로도, 인식 면에서도 더 많은 워밍업을 필요로 한다. ‘공유하는 차는 내 차가 아니다’라는 생각도 일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내 차가 아닌 차’는 너무 험하게 다뤄 차량 공유업체 소유의 차는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들으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보단 우려가 앞선다. 공유 경제에 대한 가치관부터 공유해야할 것 같다.
최근 만난 해외 럭셔리카 회사의 임원은 차량 공유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 차는 특별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혼자 타고 싶어 한다”고 답했다. 특별한 가치가 있는 차를 살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라서 더 큰 가치를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은 굳이 하지 않았다. ‘내 차라서 특별하다’는 건 꼭 비싼차를 모는 사람만 하는 생각은 아닐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언젠가 돈을 많이 벌어 절대 남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좋은 차를 갖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를 보면 어쩐지 ‘더 중요한 것’을 위해 자동차라는 공간을 공유하게 될 날이 올 것 같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문자 그 자체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 총 0

LOGIN
로그인
로그인

닫기
웹진 회원가입

현대모비스 임직원만 회원가입 가능합니다.
직원여부 확인을 위해 사원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닫기
웹진 회원가입

귀하의 회사메일로 인증코드가 발송되었습니다.
인증코드 번호를 입력바랍니다.

인증메일이 안올 경우 사번번호, 사용할 비밀번호를 mkt01@hanaroad.com로 보내주시면 회신 드리겠습니다.
닫기
웹진 회원가입

인증번호를 통하여 본인 확인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용하실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닫기
비밀번호 재발급

비밀번호 재발급을 위하여 사원번호(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세요. 본인 확인 인증번호가 발송됩니다.

@mobis.co.kr

인증메일이 안올 경우 사번번호, 사용할 비밀번호를 mkt01@hanaroad.com로 보내주시면 회신 드리겠습니다.
닫기
비밀번호 재발급

귀하의 회사메일로 인증코드가 발송되었습니다.
인증코드 번호를 입력바랍니다.

닫기
비밀번호 재발급

인증번호를 통하여 본인 확인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용하실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