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흙 속의 진주’
신비한 양파의 매력

물속의 조개가 진주를 머금고 있다면 흙은 양파를 품고 있다. 양파는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진주에 버금갈 만큼 ‘빛나는’ 작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붙여진 애칭이 ‘흙 속의 진주’다. 이 친숙한 뿌리채소가 흙 속의 진주로 불리는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글. 남기현(매일경제신문 기자, <음식에 담아낸 인문학> 저자)
영어로 양파는 어니언(Onion)이다. 어니언은 라틴어 유니오(Unio)에서 유래한 단어다. 유니오는 커다란 진주(또는 둥근 구슬)란 뜻을 담고 있다. 껍질을 벗긴 양파의 투명한 모습이 진주를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양파의 역사는 라틴어를 사용한 로마 시대를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500년경, 수메르 문명의 한 문서에 양파가 등장한다. 기원전 3000년경으로 추정되는 중동 지역의 무화과나무에서 양파로 보이는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볼 때, 양파는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 이란·이라크·시리아 등 서남아시아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풍부한 영양과 맛에 신성한 이미지 더해져
사람과 5000년을 함께해왔다는 것은 양파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가운데 가장 까다롭고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인간에게, 그것도 5000년이란 장구한 세월 동안 한결같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첫째 요인은 풍부한 영양소다. 고대로부터 양파는 몸에 좋은 음식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고대 이집트 왕조는 파라오의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된 노예들에게 원기 보충용 음식으로 양파를 지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파라오 쿠푸(기원전 2580년경)의 피라미드 벽면엔 노예들에게 양파를 지급했다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다.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선수들에게도 양파가 스태미너 건강식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양파가 원기 강화·피로 해소·관절 강화·갈증 해소 등에 특효를 지닌 것으로 생각했다. 이 같은 양파의 효능은 현대 과학에 의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양파엔 단백질·탄수화물·비타민 C·칼슘·철·인·크롬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퀘르세틴과 알리신, 아릴설파이드는 혈관 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억제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피를 맑게 하는 역할을 한다. 양파 속 크롬은 인슐린 작용을 촉진해 당뇨병 예방·치료에 안성맞춤이다. 양파는 숙취 해소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간의 지방 분해를 돕는 글루타싸이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간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둘째 요인은 맛이다. 생양파의 매운맛은 아릴설파이드에서 비롯된 것이다. 양파에 열을 가하면 아릴설파이드가 프로필멜카프탄으로 변하는데 이 화학물질은 설탕보다 무려 50배 이상 많은 단맛을 낸다. 이 때문에 볶은 양파는 각종 음식에 단맛을 더해주는 최고의 천연 양념이 된다.
세 번째 요인은 양파의 신성한 이미지다. 양파는 진주처럼 빛이 나며 수정 구슬처럼 맑고 투명하다. 이 때문인지 예로부터 양파는 순수함의 상징으로 통했다. 게다가 양파는 까도 까도 계속 같은 모양이 나온다. 이로 인해 양파엔 ‘영원’의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순수함과 영원의 이미지가 결합되자 사람들은 양파가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게 됐다. 과거 유럽 사람들은 성 토마스 축일 전날 밤(12월 20일) 양파를 베개 밑에 두고 자면 미래의 아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이집트 무덤에선 양파를 손에 쥔 채 매장된 미라가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불멸에 대한 소망이 미라에 투영된 것이다.
어느덧 3월이다. 해마다 따스한 바람과 함께 불어닥치는 미세 먼지 덕분에 봄철 삼겹살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삼겹살의 기름기는 늘 부담스럽다. 해결사는 이번에도 양파다. 돼지고기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식자재가 다름 아닌 양파이기 때문이다. 양파의 퀘르세틴은 삼겹살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올봄엔 삼겹살과 양파에 흠뻑 빠져보시길
한편 양파는 과학적 발견에 지대한 공헌을 하기도 했다. 1800년대 중반, 유럽의 과학계에선 양파를 썰 때 나오는 눈물이 슬플 때 흘리는 눈물과 같은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종의 기원>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찰스 다윈이 “두 눈물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현대 과학에 의해 이런 주장이 틀렸음이 밝혀졌다. 1977년 뇌신경학자 윌리엄 프레이(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논문에 따르면, 양파를 썰 때 나오는 눈물은 물과 점액질, 염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람이 슬플 때 나오는 눈물엔 물·점액질·염분에다 스트레스 관련 화학물질이 추가로 포함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입증됐다. 따라서 슬플 때 충분히 울어주면 스트레스성 화학물질이 체외로 배출되면서 건강에 이롭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이른바 ‘눈물의 해독 작용’이다.

어느덧 3월이다. 해마다 따스한 바람과 함께 불어닥치는 미세 먼지 덕분에 봄철 삼겹살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삼겹살의 기름기는 늘 부담스럽다.
해결사는 이번에도 양파다. 돼지고기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식자재가 다름 아닌 양파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파의 퀘르세틴은 삼겹살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삼겹살에 빠질 수 없는 소주의 숙취도 양파를 통해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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