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냐 만들며 셰프의 꿈 키워요!

지우·재우의 쿠킹 클래스

지우는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평일이면 엄마와 장을 보고, 주말이면 아빠의 식사 준비를 돕는다. 어느 날 지우는 멋진 생각이 떠올랐다.
이다음에 커서 셰프가 되어 세상에 없는 요리를 부모님께 대접하는 거다. 아마도 9살 지우의 꿈은 앞으로 여러 번 변할 것이다. 하지만 효심 충만한
이 기특한 어린이에게 사보 편집실은 작은 이벤트를 열어주기로 했다. 이름하여 ‘요리 꿈나무를 위한 일일 쿠킹 클래스’. 2월의 어느 주말,
제동전자설계팀 박재현 책임연구원의 자녀 지우·재우의 요리 강습이 시작됐다.
글. 편집실 / 사진. 이승우(광고뉴미디어팀 차장) / 장소 협조. noda+쿠킹스튜디오
용감한 형제, 라자냐 만들기에 도전하다
우당탕탕. 쿠킹 클래스에 참석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부터 요란하다. 9살, 7살 두 형제가 주방에 등장하자 고요했던 실내 분위기가 활기를 띤다. 주방 곳곳에 빼곡한 조리 도구와 식기들을 보니 호기심이 발동한 형제가 질문을 쏟아낸다.
“이 그릇은 다 어디에 써요?”, “오늘 뭐 만들어요?”, “어? 저 이거 알아요. 파프리카 맞죠?”.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고 나니, 아이들이 적응을 못하면 어쩌나 싶었던 걱정이 단숨에 해결된다. 그렇게 붙임성 좋고 적극적인 두 아이 덕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강습이 시작됐다. 오늘 형제가 만들 메뉴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라자냐’. 요리를 지도해줄 김상영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메뉴를 설명한다.
반죽을 얇게 밀어 넓적한 모양으로 자른 파스타를 재료와 함께 층층이 쌓아 오븐에 구워 만들죠. 혹시 라자냐 먹어봤나요?”
앞치마와 머릿수건, 토시까지 갖추고 조리대 앞에 선 두 아이가 “파스타는 자주 먹는데, 라자냐는 안 먹어본 거 같아요”라며 입을 모은다. 제일 먼저 삶아놓은 라자냐에 올리브 오일을 발라 버무리는 미션이 떨어지자 형제의 손이 바빠진다. 하지만 고사리손으로 조물조물 오일을 바르는 것도 잠시, 이내 장난기가 발동한다. 미끈해진 면을 양손으로 쥐락펴락하더니 급기야 면을 들고 서로 비교하며 깔깔 웃는다. 파스타 면 하나도 마냥 신기한 형제에겐 오늘의 경험이 그저 새롭고 즐겁기만 하다.
다음은 라자냐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할 차례. 양송이와 파프리카, 양파를 채 써는 일은 칼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엄마 아빠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함께 모여 요리하는 게 익숙한 가족답게 합동 조리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요리 실력도 부전자전, ‘요섹남’이라 행복해요
“주말이면 아침 식사를 만드는 게 제 일과 중 하나입니다. 아빠가 요리하는 모습을 아기 때부터 봤던 아이들이라 음식 만드는 데 유독 관심이 많아요. 얼마 전 지우가 ‘셰프가 되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선포했는데, 마침 ‘드림 프로젝트’ 공지가 올랐더라고요. 이때다 싶어서 바로 신청했지요.” 참여 소감을 밝힌 박재현 책임연구원이 실력 발휘를 하며 칼질에 속도를 높인다. 얇게 채 썬 양파와 가지런히 각을 맞춰 담은 재료를 보니 요즘 대세인 ‘요섹남’이 확실하다. 엄마보다 칼 쓰는 솜씨가 뛰어나다는 말이 싫지 않은지, 아내 정주연 씨도 한마디 거든다.
“주말 오전 주방 책임자는 남편이에요. 남편이 냉장고 속 재료를 보고 순식간에 메뉴를 정한 뒤 뚝딱 밥상을 차려주죠. 요리 능력자 남편을 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들까지 음식을 만들어 효도하겠다니,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앞으로도 쭉 부탁해요!” 남자 복 많은 정주연 씨의 애교 섞인 부탁을 뒤로하고, 아이들도 아빠 자랑에 나선다. 형제가 좋아하는 아빠 요리 1순위는 브루스케타(납작하게 잘라 구운 빵 위에 각종 재료를 얹어 먹는 전채 요리)로, 가족이 주말 브런치로 즐기는 아빠 메뉴다. 아이들 자랑에 힘을 실어주듯 엄마는 슬쩍 휴대폰을 꺼내 아빠가 만든 브루스케타 사진을 공개한다.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처럼 멋지게 플레이팅한 상차림을 보니 과연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수준급이다. 함께 만들고 맛있게 먹는 과정을 통해 소소한 한 끼를 특별한 만찬으로 즐긴다는 가족이다.
만드는 재미가 쏠쏠, 함께하는 즐거움이 쑥쑥
재료 준비를 마치고 토마토소스와 버터베샤멜크림을 만들 차례. 강사의 지도에 따라 준비한 재료를 볶고 홀토마토를 넣어 소스를 끓여내니 주방에 향긋한 토마토 냄새가 가득하다. 그새 배가 고파졌는지 재우가 소스 한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는다. 호기심이 많고 뭐든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재우의 숟가락질이 바빠지자 엄마 아빠가 재우를 달래본다.
“간을 보는 것치곤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야?”, “이렇게 먹으면 이따 완성된 요리 맛있게 못 먹어요. 다시 차분하게 크림을 만들어볼까?” 살살 달래며 요리 만들기를 유도하지만 후각을 자극하는 새콤달콤한 냄새 앞에 식욕을 참을 수 없는 재우다. “어? 이거 피자 맛이 나는데? 어디서 먹어본 거 같아. 형도 한번 먹어봐 아주 맛있어!”
시종일관 차분하게 요리 실습을 하던 지우도 재우의 말에 살짝 흔들리는 눈치다. 하지만 다시 요리 삼매경에 빠진 지우는 꿋꿋하게 소스를 완성하고 마지막 과정인 라자냐 만들기에 돌입한다. 라자냐 면에 토마토소스, 버섯베샤멜크림, 각종 치즈를 켜켜이 올리고 다시 면을 덮어 층을 쌓아 올리는데, 재료를 쌓는 지우의 손놀림이 꽤 정교하다. 드디어 형제가 각자 만든 라자냐가 완성되고 이제 오븐에 넣고 구울 일만 남았다. 라자냐가 구워지길 기다리는 동안 박재현 책임연구원이 이번 신청 과정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지우랑 재우는 형제지만 더없이 친한 친구이기도 해요. 지우가 커서 셰프가 되겠다고 하니, 유독 형을 따르는 재우도 셰프가 되겠다는 거예요. 이렇게 두 아이가 장래희망을 선포했죠. 그런데 웬걸요. 며칠 전 재우의 꿈이 또 바뀐 거예요. 화가가 되고 싶다는데, 아들 둘 다 셰프가 꿈이라고 신청한 저로서는 살짝 난감하더라고요. 하지만 요리나 미술 모두 창의력과 호기심에서 시작되니, 아이들이 꿈을 펼치는 데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모두를 한바탕 웃게 한 깜찍한 헤프닝을 뒤로하고, 드디어 오븐에서 막 나온 라자냐를 시식할 시간. 2시간여의 요리 실습에 허기졌던 걸까. 아니면 생에 처음 만들어본 라자냐의 맛에 반해버린 걸까. 라자냐 맛보기에 집중하느라 주방은 말소리 대신 먹는 소리뿐이다. 그렇게 고요하던 식사 자리에 침묵을 깨는 한마디가 울려 퍼졌으니, 바로 “한 그릇 더 주세요!”. 어느새 자기 몫의 음식을 뚝딱 해치운 지우·재우가 이제야 좀 배가 찼다는 듯 카메라를 향해 눈을 맞춘다. 만족도가 높으면 입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고 했던가.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엄지를 척 들어 올리는 형제다. 첫 요리라 마냥 신기했고, 형제가 함께라서 더 즐거웠던 오늘의 쿠킹 클래스 결과는 대성공! 특별했던 2시간의 잊지 못할 추억은 덤이다.

취재 현장을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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